함께하는 순간은 행운이다
어머니는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고 거기에 보조를 맞출 줄 아는 사람이었다. 우울한 역할이었다.
아버지도 그런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시골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아버지는 그런 현실에 반발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래서 꼭 처리해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절대 물러나면 안 되는 상황에서 조치를 취하는 사람은 어머니였다. "그럼 됐잖아! 그렇지!"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버지의 역설적인 분노가 감탄스러웠다. "자연은 다 좋아. 제자리를 지키기만 한다면."아버지는 이런 말로 항복의 뜻을 표시했다.
p.27 <고양이에 대하여>
엄마가 마음이 약해져서 새끼 고양이를 차마 물에 빠뜨려 죽이질 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