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불_헤라클레이토스
생각의 힘인 로고스와 진리를 찾는 비판의 검이여! 나에게 힘을!
모든 주장에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래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누군가의 주장과 근거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고 깊게 생각해서 잘못된 점을 비판해야 해요. 그래서 저는 신이나 유령을 믿는 미토스가 잘못되었고, 생각의 힘을 믿는 로고스가 맞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헤라클레이토스 : 너는 미토스가 잘못되었고 로고스가 옳은 것이라고 했지?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만약 이 세상이 생겨날 때부터 영원히 추운 겨울만 있다면 우리가 여름을 알 수 있었을까?
동하 : 글쎄요. 매일매일 추운 겨울 날씨만 있다면 여름이란 말이나 뜻이 없었을 것 같아요. 여름이 없으니 겨울 같은 이름도 굳이 있을 필요가 없을 테고요.
헤라클레이토스 : 맞아. 추운 겨울과 반대되는 더운 여름이 있기 때문에 봄도 생겨나고, 가을도 있는 것이란다. 그렇게 반대되는 것들이 있어야 변화를 느낄 수 있고 계절이란게 생겨나지.
동하 : 할아버지 말씀은 겨울과 여름, 영웅과 악당처럼, 미토스가 있기 때문에 그에 반대되는 로고스가 있을 수 있단 말씀 같아요.
헤라클레이토스 : 그렇지. 사실 나는 로고스란 말을 처음으로 사용한 철학자란다. 그래서 미토스를 미워할 거라 오해하지만 난 미토스의 정령들을 미워하지 않아. 조금 전 미토스의 정령들이 순순히 물러난 것도 그 때문이지.
동하 : 저 불을 뿜는 미토스의 정령들이 나쁘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헤라클레이토스 : 나쁘지 않다는 것은 아냐. 다만 이 세상은 서로 반대되는 것들이 계속 싸움과 충돌을 하고 있어. 그러면서 조화롭게 세상이 유지되고 있지. 만약 그런 싸움과 충돌이 없다면 세상은 아무런 변화도 일어날 수 없을 테고, 그러면 세상은 아무런 움직임과 변화가 없는 그림처럼 보일 게다.
동하 : 할아버지 말씀은, 반대되는 것들이 싸우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그 변화가 새로운 것들을 만들고 없애기도 하면서 세상이 조화롭게 유지된다는 것이군요. 맞죠?
헤라클레이토스 : 그래. 저 모닥불에 일렁이는 불꽃처럼 말이다. 불은 나무를 재로 변화시키지. 하지만 나무에 있던 습기는 하늘로 올라가 비가 되어 내리고, 재는 땅에 스며들어 비료가 되어 다시 나무를 키워내겠지. 결국 이 세계의 기본 법칙은 반대되는 것들의 싸움을 통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변화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단다. 그래서 나는 세계의 기본 법칙이 바로 끝없이 변화하는 불과 같다고 표현했지.
동하 : 우리의 생각도요?
헤라클레이토스 : 그래. 참된 진리를 찾는 생각의 과정도 마찬가지야. 넌 주근깨와 비판을 통해 로고스가 옳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과시하듯이 비판의 검을 미토스의 정령을 향해 마구 휘둘렀지. 그런데 미토스가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바닷물은 인간이 마시면 죽겠지만 물고기에겐 꼭 필요한 것처럼 미토스에게도 세상에 필요한 무언가가 있을 수 있지.
동하 : 미토스에게 좋은 게 있을까요?...
헤라클레이토스 : 그건 나도 모르지. 허허허. 하지만 그런 너의 생각이 더 나은 진리의 힘을 줄게다.
동하야... 사실... 나는... 미토스의 딸이야...
1. 헤라클레이토스 : 만물은 유전한다. 한번 발을 담근 강에는 다시 들어갈 수 없다... 와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으며, 세상을 다스리는 법칙을 뜻하는 로고스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입니다.
2. 불 : 헤라클레이토스는 세계의 근원 물질(아르케)이 불이라고 주장했어요. 불은 모든 물체의 성질을 변화시키면서 자신도 변화하고 소멸하는 성질이 있어, 변화-생성-소멸로 이뤄진 세계의 질서를 잘 표현할 수 있었답니다.
3. 변화의 철학자 :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해요. 한강도 물이 바다로 흘러가기 때문에, 어제의 한강과 오늘의 한강은 물이 완전히 다르죠. 전혀 다른 물이 흐르지만 우리는 여전히 한강을 한강이라고 불러요. 즉 세상의 모든 것은 그대로인 것 같지만 세상의 모든 것은 흐르며 변화한답니다. 그래서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모든 것은 흐르며 변화한다)고 주장했습니다.
4. 변증법 : 변증은 물음과 대답을 계속하면서 모순되는 점을 찾으며 옳은 것을 찾는 대화법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이 변증을 잘 썼지요. 헤라클레이토스의 경우, 선과 악, 여름과 겨울, 빛과 어둠처럼 반대되는 것들의 싸움으로 변화가 일어난다고 생각했어요. 헤라클레이토스의 이러한 생각은 서로 반대되는 생각들을 합쳐 더 나은 진리, 조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변증법이란 위대한 진리 추구의 방법으로 발전하게 된답니다. 특히 헤겔의 변증법에 큰 영향을 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