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 좋아요. 어차피 플라톤 선생님을 찾아가던 길이었으니까요.
플라톤 : 나를? 욕심이 많구나. 짧은 시간에 네가 얻은 엄청난 아이템들. 예를 들어 물항아리, 비판의 검, 변화의 불, 생각의 지도 아이템 정도로는 부족했단 거냐?
유진 : 하나가 미토스 정령들에게 잡혀가고, 길을 잃었거든요. 그때 생각의 지도로 헤라클레이토스의 변화와 파르메니데스의 불변을 변증법적으로 종합한 게 플라톤 선생님이란 걸 깨달았어요. 현실 세계는 변화하지만, 이데아는 불변한다... 이런 식으로 모순을 극복하고 종합하셨죠. 선생님이라면 하나를 구출하고 빨리 레벨업을 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시리라 생각했죠.
플라톤 : 허허. 이렇게 성장하다니 과연 내 후계자감이다.
유진 : 그런데 선생님은 철학자인데, 왜 정치인처럼 나라를 통치한단 거예요?
플라톤 : 사람들은 똑똑하다고 착각하지만 자신이 동굴에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살지. 지도자는 많은 사람을 이끄는 자이니, 무릇 가장 현명한 자여야 한다. 이성의 눈으로 진리를 깨닫고, 이데아의 태양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철학자가 나라를 다스리는 게 당연하지. 이 말을 줄여서 철인왕(철학자 왕)또는 철인정치라고 한단다. 좋은 나라는 그런 철인왕이 다스리는 나라다.
유진 : 지도자가 지혜롭고 지식이 많아야 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첫째, 누가 가장 현명한 지 일치된 의견을 모으긴 어려워요. 모두 자신의 기준에서 똑똑하다고 주장을 하며 지도자가 되려 할테니까요.
플라톤 : 내가 쓴 <국가>에서 계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유지. 먼저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교육을 시켜서 그중 건강하고 똑똑한 사람을 공정한 시험을 통해 선발한단다. 그 뒤에도 교육과 평가의 엄격한 과정을 거쳐 수호자 계급을 만들게 되지. 만약 수호자가 될만큼 지혜롭진 않지만, 용기를 가진 사람은 군인 계급을 시키면 되고, 나머지는 절제하는 시민이 되어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하면 되겠지?
유진 : 하지만 수호자도 사람이니까 권력을 이용해 재산을 모으려는 유혹에 빠질 거예요. 또 나랑 친한 사람, 가족들이나 연인에겐 더 좋은 혜택을 주고 싶을 거고요.
플라톤 :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지도자로 선발되면 사유재산 금지에 가족도 가질 수 없도록 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유진 : 와... 사고 실험이라 해도 매정해 보이네요. 좋아요. 셋째, 아무리 적성에 맞게 계급을 나눴다고 해도 불만이 생길 거예요. 저도 게임할 때 사냥꾼으로 시작했지만 마법사로 캐릭터를 바꾸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요.
플라톤 : 그럴 땐 <국가>란 책에 쓴 것처럼 금속의 신화를 퍼뜨릴 생각이다. 예를 들어 수호자 계급은 황금으로 만들어진 종족이고, 군인은 은, 일반 시민 계급은 동이 나 철로 만들어진 종족이라고 하는 거야. 사람들은 처음엔 믿지 않겠지만 반복해 말하다 보면 나중엔 믿게 되고 계급은 유지가 되겠지.
유진 :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해도 거짓말로 사람을 속이는 건 나쁘다고 생각해요. 거짓말로 만든 신화는 나쁜 지도자가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플라톤 : 좋다. 그렇다면 네 생각엔 어떻게 해야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유진 : 똑똑한 몇 명의 결정보다는 국민이 합의한 법에 따라 결정하고 다 같이 책임지는 민주주의가 좋다고 생각해요.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직업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하죠.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지도자는 투표로 선발하고, 그런 지도자가 큰 잘못이 있다면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플라톤의 가르침
: 사고 실험으로 논리를 만들자
학습 키워드
: 국가론 / 계급 / 금속의 신화
1) 민주주의 :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갖고, 그 권리를 자유롭고 평등하게 행사하는 정치제도를 뜻합니다. 인간의 존엄, 자유, 평등을 기본 정신으로 하며, 대화와 토론을 거쳐 양보와 타협, 관용과 비판적 태도로 결정한 일을 실천하는 정치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