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네 팩인데 두 팩은 그 친구 갖다 줘."
하루는 엄마가 갈비찜을 맛있게 했다며 카톡이 왔다. 갈비찜은 내 최애 엄마 음식 중 하나다. 주말에 오면 주려고 만들었단다. 그런데 이번엔 내 것만 있는 게 아니었다.
"총 네 팩으로 나눠서 싸놓았는데, 그 친구도 만나면 갖다 줘."라는 거다. '그 친구'는 남자친구다. 아직 딸의 '남자친구'로 받아들이기 싫은 엄마의 마음과 그럼에도 조금씩 챙겨주려고 하는 마음이 충돌하는 듯해 보였다.
그 주 주말에 바로 가서 엄마표 갈비찜 네 팩을 받아왔다. 엄마는 주면서 "뭐.. 엄마가 해줬다고 하지 말고 그냥 네가 샀다고 해~ 아니면 네가 만들었다고 하던가!"라며 괜히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렇게 거리를 둬? 그냥 엄마가 했다고 하면 되잖아! 뭐 어때?"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엄마는 "그러면 진짜 결혼할 사이 같잖아. 서로 부담스럽지."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해 주는 엄마가 고맙고 귀엽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온 저녁, 바로 데워먹곤 엄마한테 사진을 보냈다. 엄마는 슬쩍 "걔한테도 줬어? 맛있나 모르겠다."라며 은근 걱정도 했다. 참고로 남자친구는 엄마의 갈비찜을 싹싹 긁어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