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떠나기 직전까지 엄마는 틈만 나면 눈물을 보였다.
우리 엄마는 딸한테만 유별난 게 아니다. 내 글을 처음부터 다 읽은 독자들은 알겠지만, 내게는 오빠가 한 명 있다. 유학생이고 나이는 올해 서른 중반에 들어섰다.
오랜만에 오빠가 한국에 들어왔다. 잘 지내다 가나 싶었는데, 오빠가 돌아가기 일주일 전부터 엄마는 틈만 나면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빠가 떠날 생각 하니, 너무 우울하다고 했다. 한두 해 떨어져 있던 것도 아닌데 유독 이번엔 엄마가 힘들어 보였다. "나이가 들었나..." 엄마도 스스로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자제하려는 게 눈에 보였다.
"당분간 오빠 방은 안 쳐다보려고." 엄마는 결심한 듯 이렇게 말했다. "엄마, 왜 이렇게 이번에 유난이야?" 나는 이렇게 웃으면서 말했지만, 엄마의 눈시울은 또 붉어져 있었다. "아들 빈자리가 너무 클 것 같아. 아침에 눈 뜨면 '엄마~'할 것 같단 말이야." 엄마는 덧붙였다. 이번에 한국 들어온 오빠에게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다", "좋은 사람 만나 얼른 장가가라"...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얘기하던 엄마였다.
엄마는 오빠한테는 절대 말하지 말라며 신신당부했다. 안 그래도 타국에서 고생하고, 한국에 저렇게 있고 싶어 하는데 엄마마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거다. 결국 오빠는 엄마가 이렇게 슬퍼한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비행기에 올랐다. 물론 오빠도 부모 곁을 떠나는 게 쉽지 않았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얼른 출국장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이별은 익숙해지지 않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