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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임연구자 김정태 Oct 09. 2023

메타버스 함정

MZ세대도 외면하는 메타버스, 그 이유가 있다.

이 글에서는 실질적인 메타버스 구현에 있어 창작의 본질과 기술적 고려를 간과한 채 과도한 기대감으로 현혹된 교착상태를 ‘메타버스 트랩’으로 명하였습니다. 아울러, 작년(2022.11)에 메트로신문과 한국메타버스학회가 주최한 뉴테크놀로지포럼에서 기조강연 내용 정리기사[1]를 재구성하였음을 밝혀둡니다.



1. 메타버스 정의 '오역'하면서 늪에 빠져들고 있다.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산업계에서 잘못 해석되고 있어 초점을 맞춰 보고자 한다. 메타버스는 신기술이 아닌 게임 확장 혹은 현실 물리 세계와 가상 정보 세계의 융합의 개념으로 과거(국내에서는 17년 전 연구논문 발표됨)부터 있었던 용어라는 것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VR, AR, XR, MR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관련한 것들을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로 바꿔 성과를 보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어 왔던 '게임같은~ 가상공간'의 개념이 '메타버스'다. 그런데, 참칭 전문가라는 이들이 마치 '새로운 기술'로 포장하여 자신만의 정의를 덧붙여 '오역'하면서 '메타버스'라는 키워드 속 '트랩(Trap, 함정, 늪)'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이 원인에는 '게임'이라는 단어 자체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한국의 정서가 짙게 깔려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게임같은 ~ 가상공간'에서 '게임'이라는 말을 떼내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서, 메타버스의 강점으로 내세우는 사례들 대부분은 '게임'의 그것이다.


메타버스 그 자체가 '게임'으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게임을 부정하고 심지어 게임과 완전히 분리하려는 시도 그 차체가 잘 못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메타버스에 강하게 드라이브 걸던 기업들 역시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까지 변경한 주커버그의 메타버스 분야 성과는 처참하다. 요즘 메타의 주가는 인공지능 분야가 견인하며, 메타버스 부서는 심각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 메타버스 환상 전파 멈춰야 한다. 


메타버스는 게이미피케이션과 99% 유사하다. 비게임 분야에서 게임구성요소와 원리를 도입하는 것이 게이미피케이션이다. 이는 메타버스와 거의 일치한다. 메타버스는 그 구현기술 자체부터 대부분 '게임엔진'을 활용한다. 그리고.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의 요소들 대부분이 '게임의 구성요소'에 다름 아니다. 가상공간 내의 경험이 갈수록 중요해지는데, 이론적 근거는 게이미피케이션 이론과 판박이다. 


그도 그럴 것이 메타버스 개척자들의 상당수가 게이미피케이션 연구자였다. 아이러니다. 오래도록 연구해 왔던 게임의 순기능 결과물들과 이론들이 하루아침에 메타버스의 성공사례로 둔갑되기 일쑤다.


해외의 저명 연구자들은 '메타버스'의 기반자체에 '게임'을 깔고 시작한다. 국내에서도 17년 전부터 메타버스 키워드에 대한 논의가 되어 왔으며, 전혀 새롭지 않은 개념으로 '게임'을 근본으로 한 논문들이 쏟아진 바 있다. 


쉽게 말해 게임융합 현상중 하나에 불과한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새롭게 둔갑시켜 미래의 먹거리. 신성장동력 등 과도하게 포장하고 있다. 이런 메타버스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전파하는 것은 곧바로 멈춰야 한다. 



3. MZ세대도 외면하는 메타버스


유독 한국에서 극성스러우리만치 메타버스 열풍이 거셌다. 여기에는 참칭 메타버스 전문가, 과도한 띄우기에 나선 언론, 그리고 관계 당국과 지자체들이다. 정말 이상한 나라의 메타버스였다. 일부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한반도 열도를 뜨겁게 달궜던 메타버스 시장의 허상들이 깨지기 시작하고 있다. 세계 최강 글로벌 메타버스 선도기업 메타(페이스북)의 성적은 낙제점(F)이다. 수십조 원이 투입된 메타버스 '호라이즌'은 인디게임 수준의 동접자도 안 되는 처참한 수준이다. 메타버스 글래스 선도기업 매직립(Magic Leap)의 파산은 국내에서 보도조차 되질 않고 있다. 메타버스 시장의 불편한 진실이기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머니게임 키워드 '메타버스'에 우리가 그들의 홍보대사였던 것은 아닐까?


이같이 메타버스 현주소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이유는 확실하다. 메타버스 열풍으로 과열된 이상한 나라 한국에 경종을 울리려는 것이다. '메타버스' 키워드를 맹신하는 일반 투자자는 물론이고 새롭게 창업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 그리고 신규아이템 확보에 목마른 중소기업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함정(Trap)에 빠져 인생이 바뀌는 사건은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 더 이상 메타버스라는 늪에 빠지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누군가에게 메타버스는 기회일 수도 있다. 극소수에만 주어지는 기회는 '복권'도 있다. 20년 넘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메타버스 라이크 서비스(사실은 게임서비스)'를 해오고 있는 대기업들을 보자.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매각했고, 컴투버스는 구조조정이 한창이며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MZ세대인 20대 대학생의 93%가 '게임과 메타버스'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메타버스'를 즐기냐는 질문에는 '그걸 왜 하나요'라며 반문하연서 외면했다.


막연히 '메타버스'에 대한 환상은 금물이다. MZ세대가 외면하는 이유가 있다.



기조 강연 연설에서 메타버스 분야의 현주소를 읽어내고 날카롭게 진단해 봤습니다.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을 기대하면서도, 그로 인해 파생될 부작용과 잘못된 인식 때문에 산업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2023년 10월 이 우려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1]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2112450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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