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7. [질문] 차이를 좁히기 위한 개발과 계발

질문

by 오 영택

# 개발하고 계발하며

질문은 생각의 영역을 확장하고 개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질문은 생각을 강제함과 더불어 행동을 결정하도록 촉구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말이나 명령에 움직이는 것과는 다르다. 스스로 생각한 것을 실천에 옮기도록 하는 것이 질문의 매력이다. 그렇기에 질문이 많은 사람은 대개 활력적이다. 끊임없이 시도하고 수정하고 생각하기를 반복하며 움직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며 방향을 찾아가기에 능동적이다. 해야 할 것이 많은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 많아 활력적이다. 그러나 활동적인 모습과는 다르다. 물론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이곳저곳 뛰어다니느라 활동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활동적이지 않아도 충분히 활력적일 수 있다. 활력의 여부는 활동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역동성에 있기 때문이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역동이란 '힘차고 활발하게 움직임'을 뜻한다. 결국 활력적인 모습은 힘차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생각에 달려 있는 셈이다. 사람은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생각을 한다. 그러나 역동적인 생각의 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했던 생각을 반복하는 경우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걱정과 고민거리를 안고 생각이 배회하기 때문이다. 걱정하고 고민하다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의도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안절부절하며 '어떻게 하면 좋지'라며 되뇌는 질문이나 '왜 그랬을까'라며 자책하는 질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제가 커 보이고 손 델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문제에 대한 질문보다는 막막함과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만 자문하기 때문이다. 큰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하듯이,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나씩 살펴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질문을 통해 작은 크기로 나눠가기 시작하면 된다. 막연했던 생각의 범위와 막막했던 문제의 크기를 규정하는 것이다. 생각의 범위를 의도적으로 설정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나중에 처리해도 되는 부분은?', '고민하고 있는 이유는?', '조언을 구할만한 사람은?' '언제까지 해결하면 좋을까?' 등 여러 질문으로 접근할수록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 방식으로 문제의 크기를 줄이며 마음의 부담을 줄여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 생길수록 마음에 용기가 생기기 시작한다. 또한 자신만의 사고체계를 정립할 수 있다. 다채롭게 질문할수록 접근방법과 더불어 해결방법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지는 만큼 심리적인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생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질문을 던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좌표를 찍고 생각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질문의 힘이기도 하다.


이런 과정을 거칠수록(through), 그리고 과정이 거칠수록(rough) 문제해결 능력과 상황파악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 생각을 체계화하며 내면을 '계발'하는 시간을 쌓을 수 있다. 이처럼 질문은 자기'개발'과 자기'계발'에 탁월한 도구이다. '개발'이 실질적인 능력을 향상시키는 거라면, '계발'은 잠재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렇기에 수시로 질문하기를 즐겨보면 어떨까. 당장 답을 얻지 못해도 좋다. 당장 답을 하지 못해도 괜찮다. 그저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으면 된다. 세밀한 질문의 지도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답하지 못한 질문이 있더라도 다른 질문에 대한 생각에서 질문이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길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질문으로 표현된 생각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 차이를 좁히기 위해

공부에 왕도가 없듯이 질문에도 왕도가 없다. 즉 자신을 개발하고 계발하는 일에는 왕도가 없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없는 이유이다. 자신만의 질문 지도를 그려나가는 게 최선이자 최고의 방법이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매일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관건이다. 물론 첫 시작은 항상 미미하다. 그리고 미흡하다. 당연히 어색하고 확신은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계속 하는 게 중요하다. 초기에는 차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하나하나일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그 하나하나가 변화의 시작점들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 지점들로부터 변화가 시작도 것이다. 티끌 하나의 차이(差異)가 천 리의 차이(差異)라는 뜻인 호리천리(毫釐千里) 라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조금의 차이(差異)지만 나중에는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대단한 차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하루에 하나, 하루 1퍼센트는 문자적으로 보기에는 언뜻 적어 보인다. 시작하게 앞서 하루 열 개, 하루 10퍼센트씩 큼직하게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질문하는 작업은, 많은 질문을 하는 것보다 질문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는 데 의의가 있다. 질문은 생각을 강제하는 만큼, 생각을 정리하는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하나의 질문에 대한 생각을 정립하는 과정은 고될 수 있다. 예상외로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혹은 질문 자체가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하루에 몇 개의 질문을 던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질문을 통해 생각의 토대가 어렴풋이나마 그려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질문의 목적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흔히 질문을 '던지다'라고 표현해서 질문하는 사람을 사수(射手)로 연상할 수 있겠지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어부에 더 가깝다. 날카로운 질문은 낯선 자신을 발견하도록 하고, 관점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명중시키는 사수(射手)와 같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질문이 예리할 수는 없다. 세상에는 많은 질문이 존재하지만, 그 모든 질문이 유효한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또한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에 질문하기 두려워질 수 있다. 잘 조준해야 점수를 획득하는 이미지를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문은 겨냥해 맞추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던지는' 것이다. 생각의 바다에 던지는 통발과 그물이라 할 수 있다. 방금 던진 질문에 곧장 생각이 안 떠오를 수 있다. 그래도 괜찮다. 던져놓은 질문은 통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이 흐르는 곳에서 물고기가 잡히듯, 어느 순간 던져놓은 질문에 생각이 붙잡힌다. 생각이 통발을 향해 헤엄치는 경험을 맛볼 수 있다. 많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바다에 나가 그물을 던져야 한다. 질문이라는 그물 역시 동일하다. 많은 생각을 길어 올리기 위해서는 생각의 바다를 향해 질문을 던져야 한다. 던져야 생각이라는 물고기들을 잡을 수 있다.


물론, 허탕 치는 날이 있을 수 있다. 그물이 적합하지 않아서 제 역할을 못할 수도 있고, 통발을 던져놓아도 물고기가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생각의 바다에 던지는 게 우선이다. 던져놓지 않으면 어떤 수확도 없다. 던져놓아야 건질 게 생긴다. 그래야 그물이든 통발이든 거두고 수확을 맛볼 수 있다. 허탕이든 만족스러운 수확이든 결과를 알아야 이를 개선하고 다시 던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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