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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넋두리 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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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팔 Jul 0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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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과 빌런들 싸움에 열광을 했더랬습니다. 그들 싸움에 옆에 있던 몇몇이 나가 떨어 질때 어떤 모습으로 피를 튀기며 나가떨어질지 기대하면서 브라운관에 눈을 집중하고 봅니다. 머리가 터지고 다리가 찢기고 베이고 찔리고 밟히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도 통쾌하고 즐겁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것들이 보기가 힘이 들어집니다. 착한 사람이던 나쁜 사람이던 그들도 누군가의 가족이었을 겁니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고 아버지 어머니였을 겁니다. 하지만 화면에서 사막에 있는 모래알갱이처럼 되어 버립니다. 누구도 그들을 아껴져 준 적이 없는 것처럼 그렇게 사그라듭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 제 삶에 제가 주인공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니 아닐 겁니다. 많은 책 많은 영상에서 자신의 삶의 주인공은 자신이라며 말하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왜인지 삐그덕 됩니다. 마음을 고쳐 먹으려 해도 모든 것들이 모든 상황이 모든 존재와 나 자신이 비교되고 비교하게 되고 그로 인해 쪼그라 듭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주인공이 죽었을 때보다 메인악인이 죽을 때보다. 그들 싸움에 죽어간 사람들이 벚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는 것처럼 아연하게 보게 됩니다. 주인공이 마음에 안듭니다. 연인과 쭉쭉 빠는 순간에 악인은 최선을 다해 나쁜 짖을 꾸미고 조연들은 이상하게 주인공보다. 먼저 그것을 눈치채고 알아보던 중 죽거나 크게 다치다. 주인공이 나서야 할 상황이 만들어지고 주인공은 몇 번 어쩌고저쩌고 하다. 해결했어하며 또다시 연인과 쭉쭉 빨며 또다시 빌런이 고진감래 대기만성의 마음으로 방구석 골방에서 쪼물딱 거리면 또다시 조연들이 먼저 눈치 채고 알아내는 와중에 주인공은 연인과 함께 커피나 아이스크림이나 놀이동산이나 고급레스토랑에서 쭉쭉 빨고 있다. 전화 한 통에 그동안의 달달함을 지우고 세상을 다 잃은 표정을 몇번짖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메인빌런도 마음에 안 듭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의 고통을 내세우며 다른 사람은 무조건 나보다 행복할 거야라는 것을 시전하고 자신 이외의 삶을 깃털처럼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 생명쯤은 그냥 날려버립니다. 악인옆에 있던 사람들이 가장 불쌍한 것 같습니다. 그들은 사그라드는 순간에 동정조차 받지 못하니깐요. 나쁜 짖을 했으면 그러는 게 맞기는 하지만 선인이라고 해서 선인 옆에 있다고 해서 다 착한 일만 한 것이 아닐 수 있듯이 악인 옆에 있던 사람 또한 어쩌면 밥 벌어먹으려고 진짜 진짜 할거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깐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만약 내 삶이 브라운관을 채우는 어떤 영화라면, 드라마라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비치고 있을까 아마 주인공과 메인빌런과는 수천 수만 km 떨어진 곳에서 그들이 어떤 상황을 지켜보는 1인이겠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쓰면서 하나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뭘 바라는 걸까라는 의문이었습니다. 주인공이 되고 싶은 거냐 묻는 다면 1초의 망설임 없이 NO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인공 같은 악이 되고 싶나라고 묻는다면 그 또한 망설임 없이 NO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넌 뭘 원하는 거니라고 물어본다면 이리 곱씹고 저리 꼽십이도 I dont no라는 말만 머릿속에 메아리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지금 어디인가요. 휴대폰으로 보고 있나요. 컴퓨터로 보고 있나요. 책상 위 머그잔에 커피가 있나요. 아니면 심심풀이 땅콩이 있나요. 당신은 무얼 하고 있었나요. 웹서핑, 작업, 무얼 하고 사나요. 당신은 당신의 삶에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그런 것 따위는 아무 의미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사실 전 모르겠습니다. 가끔 누군가 부러울 때도 있고 부담스러워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귀찮아 보여도 그것을 원할 때가 있고 아닐 때도 있습니다. 등산을 하다 보면 바위덩어리 같은 거 하나씩 보잖아요. 언제인가 먼가에 홀려 바위덩어리를 한없이 물끄러미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이 말이죠 왜인지 그 바위 덩어리는 백 년 전에도 천 년 전에도 만 년 전에도 누군가 봐라 봤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 것이 느껴졌어요 분명 바라봤다라고요. 오랜 시간 전부터 많은 사람이 바라봤을 거야 라는 생각 이후에 바위를 보는 내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아니 오히려 생각을 해보려 해도 생각 없이 멍하게 돼버렸습니다. 꼭 바위가 되어버린것처럼 느껴지다. 어느새인가 무형한 존재가 되어버리는 듯했습니다. 난 누구이며 난 누구일까 여기 왜 있고 왜 머무는 거지 하는 것들에 답이 없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되어버립니다. 나에 의미는 무엇일까요. 당신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어느 하루인가 죽어 있는 생명을 유난히 많이 보았던 하루가 있었습니다. 길을 걷다 바퀴에 몸이 터진 쥐,고양이,뱀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겠는 고라니, 엽총에 맞아 죽은 까마귀와 까치, 어떡해 올라왔는지 뭍에 올라와 메말라가던 이름모를 생선, 누군가의 장난으로 죽어있는 개미때, 토치에 달구어진 말벌 무더기, 쇠봉에 매달려 토치로 그을 리고 있는 개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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