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절뚝이

by J팔

그녀를 따라 도착한 곳은 산속도 아닌 그렇다고 도심도 아닌 그렇다고 시골이라고 불리기도 애매한 장소였다. 눈에 담을 수 없을 만큼, 발굽을 들어도 볼 수 없을 만큼 조선시대에서나 볼법한 담벼락이 둘러쳐진 곳이었다. 절뚝이는 발로 담벼락을 빙 둘러 걸으니 기와집이 보였다. 그곳에 다다르니 놀라수밖에 없었다. 누군가 살 것 같은 기와집은 문루였다. 문루에 커다란 문짝이 무언가로부터 마음을 짓누르게 해 앞에 서있는 것 많으로도 압도 되었다. 압도 되는 감정에서도 궁금했던 건 커다란 현판이 문루 위에 떡하니 있지만 현판은 하얀 한지마냥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이곳이 어떤 곳이기에 현판에 무엇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 적혀있지 않아요?”

그녀는 나에게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난 보이는데 넌 보이지 않는구나, 나와 이곳에 가면 시간이 되면 알 수 있을 테고 지금이라도 가고 싶지 않다면 영영 모르는 것이 나에게도 너에게도 좋은 일이야”

그녀는 그 말과 함께 천천히 문 앞으로 걸어 같다. 쿵~ 쿵~ 쿵~ 하는 북 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발걸음을 노칠새라 열리는 문안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발 걸음을 쫓아 빠름 걸음으로 쫓아 같다.

문루 안으로 들어가니 커다란 횃불처럼 보이는 등이 길을 따라 나있었다. 주위가 어두워 주위를 둘러보다 쓸데없이 기둥이 여덟 개나 있어하며 기둥을 따라 얼굴을 들려 올리니 심장이 멎을뻔했다.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악귀에 얼굴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일렁이는 횃불에 의해 얼굴이 비치었다 없어졌다를 반복하여 보였다. 그 때문인지 무형의 무언가가 유형화되는 듯했다. 지난날 살아오며 죄를 지은 것이 없었는지에 대한 것이 주마등이 파노라마 쳤다. 제자리에 서서 옴짝 달싹 못하는 나를 본 그녀는 입으로 음~ 음~ 음~ 하는 소리를 내는데 갑자기 마음 어느 곳에서 이미지가 그려지는데 물방울이 통하고 떨어져 물방울이 떨어지는 곳 주변으로 원으로 된 잔물결이 드넓은 곳까지 널리 널리 뻗어지며 청아한 기분이 마음을 채우며 정신이 돌아왔다.

“어... 져... 그러니깐 뭐...”

무슨 말을 하고 싶지만 입술만 달싹이는 나에 모습을 본 그녀는 미소를 보이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악귀에 얼굴은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지켜주는 기분마저 들었다.

동굴 같은 문루 안을 벋어나 문밖으로 나오니 궁궐인지 아니면 한 마을인지 모를 정도로 여러 집들이 이곳저곳이 있었다. 너무 잘 지어진 집이라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닌 장난감집처럼 느껴졌다. 드문드문 연기가 나는 집이 보였고 집에 개수에 비해 많지 안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사람들은 똑같은 옷에 새하얀 편하게 활동 할수 있는 개량한복을 입고 있었다. 그녀와 내가 길을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은 두 손을 배에 같다 되고 허리를 숙여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그녀는 그런 인사를 무심히 지나쳐 걸어 같다. 뒤돌아 인사한 사람들을 보니 그녀가 거의 안 보일 때쯤에야 허리를 들고 또다시 자신에 할 일을 하는 듯했다. 도대체 그녀는 무엇이길래 사람들이 저리 예를 보이는가 의문이 들었다. 처음 그녀의 만남에 질문들은 술집 어디에 마담처럼 느껴졌는데 그러기에 지금까지 인상은 한 종교에... 사이비에 중요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녀와 걷다 제법 높아 보이는 계단에 다 달았다. 계단옆에는 사람 세명정도에 크기에 석상이 서있었는데 전쟁터에 나가려는 장군의 모습과 같았다. 어느 겉도 막을 수 있을 것 같은 갑주에 어느 겉도 베어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커다란 칼을 찬 모습이었다.

그녀가 무언가를 잠시 하더니 계단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높다고는 생각했지만 막상 오르니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만큼 높았다. 계단 끝을 다 달았을 때쯤에는 등에 땀이 차오를 정도였다. 계단에 올라오니 커다라 기와집이 보였고 그 안은 어쩐지 법당처럼 보였다. 수많은 호롱불 수많은 등 그리고 의미를 알 수 없는 화려한 그림 하나 하나 특이한 건 중간에 누군가를 모셔야 할 자리에는 네모 반듯한 검은색에 커다란 돌덩어리 많이 있었다.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이지만 도저히 궁금증을 이길 수 없었다.

“저것이 뭐예요?”

그녀는 지긋히 그것이라 말한 돌을 바라봤다. 바라보는 모습이 어쩐지 평생을 못 봐 그리워하는 ‘님’을 보는 듯했다.

“넌 뭘로 보이느냐”

“네모나고 검은 돌처럼 보입니다.”

“그럼 저것은 네모나고 검은 돌이 란다”

그녀에 답에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그녀는 미소만 보일뿐이다. 그녀를 보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그녀는 그녀인데 시시각각 그녀가 아닌듯했다. 분명 첫 만남에는 술집 마담 같았다가 조금 전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종교집단에 누군가처럼 느껴지다가 지금은 속세에 삶에 염증을 느껴 등지고 깊은 산속 조용한 암자에서 생활하는 비구니 같아 보였다. 그녀가 법당에 들어가기 위해 옥으로 된 섬돌 위에 신발을 벗는데 섬돌 위에 벋어진 신이 붉은 피방울이 떨어진듯한 꽃이 자수가 된 꽃신이었다. 처음 이곳에 올 때는 분명 붉은색 킬힐을 신었다 생각했는데 말이다. 아니 분명 신었다. 속으로 어쩜 저리 높은 구두를 신을까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분명 기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섬돌 위에는 꽃신이 얹어져 있다. 어쩐지 그녀를 보고 있으면 구미호에게 홀리는 듯했다.

그녀에 발걸음을 쫓아 법당 안으로 들어갔다. 법당밖에는 들리지 않던 소리가 법당 안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묘하게 코끝을 자극하는 ‘향’ 냄새가 났다. 하지만 모든 것들이 미묘해서 신경은 쓰게 되지만 거슬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중앙에 있는 방석 위에 가부자를 틀고 앉았다. 난 그녀에 뒤에 있는 방석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일을 하겠냐고 물어봐서 그녀를 따라왔지만 상상한 곳과는 전혀 맡지 않은 곳으로 왔다. 술집이나 그것과 비슷한 곳에 올 거라 생각했다.

“여기는 어디이며 저는 무슨 일을 합니까”

그녀에 등을 보며 이야기했지만 그녀가 아무 말이 없어도 그녀가 들었다는 것을 어쩐지 알 수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서야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는 너에 전부가 될지 모를 곳이고 너에 할 일은 생각했던 거와 별반 다를 게 없을지도 몰라”

그렇게 그녀에게서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들은 후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마음에 들어 하던 동네에 도원경이 생겼다. ‘여래’가 이곳 도원경은 석탑을 쌓기 위한 가장 아랫부분인 지대석과 같은 것이라 했다. 얼마큼 단단하고 얼마큼 크고 넓으며 얼마큼 반듯하냐에 따라 석탑이 올라가는 높이가 달라진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 이곳에 맡은 일은 여래에 의미심장한 말과는 괴리가 느껴졌었다. 일 년 동안은 헛구역질이 나올 것 같은 것을 참으며 해왔었다.

도원경이 아닌 조그마한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으면 도원경에 알려준다. 도원경에 출근한 나는 사무실에 전화를 준 집으로 찾아간다. 혼자 일 때도 있고 자식들이 있을 때도 있다. 어떨 때는 그들의 아내나 남편이 있을 때도 있다. 비슷한 상황이지만 다른 그런 것이지만 하나같이 그들은 나를 ‘절둑이’라 불렀다.

특별히 하는 일은 없다. 성매매 같은 것은 아니다. 비유하자면 인간 수면제 같은 역을 하는 것이다. 아프거나 수술 후 선망증상으로 망상을 보거나 치매이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잠을 들지 못하는 노인들 곁에 누워 재워주는 일을 한다.

처음 이일을 했을 때 지구대와 경찰서에 몇 번간적이 있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상하리 만큼 일이 잘 풀렸다. 나중에는 경찰이나 동네 사람들도 나를 그리 나쁘게 보지 않았다. 노인들끼리 입방아를 놓으며 욕하던 노인들도 자신의 잠 못 드는 남편 아내가 안타까워 나를 부를 때도 있었다. 그들의 자식들 중 외지에 살다 돌아와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경찰서에 가보지만 오히려 경찰이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중재를 해주고는 했다. 더럽게 보던 자식들도 언제가부터인가 날 찾을 때가 있었다.

이 일이 가장 힘든 것이 있다.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 살을 부비기에 겁탈이나 강간 같은 사고를 격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런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잠을 재우기 전에 도원경에서 담뱃갑에 썩어 놓은 천도를 태우기 때문이다. 노인들에게는 아스라이 퍼지는 연기만으로도 충분했다. 보호자나 정신이 조금은 붙어있는 노인들 중 몇몇이 인상을 찌푸리기도 하지만 마음을 진정시키려 한다 말하며 대부분이해를 해주었다. 결정적으로 대부분에 노인들이 그럴 기운이 없기도 했다.

질이 나쁘고 까부는 젊은 아이들 중 몇몇이 노인인척 속이고 불러낸 적도 몇 번있었다. 처음에는 당황한 적도 있었다. 뻔히 보이는 욕망을 호기심으로 포장해 한인간을 능욕하는 것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시도하려는 모습에 말이다. 늙거나 젊거나 어리거나 안 어리거나 상관없이 인간이라는 존재는 똑같이 평등하게 생각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 마음속에 아로새겨졌다.

대부분 곤란한 일이 생기면 ‘천도’로 그 상황을 벋어날 수 있었고 ‘이랑’에게 연락을 하면 정리해 주었다. 여래 님은 이랑을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았지만 그래도 만류하지도 않았다. 어설프게 상황이 마무리되는 것보다는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도 불러 깔끔하게 끝나는 것이 나은 듯했다.

동네에 도원경이라는 것을 만들어하는 일이 노인들의 숙면을 돕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마음을 늘 느끼지만 가끔 생각보다 큰일이 순조롭게 풀리고 작다고 생각한 것이 커 보이고 허술하다고 생각한 것이 체계적으로 느껴질 때는 하고 있는 사사로운 일이 나중에는 커다라 포석인 것 같기에 여래님이 하는 말이면 다 따랐다. 그리고 처음에 여기 올 때도 좋아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온 것이 아니기에 뭐든 할 수 있었다.

생각하면 재게 되고 재게 되면 정치적 이게 된다. 이곳에 일하는 만큼은 순수하고 싶지만 하지만 여러 가지 답답함이 궁금하게는 만들었다. 도원경위에 ‘이랑’이 소속인곳이 있는 듯했고 ‘천도’를 도원경에서 만드는 것인지 알았지만 그것도 아닌듯했다. 글이 보이지 않는 간판을 걸고 도원경이라 부르며 궁궐 같은 넓은 보금자리를 가질 만큼 돈이 있는 듯하지만 정확히 무엇으로 돈을 버는 것인지 보일 듯 말듯한 권력은 어떻게 생긴 것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처음은 먹고살기만 하면 됐지 하고 이곳에 왔지만 2년이라는 절뚝이 불리며 생활을 하며 왜인지 답답해져 같다. 주위에서는 ‘여래’님의 애제자라 치켜세워주지만 여래님은 아니 여래는 어쩐지 무관심해 보였다. 그렇게 알 수 없는 불편함과 관습과 편안함 일상의 반복이 겹쳐졌다. 이렇게 아무런 이야기 전개 없이 썩어가는 것인가라고 생각하다 속으로 마음을 태우느니 여래와 이야기해야겠다 마음먹고 오랜만에 도원경에 찾아 같다. 하지만 도원경이 어쩐지 어수선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여래가 있는 법당으로 가는데 황금빛이 아우라가 뿜어질정도로 고귀하게 느껴지는 미모에 여자가 한 명이 연꽃이 화려하게 수놓아진 투피스에 짧은 치마 황금빛 긴 발에 군화 같은 워커 그리고 세상 어느 것도 볼 수 없을 것 같은 선글라스 썼지만 미모가 감춰지지 않았다. 그녀는 껌을 씹어 되며 법당을 재미난듯 요리조리 둘러보고 있다. 법당으로 올라오는 나에 모습을 보고는 미소를 짓는다. 계단을 올라 그녀 앞에 다다르니 그녀가 선글라스를 벋고 자신의 가슴골이 있는 곳 옷에 걸치고는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한다. 그녀에 손목에는 황금 옥 다이아와 같이 여러 가지 걸로 만들어진 염주를 홀리듯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가장홀리게 만드는 건 그녀에 황금빛눈동자 세상을 다둘러 보지 않았지만 확실이 말할수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이세상 유일무이한 존재에 그 어떤것이였다 그녀에 눈동자에 홀려있는 순간 여자가 손목을 흔들어 다시금 악수를 청하였다. 물방울에 잔상이 생기며 홀렸다 기분이 청아하게 바뀌어 정신이 돌아왔다.

“니가 여우년 아니 아니 여래에 애제자구나”

애제자라는 말에 어쩐지 머쓱해졌다. 주위에 다들 애제자라 부르지만 정작 나 자신이 그렇게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다. 그리고 여래를 여우년... 여래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 근데 누구?...”

“아~ 날 모르는구나 화과원에 '장삼' 만나서 반갑다.”

“화과원? 장삼?”

머가 먼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장삼이라는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 또한 의외라는 듯 나를 쳐다봤다.

“장삼인 나를 모르는 것은 그렇다 치고 그렇다 해도 화과원은 알거라 생각했는데 너 여래제 제자 아니야? 다리를 절둑거리는 것 보니 맞는데 여우년 아니랄까 봐 지 애제자한테도 안 알려주네. ‘천도’는 알아?”

고개를 끄덕여서 안다는 말을 대신했다. 그녀가 내 고개 짖을 보자 치마에 뒷주머니가 있었는지 손을 집어넣어 무언가를 꺼냈는데 자개로 만들어진 담배케이스와 지포라이터였다. 장삼이라는 그녀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여 길게 담배를 태우고는 연기를 뱉어냍다. 옅었지만 ‘천도’에 향이 느껴졌다. 도원경에서 천도를 피우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천도를 태우지 말라 말하려 했지만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다.

“화과원에서 천도를 공급해주고 있어 혹여나 오해를 할까 말하는 거지만 우린 너희들과 같은 곳이 아니야 갑을 관계도 아니고 동등한 비즈니스 관계야 알았어 그러니 너희에 ‘율’을 내게 말하지마 도원경놀이는 너희들끼리만 해 알았지 그러니 내가 예의가 없어도 티 내지 마 알았어 여래를 여우년이라 불렀을 때 인상이 찌푸렸던 것처럼 말이야 알았어 새끼 여우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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