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면, 과거에는 대인관계로부터 도망을 쳤다면, 이제는 직접 부딪히며 하나둘씩 어울리고, 익혀나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 해외여행을 나가면 다치거나 범죄의 표적이 되지는 않을까? 의사소통은 제대로 이루어질까? 하는 생각에서 단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지 않았다면, 어느 순간 마음을 고쳐먹고 난 후로는 혼자서 첫 해외여행을 나가기도 했습니다.
첫 해외여행에서 사실은 완전히 낯선 곳에 혼자 떨어진 기분.
그리고, 같은 자국민인 한국인들이 많았지만, '타인에게는 무관심한 모습'에서 홀로 길을 찾아 나가는 과정.
그리고, 어찌 저찌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데, 제대로 가고 있는 건 맞을까? 하는 두려움 등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그 모든 것을 잘 해내었죠.
당시에는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지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번 해보쟈! 했던 것이 좋은 여행 경험으로 남았던 것 같습니다.
첫 여행을 언어도, 길도, 그 나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돌진하는 사람은 잘 없을 것입니다. 사실, 해외여행은 사전준비가 철저하거나 그 나라에 대해 잘 아는 사람과 함께할 때는 어떻게든 즐거운 경험으로 남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나쁜 추억으로 남기도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좋은 추억으로 여행 경험을 남겼던 것 같습니다.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연애를 오랫동안 미뤄뒀던 것 같습니다.
내 인생에서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내 인생 전체가 흔들리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도전해보니 알겠더라고요.
물론, 내 삶의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그에 대한 생각으로 일상이 온통 물들기도 하고,
그래서, 내 일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사람이라면 태어나서 한 번쯤은 해야 할 어쩌면 숭고한 일이란 것을요.
그로 인해, 내 삶은 조금 더 다채로워졌고, 결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감정의 변화까지도 겪어 봤으니까요.
내가 그를 사랑하게 되는 건 어쩌면, 그와 결국 사랑할 인연이었기에 그리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 순간을 소중히 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두려움 때문에 혹은 상처받기 싫어서 모든 것들로부터 회피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도저히 회피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회피를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직면하고 보니 알겠더라고요. 아프긴 아파도 결코 나를 죽일 만큼의 두려움은 아니라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