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외할머니
할머니가 깨어 있을 땐
이틀도 머물지 않았던 그곳에
잠든 할머니를 보러
사흘 밤낮을 내리 달린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에 알았더라면
한 번이라도 더
조금이라도 더
안산으로 향했을까
스산한 새벽, 고속도로를 달려 할머니가 계신 병원으로 갔다. 슬픔과 후회만 있는 공간에서 종일 머물다 다시 집으로 왔다. 그렇게 삼일 내내 차가운 공기를 뚫고 다녔다. 막히는 구간은 늘 똑같았고, 그 지점에 다다르면 자동차가 멈췄다. 그러면 몰아치는 감정에도 조금씩 숨통이 트였다.
잔뜩 힘을 준 오른발을 까딱까딱하며 할머니를 떠올렸다. 비슷한 풍경 속에서 항상 같은 생각을 했다. 살아계실 때 이렇게 매일 찾아뵈었으면 좋았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