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깜깜한 밤 비가 온다. 아주 많이.
"뭐 먹을래?"
"생각해볼게요."
"뭐 먹을래?"
"생각 중이에요."
"뭐 먹을래?"
"라면 먹을래요."
"밥 먹어라"
"엥?"
"네 대답 기다리다 밥 못 먹는다."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는다.
"뭐 먹을래?"
"비빔국수요."
"밥 먹어라"
"엥? 어차피 하고 싶은 음식 하실 거면서 왜 물어봐요?"
"물어는 봐야지"
오징어 볶음을 맛있게 먹는다.
냄새만으로도 메뉴는 이미 정해져 있음을 안다.
묻지마 엄마 밥이 그리운 비 오는 밤이다.
배부른 하루살이는 비가 오니 허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