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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원회귀 Jul 17. 2021

넘사벽

빨래를 걷는 시점

햇살 한가득 담긴 빨래 냄새




단층 아파트에 사시는 부모님은 빨래를 꼭 옥상에 너신다. 햇빛에 건조되었을 때의 냄새가 좋으시단다.


본가로  먹으러 와서 눌러앉았다. 외출 준비를 하시는 아빠를 보며 엄마는 지금 빨래 걷어야 하니 옥상 갔다가 외출하라 신다. 아빠는 더운데 옥상 가기 힘들다며 갔다 와서 걷겠단다.

"벌써 빨래 다 말랐을 텐데 있다 걷으면 색이 다 바래지. 그냥 걷어 놓고 가요." 정색을 하신다.


"어제부터 빨래 널어놨는데 오늘 걷어야 하나? 귀찮은데" 다 들리는 혼잣말을 한다.

"뭐 있노? 걷고 싶을 때 걷으면 지. 내일 걷어도 된다."

엄마의 해답을 얻은 딸은 내일 걷기로 하고 다시 하던 일을 한다. 뒹굴뒹굴.


"딸, 네가 좀 걷어온나."

 "거 참. 더운데, 아가 옥상에 어떻게 올라가요."

다 큰 아는 더워서 못 올라가는 옥상을 칠순의 아빠는 묵묵히 올라가신다.


역시 답은 정해져 있었다.


빨래 바구니에 햇살이 담겨 내려온다. 차곡차곡 오래된 수건부터 는데 까슬까슬한 수건의 거진 촉감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다. 더운 여름에도 손을 빼기 싫다. 그들처럼.




하루살이는 바라만 봐도 행복한 순간에 감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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