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로부터 비롯된 행복 - (2)
모든 행복은 나에게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 것이 아닌 무언가로부터 행복을 느낀다면 그건 그 무언가에 내가 종속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즉 나의 행복을 내가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나를 쥐락펴락하며 가지고 놀 수 있다는 뜻이다. 내 외부의 무언가가 나를 휘두른다는 사실은 굉장히 위험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람들은 행복을 다른 것에 주고 있다.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내 것인 것과 내 것이 아닌 것 간의 구별이다. 내 것이 아닌 것은 우리의 신체(내 의지대로 움직인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병에 걸리고 사고가 나 손상을 입는 건 우리의 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돈(언제든지 잃어버릴 수 있다. 사기, 사업실패, 도박 등 무수히 많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기타 물건들(내 의지가 아닌데도 낡을 수도, 도둑맞을 수도, 손상될 수도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등이 있다.
아무리 건강한 신체를 원해도 체질적으로 살이 찌지 않는 사람, 살이 찌는 사람, 근육이 많은 사람, 근육이 적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내가 병에 걸리기 싫어도 병에 걸리는 건 잦은 일이다. 돈을 아무리 벌고 싶지만 당연히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돈을 잃기 싫어도 반드시 돈을 쓰일 데가 생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무언가 물건은 잃어버리기 싫어도 잃어버리고 고장내기 싫어도 고장 나기 마련인데 흔히 우리의 것이라고 부르는 것들 중에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은 따져보면 없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몸도, 돈도, 물건도 내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내 것이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정신이다. 오로지 사람은 스스로의 정신, 이성만이 자신의 것이라 부를 수 있다. 이 세상이 나에게서 그 어떠한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을지언정 내 정신만큼을 빼앗을 수 없다. 불구가 되어도, 가난해져도, 강도를 당해도 나의 정신은 온전히 보전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정신으로부터 비롯되는 행복을 탐구하고 누려야 한다. 내가 건강해서 행복한 것도, 내가 부유해서 행복한 것도, 내가 소유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내가 존재함으로써 느끼는 행복이 필요하다. 즉, 내 존재를 나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물들은 그저 있으면 사용하고 없으면 사용하지 않을 뿐 그것들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상실이 두려운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이 부담되고 무겁고 책임을 느끼고 신경 써야 하므로 무소유를 주장한다. 하지만 내가 어떠한 것을 갖아 유용하게 사용하여 편리함과 행복감을 느끼되, 그것이 사라져도 내가 변함없이 행복하다면, 그것이 더 높은 수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충분히 무언가를 이용해 편리함을 누리지만 그것이 없어도 타격을 입지 않으니까 말이다. 무작정 두려워 소유를 회피하는 것보다는 소유하되 상실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상실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에게 무슨 두려움이 있을까. 내 몸이 병에 걸려도 행복하고 내가 돈을 잃어도 행복하고 내가 무언가를 잃어버려도 행복하다면,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굳건한 행복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인데 말이다.
하지만 사람은 간사한 존재라 무언가가 편리하고 좋다면 그것을 계속 원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상실에 의한 허망함은 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 나에게 이 세상이 쥐어준 것은 빌려준 것이지 나의 것이 아니야, 언젠가는 돌려주어야 하는 것. 그때 동안만 쓰자’ 우리의 신체도 세상이 빌려준 것이라 이 세상 마음대로 병에 걸리고 사고가 나기 일쑤이다. 하물며 돈와 사물들은 더 말해 무엇할까. 뭐든지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이 세상이 나에게 빌려준 것이라 생각하자. 그런 방식으로 행복을 오롯이 나의 것으로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것을 구별해야 한다. 애초부터 나의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누릴 줄 알아야만 세상의 무자비함에 내 행복을 잃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