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앞에 서며(2)

아마추어 작가의 글쓰기 여정

by 현루
본격적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다독과 3000자內外 글쓰기로 시작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고 말을 잘했으니까

당연히 글을 잘 쓸 줄 알았는데 나에게 실망을 안겨준 나날들.



1. 말에서 글로의 전환


한동안 말을 잃은 후,

저는 텅 빈 공간에 던져진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사람들과의 대화가

끊기고, 내 안에 있던 이야기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마음속에 갇혀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상실감이 너무 컸습니다.

말을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던 저의 삶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병원 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며,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제 나는 무엇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그때 떠오른 것이 글이었습니다.

말로 하지 못한 것들을 글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었습니다.

글쓰기는 낯설었습니다.

말은 즉각적이고, 상대의 반응을 보며

조정할 수 있지만, 글은 홀로 마주해야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처음엔 종이에 펜을 대는 것조차 어색했습니다. 손가락은 여전히 뻣뻣했고, 머릿속의 생각은 손끝으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단순한 기록 이상이었습니다. 그것은 저를 다시 세상과 연결해 주는 다리였습니다.



2. 매일 쓰기의 시작


매일 쓰겠다는 결심은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하루 500자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들은 종이에 옮겨지면 어색하고, 때로는 터무니없이 엉뚱하게 들렸습니다.

‘이게 뭐야?’ 하며 지우거나, 키보드의

백스페이스 키를 연신 누르곤 했습니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쓰는 행위 자체가 저에게는 생존의 증거였습니다. 하루라도 쓰지 않으면, 그날은 제가 살아있다는 흔적을 남기지 못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첫 몇 달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몇 문장 쓰는 데 한 시간, 두 시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문장이 매끄럽지 않고, 생각이 얕게 느껴질 때면 스스로에게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아주 조금씩, 손가락이

익숙해지고, 머릿속의 혼란이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쓰는 습관은 단순한 반복 이상이었습니다. 그것은 제 안의 혼란을 정리하고,

흩어진 감정들을 모아 하나의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3. 서평 이벤트와 책 읽기


서평 이벤트를 시작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어느 날, SNS에서 한 출판사가 신간 서평 이벤트를 공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책을 무료로 제공받고, 일정 기간 안에 리뷰를 작성해 제출하면 되는 간단한 구조였습니다.

저는 그 구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마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늘 마감에 쫓기는 사람이었습니다.

마감이 없으면 게을러지고,

마감이 있으면 불쑥 에너지가 솟아나는 타입이었죠.(그래서 지금도 브런치 북 연재를 요일마다 발행하고 있네요)


서평을 쓰기 위해 책을 읽어야 했고

처음엔 한 달에 세 권이 전부였지만,

점차 속도가 붙었습니다.

1년이 지나자 백 오십 권이 넘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복지관에 책 기증)

소설, 에세이, 자기 계발서, 심지어 그림책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었습니다.

모든 책이 다 좋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책은 지나치게 상업적이었고,

어떤 책은 너무 건조해서 읽는 내내 하품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책들에서조차 배울 점이 있었습니다. 무엇이 문장을 따분하게 만드는지,

어떤 표현이 독자의 마음을 붙잡지 못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책을 만났을 때는 마치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었습니다.

한 문장, 한 단락이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저는 그 문장들을 베껴 썼습니다.

노트에, 핸드폰 메모에, 심지어 병원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종이 쪼가리에 적었습니다.

좋은 문장을 베끼는 것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었습니다. 그 문장들 속에서 저는 언어의 리듬과 감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점차, 그 문장들을 흉내 내는 대신,

제 안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4. 나만의 색깔 찾기


제 글은 처음엔 어색하고, 어딘가 부족했습니다. 지나치게 감상적이거나, 반대로 너무 딱딱한 문장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쓰다 보니 점차 제 색깔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완벽한 문장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쓰는 문장이 곧 저를 보여주는

거울이기를 바랐습니다.

어눌하더라도, 투박하더라도,

그 안에 제 숨결이 담겨 있기를 원했습니다.

어느 날, 한 서평을 쓰면서 깨달았습니다.

제가 쓰는 글이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필요는 없다는 것을요.

그저 제가 느낀 것을 솔직히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글쓰기가 조금 더 자유로워졌습니다. 저는 더 이상 남의 문장을 따라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제가 본 세상, 제가 느낀 감정, 제가 마주한 순간들을 썼습니다. 그것이 저만의 목소리였습니다.



5. 브런치스토리와 새로운 시작


몇 년 동안의 매일 쓰기 끝에,

저는‘브런치 스토리 작가’로 한 번에 승인받았습니다.

그 순간은 제게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때론 누군가가 제 글을 읽고 싶어 한다는

사실, 세상이 제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저를 설레게 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저는 점차 작가들과 소통하게 되었습니다.

댓글이 달리고, 누군가가 제 글을 공유할 때마다, 저는 말로는 채울 수 없었던 연결의 감각을 다시 느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서의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섰습니다.

저는 제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꺼내어 쌓아 올렸습니다.

병원에서의 긴 기다림, 재활 치료의 고통, 그리고 작은 일상 속에서 발견한 조각까지.

그 모든 것들이 제 글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글들은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었습니다.


6. 글쓰기의 치유



글쓰기는 저에게 치유의 과정이었습니다.

뇌출혈 이후, 저는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말, 자유로운 움직임,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 하지만 글을 쓰면서 저는 잃은 것들을 하나씩 되찾아갔습니다.

글은 저를 다시 세상과 연결해 주었고,

제 안의 혼란을 정리해 주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저는 제 자신과 대화했습니다. 때로는 아픈 기억을 마주해야 했고,

때로는 잊고 싶었던 순간들을 다시 꺼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저는 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단순히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었습니다. 매일 쓰는 습관은 저에게 규칙과 질서를 주었고,

제 삶에 리듬을 만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저는 더 이상 병원의 환자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창작자였고, 이야기꾼이었습니다.


7. 매일 쓰기의 힘



매일 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어떤 날은 손가락이 춤을 추듯 글을 썼고,

어떤 날은 한 문장을 쓰기 위해 몇 시간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날이 소중했습니다.

매일 쓰는 것은 단순한 습관 이상이었습니다. 그것은 제 삶을 다시 써 내려가는 작업이었습니다. 한 줄, 한 문장, 한 페이지가 쌓이면서,

저는 제 삶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글쓰기는 저에게 인내를 가르쳤습니다.

좋은 글은 한 번에 나오지 않습니다.

수십 번 고쳐 쓰고, 지우고, 다시 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저는 제 안의 두려움, 슬픔, 그리고 기쁨을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들이 제 글 속에 녹아들었습니다.


저는 매일 글을 씁니다.

요일마다 브런치북을 만들었습니다.

약속한 날이 마감이라 생각하고

강제적 글쓰기를 통해 하루 종일 글만, 글만 생각하고 쓰고 수정하고 마지막에는 저장 그리고 검토 후 발행 합니다

거창한 목표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 하루 제가 느낀 것, 본 것,

사랑한 것을 남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조각들이 모여 언젠가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매일 글쓰기는 저를 다시 살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확신합니다

매일 글쓰기에는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보상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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