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건
봄이었지만
돌아보면
겨울의 그림자였다
햇살은 있었지만
따뜻하지 않았고
우리는 서로를 바라봤지만
결국
자기 자신만 사랑했다
네가 웃을 때
나는 울고 있었고
내가 다가설 때
너는 이미 등을 돌리고 있었다
사랑이라 믿었지만
그건 외로움의 두께를
덜어보려 한
잠시의 착각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눈을 맞춘다고
마음이 향하진 않는다는 걸
같은 자리에 있어도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우리는
사랑을 했던 것이 아니라
사랑을 흉내 내며
서로의 불안을 메웠다
그래서 결국
남은 건 사랑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가벼운 죄책감과
깊은 피로뿐이었다
이제는 안다
모든 만남이
의미 있는 건 아니라는 걸
그리고
잘못된 만남도
한 사람을
조금은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