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소리 속의 사유
가을소리 속의 사유
風入殘窗語 (풍입잔창어)
바람이 남은 창문 틈새로 말을 걸고
葉飄舊夢同 (엽표구몽동)
낙엽은 오래된 꿈과 함께 흩날리네
人心隨去遠 (인심수거원)
사람의 마음은 떠나는 것만 따라 멀어지고
孤影倚寒空 (고영의한공)
외로운 그림자, 찬 하늘에 기대 있네
바람이 스며드는 창가에서, 가을은 낮게 속삭입니다.
낙엽은 오래된 기억과 함께 흩어지고, 그 잎새를 따라 우리의 마음도 어딘가 멀리 떠나갑니다.
그리고 결국 남는 건, 찬 하늘에 홀로 선 외로운 그림자 하나뿐입니다.
이 시는 ‘가을의 소리’를 통해 내면의 쓸쓸함과 회귀의 감정을 노래합니다.
첫 구절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스며드는 외로움을 ‘바람의 말’로 표현했고,
둘째 구절은 낙엽을 ‘오래된 꿈’으로 은유하여 기억과 이별의 공존을 드러냅니다.
셋째와 넷째 구절로 갈수록 ‘내면의 정적’이 짙어지며,
결국 인간은 ‘기억과 바람’ 사이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가을의 고요 속에는 언제나 ‘사라짐의 언어’가 숨어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기억이 흔들리고, 낙엽이 떨어지면 관계가 멀어집니다.
이 시는 그러한 ‘가을의 침묵 속에서 자기 내면을 듣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