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무게
가슴에 무거운 쇳덩이가 들어앉아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이 쇳덩이 그대로는 누구에게 보일 수도 없어
갈고 또 갈고
손이 짓물러 피투성이가 되어도
갈고 또 갈아
바늘이 되어서야 너에게 건넨다
하지만 너는 가벼이 이리저리 옮겨대고
이 사람 저 사람을 거쳐온 바늘은
다시 내 가슴에 꽂힌다
박힌 가시는 살점을 파고들어
피를 내고 살을 곪게 만들어
내 안으로 숨어든다
다시는 꺼내지도 못하고
나는 곪아 터져 버린다
짓물러 썩어버린 살은 갈아내지도 못해
그저 상처가 아물어 흉터가 되길
기다린다
상처는 아물 것이고
흉터는 더 이상 날 아프게 하지 못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