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아물 시간을 줘야지
어릴 땐 상처 받아서 아프고 힘들면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미워하고 원망했었다.
그러다가도
그들을 원망하는 나 자신이 못나 보여서,
그들 탓을 하는 것이
또 다른 상처가 되고 너무 힘들어서
결국 그 사람들을 이해하고 용서하려 노력했다.
그게 그 사람들에게도
나에게도
옳은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이해한다고 해서
용서가 쉬운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도 상처는 아물 줄을 몰랐고
여전히 아프고 쓰렸다.
사람들이 너무 미웠고
그때의 내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다.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자꾸만 그때를 돌이키며
상처를 다시 쑤시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를 아프게 한 사람들을 이해하려 애썼는데
정작 나 자신을 위해서는 뭘 했지?
나는 늘 남에게만 신경을 쓰고
정작 스스로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상처를 들쑤시기만 하고 아물도록 돌보지 않았다.
그 생각을 한 뒤로 내게 일어난 일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애썼다.
누구를 탓하지도 않았고
억지로 이해하려 애쓰지도 않았다.
나 스스로를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시간이 지나고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처가 아물어도 흉터는 남기 마련이다.
흉터를 볼 때마다 상처 받은 그때가 생각나겠지만
상처는 언젠가 아물 것이고
아문 상처는 더 이상
나를 아프게 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