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시간의 무늬가 새겨진 도시, 군산
군산의 오늘은 단순한 현재가 아니다.
섬과 육지, 바다와 평야, 풍요와 아픔이 켜켜이 내려와
한데 빚어진 시간의 결실이다.
바다에 흐트러진 고군산군도들은 다리로 이어져 육지가 된다.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이어주는 연육교는
마치 흩어진 기억을 다시 엮듯 풍경을 하나로 묶는다.
새만금 또한 바다를 메워 육지로 만든 거대한 손길이었다.
바다가 내어준 길 위에서 군산은 또 다른 내일을 꿈꾸고 있다.
도시의 문화와 축제도 이 흐름을 닮았다.
근대 거리를 무대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는
군산시간여행축제,
어둠 속에서 빛나는 건축을 따라 걷는 군산야행은
근대문화유산과 어우러져,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시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대와 기억이 교차하는 거리마다
영화와 드라마의 장면이 태어난다.
겹겹이 쌓인 감성이 있기에
군산은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의 무대가 된다.
먹을거리 또한 군산의 힘을 증명한다.
바다 건너온 기술이 섞여 새로 태어난 군산 빵,
화교의 손길이 더해진 군산 짬뽕, 우리 땅의 쌀과 술 문화가 빚어낸 군산 청주.
다른 뿌리가 만나 하나의 맛이 되었을 때,
비로소 군산만의 향이 풍겨난다.
근대마을의 골목 또한 오늘의 얼굴이다.
낡은 건물과 새로운 삶이 공존하는 영화동의 시장에는
수십 년 장터를 지켜온 손길과 낯선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나란히 흐른다.
한때는 교역의 중심이자 일제의 거리였고,
전쟁통에는 피난민과 미군 병사들이 드나들던 자리.
지금은 민족과 세대, 시간을 넘어선 공존의 풍경이 되어 있다.
이 도시는 상처를 숨기지 않는다.
그 흔적을 끌어안아 군산만의 무늬로 다듬는다.
굴곡과 이질의 자취가 서로에게 스며든 이 도시가
여전히 숨 쉬는 까닭은,
다름을 품어내어 다시 하나의 결로 엮어내는 힘 때문이다.
그래서 군산의 오늘은
한순간이 아니라 상처와 연단이 블렌딩 된 결실이며,
긴 시간의 호흡이 만들어 낸 발효다.
그렇게 빚어진 결은
여전히 파도처럼 일렁이며,
내일을 향해 잔잔히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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