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짬뽕, 유린기, 훈제오리
오늘은 찢었습니다.
급한 맘에 메뉴부터 올릴게요
짜잔~ 드디어 집 작업실 의자에 앉았습니다.
늘 퇴근 후 바로 집에 오는 스케줄이 아니다 보니 폰으로 올리다 보면 쿠킹비하인드를 자세히 적지 못하게 되어 죄송스럽네요.
그럼 이제 썰을 풀어볼까요?
저는 20대에 중식안주를 팔던 소주방을 했습니다. 그때 가게의 주방을 맡아줬던 주방장에게 중식을 배웠는데 그때 배운 깐풍기. 탕수육, 고추잡채. 사천탕, 누룽지탕, 짬뽕탕은 아직까지 두고두고 잘 활용하고 있거든요.
처음부터 중식메뉴를 팔던 소주방은 아니었습니다.
[개나 소나]라는 간판을 달고 70 개띠부터 73 소띠들의 추억의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만든 피아노가 있는 실내포차였습니다. 독일이나 이탈리아로 유학한 성악가들이 한국에 들어오면 개나 소나 가서 술 마시는 게 루틴이 되었고 술을 먹다 보면 합창단에서 아카펠라로 노래를 부르고, 트럼펫으로 대금으로 가요를 연주해 주시고, 제가 좋아하는 데니보이를 연주해 주시던 비올리스트 장현석 님. 그리고 재즈 피아니스트 성기문 님. 그곳을 자주 찾아주셨던 장정일 작가님. 그곳은 예술인들의 아지트였는데 어느 날 어떤 동호회 모임으로 참가한 분이 우리 집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씀하셨고 그 사람의 전공은 중식이었습니다.
자장면이 맛난 집에서 몇 달, 짬뽕 유명한 집에서 몇 달. 전가복 잘하는 집에서 일 년 이런 식으로 유명 맛집을 떠 돌아다녔던 그가 우리 집에서 중식안주를 만들었는데. 그전까지는 제가 하던 고갈비와 궁중 떡볶이가 유명한 집이었는데 그가 온 후에는 중식맛집이 되어버렸지요.
지금 저의 중식요리 실력은 그에게 전수받은 것입니다.
뭔 썰이 이렇게 기냐고요?
유린기는 사실 오늘 처음 해봤습니다.
전날, 유 선생님 (유튜브)들의 설명을 듣고 오늘 만들어봤는데 꽤 성공적이었습니다.
우유에 절인 닭다리살을 감자전분 반죽으로 하여 통으로 튀기고 난 후 잘랐습니다.
한 시간 일찍 출근했으나 시간이 없었거든요. 생닭 자르는 것보다 튀긴 닭 자르는 게 편할 거 같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칼집을 넣거나 두꺼운 부분을 저며주는 작업을 하지 못해서 튀길 때 시간이 꽤 걸렸지요. 대신 껍데기는 다 뜯어냈습니다. 껍데기가 있으면 식감도 별로고 튀김옷이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제거하고 튀김옷을 입혔습니다.
나가사키 짬뽕도 오늘 처음 해봤습니다. 불맛을 내지 못한 게 아쉬웠으나 양배추의 매력을 오늘 처음 알아버렸네요. 불 끄고 나서 넣은 숙주와 청경채가 신의 한 수였습니다. 아삭함과 색감이 정말 좋았습니다.
오늘 왜 이렇게 메뉴에 힘을 줬는지 궁금하시죠?
이유는 말일이라서였습니다.
한 달 동안 수고하신 직원분들께 특식 한 번 해드리고 싶었거든요.
아. 유린기 소스 생각보다 쉽더라고요.
물과 간장, 설탕, 식초 모두를 일대일로 합니다.
집에서 만드실 때는 종이컵이나 물컵에 한가득씩 해서 다 섞으세요.
그다음에 필수 재료는 마늘과 양파입니다. 마늘 컷팅이 귀찮으시면 간 마늘 넣으셔도 되고요.
양파는 잘게 다지시고요. 그다음에는 맛보다는 색감입니다. 매운 거 좋아하시면 청양고추, 색감을 위해서는 파프리카나 홍고추, 피망을 다져 넣으시면 됩니다.
닭튀김 아래에 깔 양배추는 가늘게 썰기보다는 적당히~ 닭튀김 올리시고 소스 부으시면 됩니다.
참 쉽죠?
닭튀김은 굳이 튀김솥에 튀기지 않고 팬에 조금 넉넉하게 기름을 붓고 굽듯이 튀기셔도 됩니다.
튀김은 전분을 사용하시는데 그냥 전분으로 하면 힘드니까 밀가루 조금 넣으셔서 하시는 게 편하실 겁니다.
석식에 오징어 국은 예정에 없었는데 나가사키 짬뽕에 쓸 오징어를 빼두었다가 만들었습니다.
해물믹스가 충분하였기에 추가로 구매한 오징어를 사용하지 않고 빼 두었죠.
석식에는 날로 먹었습니다.
중식에 힘준 탓에 석식에는 쉬운 훈제오리와 남은 유린기 소스를 부어 만든 부추샐러드입니다.
그리고 맛있게 잘 익은 바나나와 추억의 단무지 무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줄은 슬픈 소식이랍니다.
저 내일............ 특근 있는 날인지라 출근한답니다....
그래서 지금 빨리 자야 한다는 거죠~
아~ 너무 힘들어서 오늘은 맞춤법 검사 패스 하고 싶네요~
다들 불금..... 계속 즐기시길~ ^^
중식
나가사키 짬뽕
유린기
땅콩조림
퍼먹는 요구르트
깍두기
석식
오징어뭇국
훈제오리
부추 샐러드
단무지무침
바나나
할 이야기가 많은데 지금 외부라 들어가면 이야기보따리 풀어드릴게요
불금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