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8일의 나의 마음
우리는 별 것도
아닌 걸로 다툰다.
그런데 그 별 것
아닌 것을
별 것이라고 하며
다툰다.
둘 중의 하나는
별 것이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별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둘 다 별 것 아닌
이유로 별 것인 결과가
된다는 걸 안다.
다툼이란 언제나
원인보다 결과가
사람을 망친다.
별이 아닌 벽에 대고
말을 하는 것 같다.
별에 말을 걸기는 해도
벽에 말을 걸지는 않는 것처럼
의미가 있지만
의미가 없는 말만 되풀이한다.
우리는 잘못된 지도를 보고
같은 곳을 빙빙 도는 사람들처럼
길을 잃는다.
그리고 침묵
침묵 침묵
침묵
너는 아예 거실 바닥에
누워버린다.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사람 같다.
제발 떠나라고
소리친다. 제발 자기를
내버려 두라고.
이제 알았다.
태풍은 나였다.
나는 태풍이고
눈이 없다.
고요한 부분 없이
몽땅 태풍이다.
나는 네게
휘몰아친다.
너는 더욱 몸을
낮게 엎드린다.
그리고 다시
침묵 침묵 침묵
침묵 침묵
침묵
나는 어떤 문제든
얼른 해결하고 싶지만
너는 아니다.
너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너는 마치
전자레인지 같다.
정해둔 시간이 되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 문 같다.
세상의 온갖 시간은
다 쌓아둔 사람처럼.
그러나 나는 오늘이
마지막 날인
시한부 인생처럼
마음이 급하다.
그것을 아는 너는
더욱 시간으로
나를 겁박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 것으로
결국 나는 너를 일으켜 세운다.
너는 고함을 지르고
나를 때린다.
나는 그러면서도
기어코 너를 일으켜 세운다.
네가 내 가슴팍을
때리는데 너는 마치
이제 막 권투를 배운 사람처럼
요령 없이 아무렇게나
주먹을 휘두른다.
나는 그 표정을 보다가
너무 진지한 너의 모습에
웃음이 터진다.
그리고 우리는 갑자기
웃는다.
지금까지 장난을 친 사람들처럼
몰래카메라 마지막에
‘몰래카메라’라는 것을
밝히는 이경규처럼.
갑자기 그 웃음에
모든 나쁜 것들이
사라진다.
누군가 보면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들처럼
우리는 서로 안고
웃어버린다.
그렇게 우리의 시간이
다시 흐른다.
그렇게 우리가 다시
살아간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우리는 다시 사랑한다.
우리 둘 모두가 서로에게
기만을 당한 것 같다.
이 일이 만약 단막극이었다면
관객은 환불을 요구했을 것이다.
결말이 뭐 이래?
별 것 아닌 일이 맞다.
그러나 별 것 아니었다고
별 것 아닌 건 아니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기상이 바뀌는
바닷가 같다.
하늘이 말갛고
사람들이 집밖으로
나오고 어선이 출항하고
가슴팍을 실컷 치던
네가 미안하다고 하면
나도 네게 미안하다고 하고
아니 내가 미안하다고 하면
네가 미안하다고 하고
결국에는 같이 미안하다고 하고
사랑한다고 말을 하고
다시 안고 흔들고
춘풍이든 온풍이든
꽃잎처럼 춤을 춘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밤하늘에
별 것 아니었던 별들이
하나씩 켜지고
떨어지고 사라진다.
지금 우리 마음에도.
그렇게 태풍이 소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