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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Mar 22. 2024

인디자인? 너 이리 와!

한계? 니가 뭔데

아침 7시 30분 기상.




그것도 알람 3개를 맞춰서 일어난다. 나란 인간은 '새벽형 인간'이라 항상 아침에 일어나는 일은 너무 힘든 일이다.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능력은 없어 그냥 최대한 아껴 쓰고 잘 쓰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시간이 너무 한정적으로 느껴진다. 어떻게 쓰고 얼마나 잘 쓰냐에 따라 자아가 더 단단하게 만들어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혼자 포트폴리오와 자소서를 준비해서 2차 면접까지 갔지만 만족하는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보다 더 나은 출판사 면접 준비의 필요성도 느꼈고, 왠지 기존에 있던 포트폴리오가 어느 순간 좋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디자인 학원을 등록했다. 확실히 혼자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때보다 디자인이 들어간 건 확연히 퀄리티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 때도 조별 과제를 할 때, 발표 과제가 있으면 매번 PPT를 담당해서 만들었다. 그때마다 매번 조원들이 잘 만들었다고 얘기해 주고 과제 점수도 거의 만점을 받거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서 취직용 포트폴리오도 그렇게 만들면 될 줄 알았다. (무슨 자신감이니.) 근데 취준을 하면서 여러 가지 포트폴리오를 관련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디자인이 들어간 건 확실히 수준이 달라 보였고 디자인 학원에 다녀야 될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달까. 어도비 프로그램인 포토샵, 일러스트, 인디자인을 배우고 있다. 이거 이거 배우는 게 생각보다 쉽진 않다. 하지만 나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 스스로 도움이 되는 건 일단 하는 편. 교지에서 2년 동안 활동할 때도 글만 주야장천 썼지, 디자인 부분의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는데 퀄리티 좋은 포트폴리오를 더 멋지고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니 이 좋은 기능을 왜 배우지 않았나 조금 후회하는 요즘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내가 손해일 것 같았다. 앞으로 나를 위해 충분히 잘 쓰일 것 같은 꽤 멋진 능력일 것 같다. 지금은 당장 힘들고 어려워도 딱 이 순간만 지나면 괜찮아지리라. 또 다방면으로 생각해 보니 분명 출판사에 가면 인디자인을 이용해 책 만드는 전문적 프로그램도 알아놔야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출판사 면접 보러 갔을 때, 대표님이 "인디자인 할 수 있으세요?"라고 질문을 했을 때 "인디자인 좀 배워 놓을걸"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이 강하게 남아있었다.


포토샵, 일러스트, 인디자인 3가지를 열심히 배우고 있지만 역시는 인디자인이다. 인디자인은 어도비 프로그램 중에서 유일하게 책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새로 접하는 세계라 사실 요즘 매일 한계에 턱턱 걸리는 느낌이 들고, 가끔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에 뜻대로 잘 되지 않으면 속으로 조용히 "그만할까."라고 몇번씩 생각은 하지만 이내 다시 "아니야. 왜 그래. 나를 위해서 지금 이거 힘들어도 해야 돼. 지금 열심히 인디자인 해서 잘하게 되면 회사에서 내 능력 인정받으면서 직장 생활할 거야. 그러니까 지치지 마. 포기하지 마. 나약해지지 마."라고 자신을 최선을 다해 다독인다. 부족한 만큼 남들보다 더 하는 방법 밖에 없음을. 지금은 딱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것이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방법이리라.


최근에 마케팅 공부를 하면서 읽은 구절이 생각난다.

"시도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하지 마라." "keep trying, 계속 도전하라. 누군가가 웃어준다."




하루가 24시간이면 12시간으로 나누고 그 12시간을 오전과 오후로 나눈다.

"어떻게 하면 남들과 똑같이 주어지는 공통된 시간을 알뜰하고 세련되게 쓸 수 있을까." 



시간을 아껴 쓰고 싶어서 지하철에서 책을 읽었다. 읽은 책은 어느 출판사 편집자가 쓴 에세이었는데 그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타인을 돌보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라며 얘기하셨다. 출판사 편집자로서 본인의 직업을 명시했다. 자신의 대한 글을 쓴다는 건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이라고. 알뜰살뜰 나의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스스로를 보듬고, 아껴주고, 예뻐해 주는 아주 값지고 빛나는 일이라면서 편집자는 출판사에 수많은 작가들의 원고가 오면 그 원고에 있는 글을 문맥과 국립국어원의 맞춤법과 문법을 비교하면서 타인의 글을 돌본다는 말씀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출판사에서 여러 작가들과 함께 그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이야기를 꺼내는 일을 아주 좋아한다."라면서 말이다. 저자는 출판사를 8년 동안 다니면서 편집자의 출판사 생활을 낱낱이 공개한다.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 좋은 부분과 좋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지극히 정상적이라 생각하며, 책을 읽으면서 간접경험을 했는데 오히려 직접 그 현장에 가서 부딪히고 싶은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나 출판사 가야 되겠네.가야 되겠다.가야 되겠어."




졸업식 때 생각이 또 살며시 난다. 교수님은 지그시 웃으시면서 나를 쳐다보시더니 천천히 다가오셨다. 그러면서 악수를 먼저 청하시면서 하셨던 말씀.


"지은 양, 취직하면 학교 한 번 오세요."


교수님의 인자하고 다정하셨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얼른 좋은데 취직해서 교수님께 인사드리러 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4학년 2학기쯤, 교수님은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강단을 돌아다니시며 그 특유의 웃음과 인자함을 장착하신 체, 학생들의 안부를 조용히 물으시는 교수님이셨다. 순간, 교수님과 눈이 마주쳤는데 나도 모르게 이렇게 얘기했다. "교수님! 저 졸업하고 취직하면 교수님 뵈러 오겠습니다!"라며 말이다. 스스로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강단 있는 학생으로 보이는데 교수님의 시선에서는 내가 얼마나 똑 부러지고 기특한 학생으로 보였을까 싶은 생각이 또 든다. 교수님은 그때,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셨던 걸까. 학교 다닐 때, 한 번씩 교수님께서는 나에게 물으셨다. "지은 양, 올해 졸업하죠?" 그러면 곧바로 교수님께만 한정되는 눈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한다. "네. 교수님." 지식도 많으시고 항상 제자들에게 높임말을 하시면서 대화를 할 때면, 항상 사람 자체를 존중해 주는 느낌이 들게 해 주시는 교수님이시다. 멋진 어른이시다.  존경하는 은사님의 황홀한 노후생활을 예찬한다.


 그리고

교수님의 인자하고 그 단정하신 성품을 참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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