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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브랜드유 Jun 03. 2024

차 안에서의 작은 평화

하루를 시작하며 차에 올라타면, 그 순간 차 안은 나만의 작은 세계가 된다.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하면, 엔진 소리와 함께 차 안의 적막함이 나를 감싸준다. 이 공간은 나에게 제2의 집이자, 다양한 기능을 하는 특별한 장소로 변신한다. 차 안은 때때로 나에게 가장 아늑한 피난처가 된다. 주행 중에 들리는 소리와 함께 적막함 속에서, 나는 세상의 소음과 걱정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이 공간은 내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다.


운전 중에 좋아하는 음악을 틀면, 차 안은 순식간에 나만의 콘서트장이 된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나를 감싸고, 나는 음악에 맞춰 흥얼거리거나 리듬에 맞춰 운전한다. 이 순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관객이 된다. 가끔 차 안에서 혼자 영화를 보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영화를 감상하며 나만의 작은 영화 극장으로써 즐긴다. 스토리에 빠져들며 잠시 일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영화 속 세계에 몰입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큰 위안이 된다.


주행 중에 문득 책을 읽고 싶어지면, 차 안은 나만의 독서실로 변신한다. 오디오북을 틀어놓고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나는 차 안에서 새로운 지식을 얻기도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최근에는 영어 공부까지 시작해서 외국인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혼자 있지만 이 시간은 절대 외롭지 않은 순간이다. 그렇기에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은 나에게 단순히 이동을 하는 시간의 순간이 아니다.


그리고 문득 답답한 마음에 드라이브를 나섰을 때는 나에게 차 안은 천문대가 되기도 한다. 밤늦게 도로를 달리다, 차를 세우고 하늘을 바라보면, 나는 우주의 광대함과 아름다움을 함께 즐긴다. 이 순간, 차 안은 나에게 세상의 소란에서 벗어나 오롯이 하늘의 경이로움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별을 바라보며 나는 더 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도 한다. 만약 내가 저 별 중에 하나로 여행을 떠나 어린 왕자를 만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 이런 유치한 생각들이 아직 나의 동심을 떠나보내주지 않아서 난 너무나 행복하다. 어린 왕자가 나를 만나 나의 슬픔을 읽어주고 품어주는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래서 난 인생의 어려운 순간들이 찾아올 때, 차에 올라타 도로를 달린다. 주행 중에 들리는 소리와 차 안의 고요함을 나의 감정을 읽어주는 위로해 주는 듯하다. 이 공간에서 나는 나의 슬픔을 솔직히 마주하고, 그 감정을 차분히 받아들이기도 한다. 차 안에서 느끼는 이 위로는 마치 좋은 친구와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차는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눈물을 받아준다. 흐르는 눈물과 함께 나의 마음도 서서히 치유되어 간다. 이 적막이 나에게 큰 위로와 안정을 주며, 나는 이 공간에서 나 자신을 다시금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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