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라는 미지의 영토: 불혹을 넘어선 독신의 삶"



난 마흔 개가 넘는 초의 생일 케이크 앞에서 잠시 멈칫했다. 촛불을 끄기 전,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어릴 적 상상했던 내 모습은 이게 아니었는데..."


불과 20년 전, 나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었다. "서른 즈음엔 결혼하고, 마흔 엔 아이와 함께 공원을 거닐고 있겠지."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나의 아파트엔 여전히 혼자만의 흔적이 가득하다.


아침, 나는 혼자만의 루틴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커피 한 잔과 함께 베란다에서 일출을 바라보는 시간. 이 고요한 순간만큼은 그 누구의 시선도, 사회의 압박도 느껴지지 않는다.


출근길, 차 안에서 라디오를 켠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입니다."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나는 피식 웃는다. 맞아, 선택이지.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의 선택을 걱정하는 걸까?


점심시간, 동료들과의 대화. "아직도 솔로야? 소개팅 한번 해볼래?" 선의의 제안이겠지만, 나의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진다. 마치 자신이 뭔가 결핍된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이다.


퇴근 후, 나는 종종 집 근처에서 혼자 식사를 하기 위해서 동네의 번화가를 걸어간다. 그때마다 가족 단위의 식당들 옆으로 솔로 다이닝 바들이 하나둘 생겨나는 걸 본다. 혼자의 삶을 살고 있어서 그런지 뭔가 혼자만의 것을 조금씩 발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가게가 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상 가족'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난 이들을 향한 시선은 차갑다.


주말,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가끔은 여행을 떠난다. 이런 순간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동시에 묘한 죄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나만 즐기고 있는 건 아닐까?'


명절이 다가오면 나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가족들의 관심 어린 질문들. "올해는 어때? 좋은 사람 없어?" 매번 같은 대답을 하는 게 지치지만, 동시에 그들의 걱정도 이해한다.


밤, 나는 가끔 외로움을 느낀다. 긴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텅 빈 집을 마주할 때면 문득 누군가의 품이 그리워진다. 하지만 그 순간도 잠시, 나는 다시 자신의 선택을 되새긴다.


나의 일상은 언제나 활기차다. 취미 생활, 여행, 맛집 탐방. 이런 생활이 주변 친구들에게 때론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혼자라서 좋겠다."라는 부러워하는 말들.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자유와 고독이 종종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다는 걸.


가끔 나는 상상한다. 만약 결혼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아침에 눈을 뜨면 옆에 누군가가 있고, 저녁엔 함께 하루를 정리하는 삶. 따뜻하고 안정적일 것 같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의 자유로움은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종종 미래를 걱정한다. 나이 들어 혼자가 되면 어쩌지?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꾼다. 결혼이 노후의 보험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건강관리와 인간관계에 더 신경 쓰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나는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결혼이 모두에게 맞는 정답은 아니라고 믿는다. 중요한 건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것.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나는 행복하다.


나의 인생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언제든 새로운 인연이 찾아올 수 있고, 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까지 나는 내 삶을 온전히 즐기기로 했다. 결혼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결국 혼자인 존재라고. 결혼을 해도, 하지 않아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중요한 건 그 고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채워나가느냐는 것.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나만의 방식으로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


불안하지만 행복하다. 모순된 감정 같지만, 이것이 바로 나의 현재다. 그리고 그는 이 모순된 감정조차 사랑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살아있음의 증거니까.


나의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결혼이라는 장을 쓸지, 쓰지 않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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