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꽤 괜찮은 날
매우 신나는 월요일이었다.
휴가로 인한 밀착 육아가 끝났고,
간절히 기다리던 혼자만의 시간이 드디어 찾아왔으니까.
무얼 할까 고민 끝에
1. 미술관 가기 (예술의 전당 or 더현대 서울)
2. mcrn 팝업스토어 들르기
두 가지를 계획했다.
원래는 차 없이 다니려 했지만,
일요일부터 심상치 않게 째려보던 햇볕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차를 몰기로 했다.
예술의 전당은 월요일 휴관,
더현대 서울은 시간이 많은 목요일로 미루기로.
그럼 남은 건 mcrn 팝업스토어!
설레는 마음으로 검색해 보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진행 중이었다!
기쁜 마음으로 운동하고, 집안일 조금 하고, 바로 출발했다.
그런데 —
도착한 현대백화점은 휴무였다.
예술의 전당 휴관일은 체크하면서
백화점 휴점일은 어쩌다 놓쳤을까.
잠깐, 속상했다.
동시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예전 같았으면 “왜 제대로 확인 안 했어”라며
자신에게 화살을 꽂았을 텐데,
오늘 나는 그러지 않았다.
사고 싶던 휴대폰 줄은 못 샀지만 얻은 게 더 컸다.
1. ‘나’를 위해 시간을 내고 시도한 것.
그 자체로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2. 운전하며 본 아름다운 풍경들.
그 길 위에서의 풍경은 작은 위로처럼 마음에 스며들었다.
나는 생각을 바꾸거나, 마음을 억지로 다스리는 게
진심이 아니라고 여겨왔다.
그건 그냥 ‘부정의 회피’ 같다고.
그런데 오늘의 나는 그게 아니었다.
결과보다 ‘과정’을 바라봤고
아쉬움보다 ‘좋았던 점’을 곱씹기로 다짐한 것.
그 다짐 하나로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질 줄은 몰랐다.
밤이 되어 몸이 살짝 아프고 열도 올랐지만
그럼에도
오늘 나를 위해 시간을 쏟은 ‘나’가
참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행복했네,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