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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아 Jan 22. 2024

카페이름 철학관에 가서 물어볼까?

좋은 카페 상호란?

  




개인카페를 준비할 때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고민하는 게 있다.

바로 커다란 간판에 들어갈 카페 상호와 문을 열고 들어오면 펼쳐지는

매장의 분위기일(인테리어 컨셉) 것이다.

카페라는 동화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고객들에게 들려주는 첫 이야기나 다름없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 제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사실 사장이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는다.

카페이름과 컨셉을 통해 그동안 내가 준비한 것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야기보따리 풀고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프랜차이즈의 큰 장점이 무엇이냐?

바로 브랜드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받아서 간판을 걸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컨셉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된다.


누구나 알고 있는 동화를 고객들에게 들려주는 셈이다.

그래서 동화를 읽었을 때 ‘해피앤딩’ ‘세드엔딩’인지 손님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그저 손님들은 취양에 맞는 동화책을 선택할 뿐이다.  

   

“누구와 누구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개인카페는 전혀 다르다.

그 누구도 모르는 창작 동화를 청중인 손님들에게 재미나게 들려주어야 한다.

첫 장부터 재미가 없으면 동화책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긴 쉽지 않다.

동화 속 수많은 내용 중 그 시작이 상호와 매장의 컨셉을 정하는 일인 것이다.

부디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어리둥절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는 카페이름.

즉 상호를 정할 때는 정답은 없다.

요즘 개인카페들은 카페가 위치한 번지 혹은 주소를 내걸기도 한다.

‘카페 123, 카페 00동’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 얼마나 심플하고 걱정 없는 선택이냐 말이다.

아마도 택배 또는 우편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정말 반가웠을 유행이 아닐까 싶다.   

  

또는 매장의 특색을 상호에 넣기도 한다.

검은색을 좋아해서 ‘카페흑백’

또는 이집트 물건을 좋아해서 ‘카페 이집트’처럼 말이다.


상호가 짧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고 길다고 해서 나쁜 것도 아니다.

영어라서 좋은 것도 아니고 한글이라서 좋은 것도 아니다.     

나는 발음하기도 힘든 8글자의 카페가 핫플이 되는 모습을 보고,

상호는 큰 의미가 없다는 마음을 굳혔다.


손님들은 어떤 매장이든 갈 이유가 충분하다면 10 글자던 20 글자던 상관없다.

상호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부르기 쉽게 줄여서 불러줄 테니까 말이다.

프랜차이즈를 예로 들면 ‘스타벅스는 스벅’ ‘투썸플레이스는 투썸처럼’ 말이다.

그래도 상호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몇 가지가 있다.

     

1. 가능하면 어려운 발음은 피해라.

고객들에게 입소문이 나고 손가락 소문이 나면 이런 말이 무색하긴 하다.

그래도 이왕이면 어려운 발음은 피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발음하기 쉽고 소리 내기 쉬운 상호가 입에 잘 붙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2. 상호를 결정했다면 꼭 인터넷에 동명의 카페를 검색해 보아라.

내가 야심 차게 준비해서 생각해 낸 카페 이름이 알고 보니 다른 지역 유명 카페라면 어떨까?

자연스럽게 검색창 혹은 SNS에서 신생카페인 내 매장보다 이미 다른 지역의

동명의 카페가 더 상위노출이 될 수 있다.

이점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상호를 결정할 때 몇 가지 후보를 두고 인터넷 검색창에 검색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나 훗날 인터넷으로 카페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팔고 싶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

이 작업은 꼭 해보았으면 좋겠다.  

   

사람의 이름에도 유행이 있다.

이처럼 카페 이름에도 유행이 있다.

그 와중에 사람이름이나 카페 이름이나 꼭 유행을 거슬러 혼자 빛나는 이름들이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기억에 남는 이름이 가장 좋은 카페 이름일 것이다.     


그런데 그래도 잘 모르겠다는 사장님도 있을 것이다.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예비 사장님이 있다면,

철학관에 방문해서 카페이름을 물어보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닐지도 모른다.

(웃자고 하는 소리이다.)     


이제 컨셉에 대해서 말해보겠다.

이전 ‘카페 이래도 할래?’에서도 다뤘던 주제이다.

'컨셉 전쟁'이라는 글에 덧붙이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다.


카페를 오픈할 때 컨셉을 어떤 방향으로 잡을 것인지는 굉장히 큰 문제이다.

컨셉에 대한 답이 풀려야만 인테리어의 방향성이 잡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는 곧 돈으로 연관되어 있기에 컨셉은 굉장히 중요하다.

인테리어 시공 비용으로 한번.

그리고 향후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돈으로 한번.


내가 생각하는 컨셉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명확한 컨셉이 없을 때 실마리를 풀어가는 방법이 있다.

바로 타깃층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내 매장에 오게 하는 주 고객을 누구로 생각하느냐 질문을 던져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것은 상권을 분석하고 나서 하면 좋다.

연습장을 하나 꺼내어 펜으로 글씨를 써보자.

이 얼마나 오랜만에 잡아보는 펜인가!   

  

여성 또는 남성? 더 나아가 아이?

보통은 여성일 것이다.

여성을 만족시켜야 남성고객과 더불어 아이들도 따라온다고 보기에 보편적으로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여성을 선택했다면,

어떤 여성인지 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여기서 참고해야 할 것은 힘들게 계약한 상가의 위치도 참고 하면 좋다.

대학교 근처라면 여대생이 주된 타깃이 된다.

초등학교 근처라면 아이를 등교시키는 엄마들이 주된 타깃이다.

회사 근처라면 답은 뻔하다.

커리어우먼이 주된 타깃이다.  

   

이에 맞춰서 컨셉을 잡아 나가면 된다.

컨셉을 잡게 되면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메뉴 나아가 포장용기 하나까지도

일맥상통하게 된다.      

한마디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여기저기 흩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 곳으로 모인다는 소리이다.

바로 고객의 눈과 귀 그리고 입으로 말이다.

그리고 입과(오프라인) 손으로(온라인) 널리 퍼져나가는 전래동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아차,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권도 분명 존재한다.

그때부터는 어떤 손님이 내 카페에 오게 할 것인지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한다.

커피에 심혈을 기울여서 마니아층의 걸음을 오게 할 것인지.

이색적인 디저트로 전국에 빵순이 빵돌이의 발걸음을 내 매장으로 돌릴 것인지 말이다.     

절대 쉬운 작업은 아니다.

그런데 두루뭉술하게 어떤 컨셉이 좋지?라고 생각하면 답은 나오지 않는다.

제자리걸음만 할 뿐이고 진전이 없을 수 있다.

그러다가 ‘그냥 대충 빨리 오픈이나 하자.'라는 생각에 인테리어 업자 말에 휘둘리고 주변 말에 휘둘려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없는 컨셉의 카페가 완성이 된다.

평범하기도 하고 난해한 그저 그런 카페말이다.


질문에 꼬리를 물어가다 보면 하나씩 정답이 나올 것이다.

간단한 예를 보여주겠다.   

  

*남성 - 30대~40대 - 경제 - 정치 - 종이신문 - 우드톤 인테리어 - 메뉴간소화 - 흡연실 - 라이터 컬렉션 혹은 세계 담배 컬렉션

(한국 성인의 흡연율은 2021년 기준 19.3%이다.

흡연율은 남자 31.3%, 여자 6.9%로 성별 차이가 매우 크다.- 출처: 국가지표체계)   

  

*여성 - 30대~40대 - 육아 - 좌식 -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는 조명 - 육아용품 -디저트 - 육아맘 모임 - 비밀유지 - 시크릿 공간 대여   

  

현재 대한민국은 흡연율이 줄고 매장에서 흡연 가능한 매장도 이제 거의 없지만,

예를 들기 위해 컨셉을 잡아보았다.

이처럼 큰 카테고리에서 점점 좁혀가면서 매장의 컨셉을 잡아 볼 수 있다.

이것은 예시일 뿐이니 크게 신경 안 써도 된다.    

 

그리고 손님이 매장에 방문해서 찍는 SNS용 사진을 무시할 수가 없다.

인테리어가 안된다면, 메뉴로 메뉴가 안된다면,

사장의 친절함으로 사장도 친절함도 안된다면 뭐라도 생각보길 바란다.

그 무엇은 깊은 고민이 동반되어야 한다.     


손님이 내 매장에서 방문했다가 돌아갈 때는 흔적을 남길만한 무언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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