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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달리 May 15. 2022

아기 고양이 탐색전

ep.4 서로를 알아가는 설렘


고양이에 대해 알고 싶은 것너무 많았고 아기라서 더 조심스러웠기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참고하면서 《고양이 공부》와 《캣 센스》라는 두 권의 책을 사서 학습을 시작했다. 《고양이 공부》는 수의사 선생님이 쉽게 읽히도록 쓴 백과사전이자 잡지 같은 책이고 《캣 센스》는 인류 동물학자가 쓴, 마쯤 읽다 보면 잠이 오는 고양이 역사서 겸 인문학서다. 먼저 이 책에 실린 위인들의 고양이 찬양에 고개를 끄덕다.


어떤 사람이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그 사실만으로 나는 그의 친구이자 동료다.
- 마크 트웨인 -


무엇보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책에서는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꼬리를 흔들고, 기분 나쁠 때도 꼬리를 흔든다고 되어 있었다. 어쩌란 말인가? 처음엔 정말이지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분 단위로 기분이 바뀌는 고양이란 말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그 미묘한 차이를 알게 되었다. 기분이 좋을 때는 리듬체조 선수의 리본처럼 살랑거리고 나쁠 때는 고약한 영감님이 휘두르는 지팡이 같은 움직임이다. 재미있는 놀이에 집중할 때는 휙휙 거리고 무언가 탐탁지 않을 때는 홱홱 돌린다. 사람의 웃음에도 오만가지 감정이 담겨 있는 것처럼 고양이 꼬리도 마찬가지였다.




고양이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평화와 여유를 즐긴다. 인간들처럼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쩔쩔매지 않는다. 고양이가 빨리 움직이는 때는 하루에 한 시간 내외로 잠깐의 우다다 시간, 그리고 집사와 장난감을 갖고 사냥놀이를 하는 시간이다. 그 외의 시간에는 평화롭게 명상 내지는 멍상을 즐긴다.



고양이가 갖는 특징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걸 꼽자면 상자를 좋아한다는 것, 그 외에는 사람들의 개성만큼이나 개묘차가 크다. 그럼에도 일반화를 해 보자면 고양이는 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자존감이  호기심이 대단히 많다. 너무 붙어있는 건 싫어하지만 늘 근처에서 머문다. 그러다 가까이 다가가면 그만큼 멀어진다.


장난감에 몰입하는 고양이는 경이롭다. 묘류역사상 야생고양이가 집고양이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냥 본능이 살아 있다. 장난감 사냥도 고양이에게는 생존의 문제여서 무섭게 집중하고, 아무리 아기지만 본데없이 함부로 덤비지 않는다. 먼저 대상을 관찰하고 힘을 모으고 최적의 순간에 힘찬 도약으로 사냥감을 덮친다. 흔히 이런 순간을 발사된다고 표현하는데, 엉덩이를 씰룩씰룩하다가 말 그대로 피융- 하고 날아간다.




아기 고양이 시절은 빠르게 지나간다. 생후 4개월이면 고양이로 살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거의 습득한다. 5개월 정도부터는 우당탕탕 캣초딩 시기가 도래하는데, 인간으로 치면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정도의 흥분 상태라고 보면 된다. 쿠키도 요란한 청소년기를 보냈지만 말썽 한 번 피우지 않고 큰 병치레도 없이 의젓한 냥이로 자라주어 고마운 마음이다.




Cover Photo :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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