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8 - 인생 136일 차
딸이 출산 후 빠른 회복과 육아를 위한 체력을 키워야 하니 운동 해야겠다고 해서 운동하러 가는 시간에 찰떡이를 봐주기로 했습니다.
며칠 전, 딸은 수유 후 찰떡이가 잠든 사이에 운동을 다녀와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딸이 운동 가는 시간에 맞춰 딸 집으로 가보니 찰떡이가 자고 있었습니다. 딸은 찰떡이에게 완모(완전히 모유만 먹이는) 중입니다. 평소에 남는 모유를 짜 냉동실에 얼려 비상시에 사용하려 넣어두었기에 찰떡이가 깨면 그것을 젖병에 담아 먹여 보기로 했습니다.
딸이 운동 갈 시간 즈음 찰떡이가 잠에서 깼습니다. 딸은 잠에서 깬 찰떡이가 엄마를 보면 울까 봐 조용히 집에서 나갔고 나는 찰떡이에게 여러 가지 장난감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던 찰떡이는 두리번거리며 엄마를 찾는 듯했습니다. 하긴 잠에서 깨면 엄마가 "찰떡아" 하며 웃는 얼굴로 안아 줬는데 이번엔 엄마가 아닌 할머니가 있었으니 좀 이상했나 봅니다. 엄마와 있을 땐 활짝 잘 웃던 찰떡이 얼굴엔 옅은 미소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잠에서 깨 조금 시간이 흐르고 기저귀를 갈아준 다음 모유를 젖병에 담아 찰떡이에게 먹여 보았습니다.
찰떡이가 젖병을 빨지 않고 뱉어내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배가 고픈 찰떡이는 엄마와 눈 맞추며 먹던 모유가 아닌 젖병의 질감이 싫은 모양입니다. 찰떡이를 안아 어르고 달래도 찰떡이의 울음은 멈추질 않았습니다. 울다가 지쳐 병이라도 날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큰딸에게 전화 해 바로 오도록 했습니다. 큰딸이 와서 "찰떡아!" 하고 부르니 찰떡이는 울음을 멈췄습니다. 그런데 찰떡이가 눈을 맞추지 않고 엄마를 쳐다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배가 고픈 찰떡이에게 딸은 모유 수유부터 했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눈을 마주 보며 엄마 젖을 먹던 찰떡이가 엄마를 쳐다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찰떡이가 삐친 모양입니다. "요렇게 어린 녀석이 삐친다고?" 딸과 나는 마주 보며 어이없어 웃었습니다. 수유를 마친 찰떡이를 받아 안고 트림을 시키는 중에도 찰떡이는 엄마를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그 후 찰떡이는 1시간 20분 동안 삐쳐서 엄마를 보고 웃지도 않다가 서서히 마음이 풀려 딸이 "찰떡아!" 하고 부르니 배시시 웃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껌딱지는 유전일까요? 큰딸도 낯가림이 있었습니다. 작은 도시에 있던 남편 회사 근처에 살던 우리는 집에서 돌잔치를 했습니다. 남편 회사 동료들이 큰딸을 업고 있던 내 뒤에서 "네가 오늘의 주인공이구나?" 하며 큰딸의 이름만 불러도 울며 낯가림 했었습니다.
자기의 어릴 적 이야기를 알고 있는 큰딸은 "나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낯가림인가?" 하며 1시간 20분이 지나 화가 풀려 환하게 웃는 찰떡이를 들어 안으며 "찰떡아, 엄마 다녀올 거라고 미리 얘기했었잖아. 엄마 이렇게 왔지?" 하며 찰떡이의 낯가림이 빨리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찰떡이를 꼬옥 안아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