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후반 회사를 그만두면서 실질적으로 은퇴의 수순을 밟고 이제 직장생활은 할 수 없겠구나 생각하며 지내던 3년 전 어느 날, 딸아이가 브런치 앱을 알려주었습니다.
"엄마, 꼭 작가가 안되어도 회원가입하고 다른 작가의 글을 읽을 수 있으니 들어가서 읽어보세요!"라는 얘기에 회원가입을 하고 몇몇 작가들의 글을 읽어보다 자신감을 잃고 또 잊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어느 날, 딸아이는 "엄마, 가족들에게 이야기한다 생각하고 그냥 써봐요.!" 라며 또 한 번 브런치스토리를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한 번 해볼까? 하며 휴대폰에 깔아 둔 브런치 앱을 통해 작가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며칠 뒤 메일로 브런치작가가 되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가족들에게 소식을 알리니 모두 '이작가님!' 하며 불러대는데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쑥스럽고 간지럽고 민망하고 "작가는 무슨! 민망하다!" 하면서도 기분 좋았습니다.
새로운 직함이 생긴 것 같은 뿌듯함.
평상시 우스개 소리를 잘하는 남편은 "여보! 이작가야? 이자카야?" 하며 좋다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였습니다.
작은딸은 쓰던 노트북을, 남편은 방 한쪽에 책상을 놔주며 응원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글을 써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가슴이 답답해져 갔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내 마음 가는 대로 쓰고 싶은 대로 글을 올리던 중.
성당 주보에 광고가 되어 있는 '서강대 출간작가 양성과정'을 보게 되었습니다.
글 쓰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신청하게 되었고 POD출간 방식을 통해 책을 출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그동안 브런치스토리에 올렸던 글을 수정해서 용감하게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가족들이 소장할 수 있는 책을 만들자는 소박한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환갑을 기념하는 가족들의 식사자리에서 가족들은 책 출간을 함께 축하해 주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작가님, 이제부터 편집 없이 하고 싶은 대로 쓰세요. 당신의 인생 2막을 응원합니다.'
라는 플래카드와 함께.
언제나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는 가족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이 물 밀듯 밀려왔습니다.
조용하게 간직하고 있던 작은 꿈을 조심스럽게 열어봅니다.
특별하지도 않고 전문적이지도 않지만 우리 가족의 소소한 이야기를 쓰며 가족 간 소통의 공간도 되는 브런치 스토리를 알게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바쁜 일상 속 글쓰기는 약간의 긴장감을 주지만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나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상기된 마음으로 수줍음 가득 노트북을 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