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대학원을 다시 다니기로 한 뒤, 나는 2주 동안의 겨울 방학을 만끽하고 있었다. 대학원을 다닐까 말까 고민했던 것을 잊기 위해 이전보다 더 치열하게 놀았다. 조금 있으면 석사 논문을 써야 하긴 했지만, '내일 할 고민은 내일 해야지'라는 보상심리가 발동해서 금방 잊어버렸다.
나는 겨울 방학 동안 늘 하던 게임을 또 하고,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으러 가고, 교회 수련회도 다녀오는 등,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회복하며 보냈다. 겨울방학 동안 알차게 쉬었으니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생전 처음 듣는 낯선 병이 내 생각을 깨뜨리고 말았다.
평화로이 보내던 겨울방학 마지막 주, 나는 교회 연락망을 통해 '우리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으니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를 받아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하루아침에 잘 다니고 있던 교회 문을 닫는 모습을 보면서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다.
보건 당국과 교회에 협조하는 마음으로 우리 가족 모두 PCR 검사를 받았다. 나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다음 날 아침에 음성 판정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렇지만 나는 그날 오후에 코로나19 양성이 나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당시엔 코로나19 극초기였기 때문에 양성 판정이 나오면 전화로 통보받았다.) 그 전화를 받자마자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다. 코로나19가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고, 확실한 치료법도 나와 있지 않았기에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뜬눈으로 하루를 지샌 후, 무거운 마음으로 코로나19 전담병원에 입원하였다.
다행히도 나는 입원한 지 보름 만에 PCR 검사를 2번 통과하였고, 3월 초에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내가 다니던 대학원의 학사 일정이 2주 미뤄졌기 때문에 수월하게 복학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나의 대학원 생활은 작년에 비해 많이 바뀌게 되었다.
나는 석사 3학기를 앞둔 2020년 초, 코로나19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하였다. 사실 이 이야기를 더 자세히 쓰고 싶었지만, 여기서는 다음 글의 초석을 다지는 선에서 매우 간단하게 적었다. 이 시리즈의 본질은 코로나19가 아니라 대학원생 시절의 내 이야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