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의 순간을 마주하는 우리의 이야기
철창은 없었다
쇠사슬도 없었다
다만 그 자리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을 뿐이다
처음엔
누가 나를 앉힌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새
일어날 생각조차 사라졌다
문은 열려 있었지만
문이 있었단 사실마저
오래전에 잊어버렸다
갇혀 있다고 믿었고
붙잡힌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돌아보니
나를 잡고 있던 건
내가 쥔 손이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거절당할까 하는 조심스러움
사랑받지 못할까 하는 막연한 허기
손잡이가 되었고
합리화가 되어
자물쇠를 채웠다
습관은
그 모든 것을
진신처럼 덧칠해 놓았다
그러다 어느 날,
이 문, 밀어도 되는 걸까—
그 생각 하나가
천천히 내 몸을 움직였다
나는 아주 작게
한 발짝 나아갔다
그리고 그제야 알았다
나를 붙잡고 있던 건
단단한 현실이 아니라
익숙하게 만든
상상의 감옥이었다는 것을
"‘보이지 않는 감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종종 외부의 상황이나 타인을 핑계 삼아,
자신의 정체 상태를 정당화하곤 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다릅니다.
우리를 가장 단단히 붙잡고 있는 것은
대부분 우리 자신이 만든 믿음과 감정의 구조입니다.
철창은 없고
쇠사슬도 없는데
우리는 스스로 제자리에 머뭅니다.
왜일까요?
그 자리가
덜 무섭고
덜 상처받고
덜 실패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익숙함은 편안함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때로는 가장 치명적인 감옥이 됩니다.
지금 당신이 머물고 있는 자리가
너무 조용하고, 너무 익숙하고,
그러면서도 이유 없는 답답함이 있다면—
그곳이 감옥이 아닐지 살며시 의심해보세요."
그리고 꼭 기억하세요.
그 문은
늘 당신 손에서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