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엘 Nov 04. 2024

사랑, 미련, 그리고 이별

HYNN, 시든 꽃에 물을 주듯,  

“나 화분 샀어..”


“왜..?”


”그걸 왜 나한테 물어..? “

“너 변했어.. “

“어떻게 잊을 수 있어,,”

“우리의 3주년을..”


“아.. 이제 귀찮다고..”

”매번 그걸 어떻게 챙기냐고.. “


한편에 툭 던져둔 핸드폰이 윙-! 울렸다.

”나 화분 샀어.. “
“왜..? 무슨 일이야? “
“자기야..? “
“내가 갈까?”

“아니야..”
“나 혼자 있고 싶어;..”

“자기야.. 우리 영화 보자! “
“내가 집으로 갈게 “

같은 문장, 다른 반응, 분명 같은 문장인데..


우리의 사랑이 꽃 피었던 그 시절들은 온데간데없었다.


다 잊은 건지, 난 아직 잊지 못했는데..


그렇다. 우리는 이미 많이 달라졌다.

어떤 말도 어떤 것들도 담길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한편에 던져둔 폰에선 끊임없이 이전에 우리의 모습이 되풀이된다.


너무 달라진 서로의 모습에 그저 사랑한다는 말이 헤어지기 두려워 던지는 말이 된 지 오래다.

혹시 이렇게 버티다 보면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지금보다는 괜찮아지지 않을까?

그 희망의 고문이 차라리 끝이라고 말해주길 바라면서도 또다시 이별이 남길 흉터가 두려워 애써 무시한다.


‘그의 사랑은 이미 끝났음에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우리의 부서진 시간임에도..

난 애써 미련이라는 본드로 붙여본다..‘


그럴수록 비참해지는 우리의 사랑의 결말.


곧 울리는 폰엔 선명히 4글자가 찍혔다!


“헤어지자.. “


왜 난 그 문자를 보며, 눈물이 나는 걸까?

아직도 그를 사랑한다고 날 속이는 걸까?


“자기야...”

“그러지 마..”


다시 한글자 한글자 슬픔을 누르며 보냈다.

곧이어 도착한 답장에 숨이 턱 막혀왔다.


“누군가 한 명은 해야 끝나..”

”솔직히 이제 지치고 지겹잖아.. “

“나도 이제 힘들어..”

“사랑 없는 서로를 바라보는 게.. “


너무나 맞는 말의 나열들이 더 아프게 날 짓눌렀다.


”아냐.. “

“우리 돌아갈 수 있어..”

"자기야.."

"이러지 마, 정말.."


단호하게 돌아온 답장은, 나의 마음에 쿵-! 울렸다


“아니..”

“돌이킬 수 없어..”

“우리는..”


그렇게 한강 끝에 다다를 때쯤, 노을이 아름답게 눈부시게 지고 있었다.

그렇게 나의 시선이 닿는 곳엔 시든 한 송이의 꽃이 있었다. 마치 나의 마음처럼..


‘다 잊어버린 듯, 사랑한다고 말했던 수많은 시간 안에 난 갇혀, 네가 없는 빈자리를 붙잡았어..

그런데 이제 끝났다고.. 끝내자고 말하는 너에게

난, 아직도 미련이 남아, 사랑이 아니라는 걸 알아 더 슬퍼..'


난 폰을 열어 두 글자를 꾹꾹 눌러 담았다.


“안 녕..”


그리고 한강 끝에 쭈그려 앉아, 두 글자에 담긴 말을 남겨두기로 했다.

사랑이란 꽃이 졌고, 내 마음도 졌다!
난 언제쯤 널 놓을 수 있을까?
널 원하지만, 난지쳐가..



월, 수, 금, 일 연재
이전 01화 [PICK SONG]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