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16
나는 방구석에서 시나 쓸 테니
나는 방구석에서 시나 쓸 테니
미대 나온 나도 안 열어본 전시회를
국문과 나온 친구가
연다고 초대장이 왔다
뭐 저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렸다나
지인의 전시 소식에
미대 졸업생은 부아가 난다
그래도 갸보다는
내 인생이 쫌 더 뽀대 난다며
어처구니없는 정신승리를 시도는 해봤으나
결국
변변한 작품 하나 없는
한때 미대생은
괜스레 성질이 난다
넌 글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리냐?
나도 뭐
미대 졸업생이지만
시도 쓰긴 한다
물론 변변한 시집 하나 없는 게
옥에 티긴 하지만
뭐 그래 너는
그 잘난 전시회 잘 열어라
나는 방구석에서 시나 쓸 테니
아무도 몰라준다 해도
죽을 때까지 주야장천 써재낄테니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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