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향유' 다음은 무엇인가?

무엇을 꿈꾸며 일하고 있는가?

by 책먹는여우랄라

‘향유로 대박 나자'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공간 대여업은 특별한 상품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 그 자체가 상품이기 때문에 사업자가 특출 난 재간이 있다 해도, 24시간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없다. 더구나 ‘향유’는 공간 특성상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딱 12시간 영업을 하니, 수익의 정점이 타 공간 대여업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사업 특성을 잘 아는 업주들은 보통 3개의 공간을 운영할 때 직장인보다 나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 ‘향유’는 무엇이 목표였을까?

향유 2? 향유 3? 직장인보다 나은 수익을 얻는 것이 목표였을까?

수익면에서는 임대료와 관리비가 빠지고, 얼마의 용돈이 생기는 수준이면 족하다. 수익이 목표는 아니란 뜻이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나만의 공간’을 갖는 것이었다. 수익을 떠나서 향유지기가 오롯이 혼자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었다. 결혼하고 근 20년이 되는 동안 집엔 가족의 공간이 있었을 뿐 나만의 공간이 없었다. 가족의 단란한 식사 공간, 아이들의 놀이 공간, 아이들의 성장을 도울 책 읽고 공부하는 공간을 확보하면서 자연스레 내 공간이 사라졌다.


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순간순간 가장 절실했던 것이 내 공간이었다. 화가 날 때도 잠깐 숨을 고르고 나면 더 여유 있게 대할 수 있고, 내 일도 집안일에 치이지 않고 좀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데, 정작 내 공간은 없었다. 이젠 그런 공간을 갖고 싶다.

동시에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향유’가 쉼이 되고 충전이 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두 번째는 지금껏 나를 돕고 성장시켰던 책을 나의 공간을 통해 다른 이에게도 소개하고 나누고 싶다. 유료 책 모임을 운영하여 책이 가진 에너지를 다른 이에게도 흐르게 하고 싶고 그들의 성장을 독려하고 싶었다.


그럼, ‘향유지기’의 ‘향유’ 다음의 꿈은 무엇일까?

‘향유’를 열고 이끌어가는 모든 과정을 책으로 담고 강연 자료로 만들어 향유지기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보다 쉽고 빠르게 도전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특히 향유지기와 같은 엄마와 여성들을 응원하고 싶다. 무엇을 해도 절대 시간이 부족한 그들에게 보다 빠른 길을 안내하고 싶다.


그리고 수익적인 면에 여유가 생긴다면, 지금의 ‘향유’ 보다 조금 더 큰 규모의 공간을 얻어 책이 중심이 되는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다. 책방이면서 동시에 책 모임과 글쓰기 모임이 이루어지는 공간. 언제든 만나고 싶은 작가들을 섭외해 북 토크를 할 수 있는 공간, 미술이나 음악을 보고 들을 수 있는 공간, 책을 읽다 잠이 드는 북 스테이까지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을 꿈꿔 본다.


그래서 향유지기는 이 번 달부터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아직은 미약하다. 인원도 적다.

하지만, 늘 처음은 미약하다.

잘하고.

잘 버티자.

미래를 향한 지금의 나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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