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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집 May 11. 2024

시댁에 ‘이것’을 선물해 보세요

첫 손주를 본 후, 더 잦은 만남을 원하셨다. 우리 집에 오시고 댁에 오길 원하셨다. 남편이 매일 영상통화 하는 것도 불편했다. 꽤나 섬세한 감성의 나의 삶에 다른 이들과 함께하게 되는 것에 있어 모든 것이 불편할 수밖에. 하지만 손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행동을 막을 수는 없다고 여겼다. 대신 다른 전략을 짰다. 오히려 선물을 주는 것이다.


그 선물은 바로 '감사와 칭찬의 말'이다.


예를 들면 손주가 보고 싶어 우리 집 방문했을 때, 이런 말을 한다.

'오신 덕에 잠깐이라도 집안일할 수 있었어요'

'아이를 점점 잘 보시는 거 같아요'

며느리에게 도움도 주고 육아도 잘하는 분들이 되셔서 남편혼자 아이를 데리고 주말에 한 번은 시댁에서 놀고 온다. 남편은 시엄마아빠께 맡기고 가끔 pc방에 가는 듯하다. (속닥속닥)


우리 어머니는 요리를 하면 꼭 우리 집에도 주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런 말을 했다.

'덕분에 건강한 집밥을 먹어요'

'제 입맛에 딱이에요'

그 결과, 지금은 주말마다 일주일치 반찬과 국은 거뜬하게 만들어 보낸다. 심지어 직접 오시지 않고 보내시기만 한다. 나는 요리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이라 이런 어머님이 참 감사하다.


어머니의 물김치


여기서 포인트는 시부모님의 사소한 행동에도 말로써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소소한 것에 존재가치를 느끼는 것은 사람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 이것이 반복되다 보니 결국 서로를 위해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이가 되었고, 나는 어딜 가나 시어머니 자랑하기 바쁘다. 심지어 처음엔 진심이 없는 말일지라도.


단점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장점은 직접 발견하고 찾아봐야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상황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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