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는 안 될 메신저,아이스톡
아침에 오면 로그인의 연속
연이는 아침에 행정실을 들어오자마자 창가 쪽 블라인드를 하나를 반만 올려 행정실의 어둠의 빛을 옅게 했다. 이내 연이의 자리로 걸어가 가방을 의자에 걸고는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눌렀다. 그 사이 실장님 자리 쪽으로 빠져 나머지 블라인드를 처음 반만 올린 블라인드와 동일하게 올려 행정실의 어둠을 몰아냈다. 종이컵에 커피믹스를 타서 자리로 돌아오니 쿨메신저는 자동 로그인이 되었고 조금 있으면 아이스메신저가 팝업창 뾰잉 떠있었다. 아이디, 비번을 치고 로그인하고 업무포털을 인증서를 클릭하여 비번을 치고 로그인을 했다. 이어 농협을 들어가서 인증서 찍고 비번을 치고 로그인을 하여 밤새 학교로 들어온 돈이 없나 살폈다. 그렇게 학교 행정실 업무를 할 준비를 마치니 8시 30분이 되었다. 10분 뒤면 모두 행정실 각자의 자리를 메워 오늘의 행정실이 돌아간다.
쿨메신저는 행정실에 문의사항이나 요청사항을 쪽지나 대화창을 사용하여 알리는 학교 내 교직원용 메신저이고, 아이스메신저는 학교 밖 인천광역시 내 교직원용 메신저였다. 접수공문이나 게시공문 말고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에서 빠르게 확인할 사항이 있으면 이 메신저를 통해 쪽지로 오거나 대화창이 열어 빠르게 진행되기도 했다.
동시에 학교 밖에 있는 동기나 선배를 통해 행정실 업무를 배울 수 있는 장이기도 했다. 업무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업무질의를 할 수 있는 귀중한 메신저였다.
연이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이 주무관님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일이기는 했으나 언제까지 이 주무관님에게 의지할 수 없고, 그분 역시 △△초등학교에서 업무를 하느라 바쁜 경우 대답을 해줄 수 없기에 동기들에게 연락하기 위해 자주 대화창을 열었다.
연이는 1월에 발령이 났지만, 작년 10월에 발령 난 동기들은 아주 기본적인 업무, 자잘한 잡무, 업무스킬들을 이미 3개월간 익혔다. 하지만 그들의 도움에는 한계가 있었다. 조금은 받을 수 있었지만, 학교마다 처리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스스로 겪고 깨져가며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야 하는 것들이 산재해 있었다.
쉼 없이 드나드는 사람들
연이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사회복무요원과 아침에 청소를 했다. 항상 청소기 총은 연이가 잡았고, 사회복무요원은 연이가 먼저 청소기가 지나간 자리를 꼼꼼히 밀었다. 주중에 커피인지 물인지 바닥에 떨어져서 사람들이 드나들며 따라온 먼지가 묻어 깜장 얼룩이 곳곳에 상당히 많았다. 그걸 없애려는지 사회복무요원의 팔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인쇄실에 시설주무관님에게 빌려온 긁개로 그것을 긁기도 했다.
행정실에 드나드는 인원은 상당히 많았다. 강당 키를 받으러 오는 학생들도 있었고, 분실물 때문에 울며 들어온 학생도 있었다. 여러 회사 택배기사는 거의 하루에 한 번은 왔고, 학생들 교재교구 구입 건으로 행정실을 찾아오거나 현장체험활동 관련 선생들 역시 자주 방문했다. 검정고시를 보는 날이나 서류 준비를 위해 필요한 서류 발급받으러 오는 민원인들도 행정실로 올라오는 경사가 있는 학교임에도 행정실 문을 자주 열었다.
연이는 점심을 먹고 머리가 돌지 않아 잠시 화장실에 가기 위해 행정실을 벗어났다. 행정실에서 바라본 창문 너머 운동장은 햇살이 비춰 따뜻할 것 같았으나 막상 밖으로 나오니 1월의 햇살은 한기를 이기지 못하고 열기를 빼앗겨 버렸다. 마른 앙상한 나뭇가지의 회색빛과 그 밑에 쭉 화단의 경계를 만들어 심은 회양목과 소나무의 푸른빛이 엇박자 놓인 계절임을 실감했다. 연이의 발길은 5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행정실로 향했다.
아이스 메신저, 5년 후 아이스톡
2016년 12월부터 아이스메신저가 종료가 되고 카카오톡의 인기 상승과 연관성은 있는지 모르지만 아이스톡으로 전환되면서 초기에는 어떤 프로그램에나 있는 버그가 있었으나 5년 후 연이가 근무하는 환경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메신저가 되었다. 5년 후에는 행정실의 하루의 시작은 변함없이 로그인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