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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Mar 25. 2022

자연이 요리해준 최고의 간식

원칙 2: 울트라 가공식품 NO!

"휴...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네." 수업 1분 전 교실에 도착한 지영이는 헐떡 거리는 숨을 가다듬고 조용히 교실 의자에 앉았다. 오늘은 두시까지 수업이 있는 날이다.

첫 수업은 어떻게 잘 들었지만, 쉬는 시간이 되기가 무섭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린다. 분명 아침에 시리얼을 먹고 왔는데 얼마나 지났다고 또 배가 고프다니. 지영이는 친구와 급히 학교 지하 편의점에 내려갔다. 그리고는 재빨리 커피우유와 다이어트 도넛을 사 입에 마구 넣는다.


재욱이는 숙취가 여전히 남아있는지 비몽사몽한 정신을 부여잡고, 지하철을 탔다. 30분이 흘렀을까. 어느새 회사에 도착한 재욱이는 회사 앞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제 한 병을 들이켜고, 쓰린 속을 부여잡으며 사무실로 올라갔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가 흐르자 이번에는 주린 배가 말썽이다. "꼬르륵 -" 민망한 재욱이는 회사에 구비된 간식 바구니로 향했다. '짠 게 당기니까... 매운 감자칩을 먹어야지' 점심에 해장할 생각을 하며, 재욱이는 과자 한 움큼 입에 털어 넣고 오전을 버티고 있다.


대학생인 지영이는 고등학교 때와 다르게 스케줄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배고플 때마다 어디에서나 빠르고 간편하게 먹는 간식을 더 많이 찾게 되는 것 같다. 아침은 시리얼을 종종 먹고 나오지만, 학교 공부를 하다 보면 금방 허기질 때가 많다. 그때마다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편의점이었다.

재욱이도 마찬가지였다. 아침을 매번 거르며 빈 속으로 출근하는 재욱이에게 어느새부터 엔가 편의점 간식과 회사 과자들은 그의 오전 허기를 달래는 아침이자 간식이 되었다.


간식은 식사 사이에 지속적으로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고, 허기를 달래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영이와 재욱이 뿐 아니라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에게도 간식은 일상에서 꼭 필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주로 어떤 간식을 먹나요?

먼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기에 앞서 다른 질문을 하고자 한다.

다음은 편의점에서나 마트에서 쉽게 눈에 띄는 몇 가지 간식들의 예시이다 (일부 아닌 것도 있다).

이 간식들은 여러 기준으로 다양하게 묶어 볼 수 있겠지만, 네 가지 그룹으로 묶일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묶을 것인가? (각 제품은 한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생각한다)

바나나부터 시계방향: 플레인요거트, 견과류 바, 꿀, 감자 과자, 딸기맛 요거트, 젤리, 삶은 달걀, 견과류, 통곡물 도넛,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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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 정도에 따라 나눌 수 있어요

사실 이 간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주관적 기준에서 건강한 간식과 그렇지 않은 간식으로 나눴을지도 모른다. 또 어떤 사람은 맛 별로 달콤한가, 짭짤한가, 고소한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모두 다 정답이지만, 이번 화에서는 조금 특별한 기준으로 나눠 보고자 한다.


노바 시스템

그 기준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우리는 한 브라질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노바 시스템)를 주목해야 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먹는 음식들은 '가공의 정도'에 따라 네 가지 그룹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그룹 1: 비가공 식품 & 가공을 최소화한 식품

그룹 1은 자연 식재료로 가공과정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식품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생/말린 과일, 야채, 견과류, 고기, 우유, 그리고 '일부 플레인요거트'가 있다. 다른 것을 넣지 않고, 그 자체를 얼리기, 말리기, 즙 내기, 부수기, 멸균시키기, 진공 패키징 하기, 비알코올 발효하기 한 것들이 포함된다.

그룹 1


그룹 2: 요리 재료 식품 - 그룹 1에서 추출했거나 정제함

두 번째 그룹은 요리 재료들이 보통 해당되는데, 시즈닝 혹은 간을 하는 데 사용되는 천연 재료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그룹 1인 천연식품에서 압착, 정제, 원심력 등으로 얻어진 것들으로, 식물에서 압착한 식물성 기름이라던지, 우유에서 얻은 버터라던지, 비트와 사탕수수의 설탕, 벌집에서 얻은 꿀, 바닷물에서 정제한 소금, 그 밖에 식초, 베이킹 소다 등이 해당된다.

그룹 2


그룹 3: 가공 식품 - '그룹 1과 2로만 만든' 음식, 집밥 & 레스토랑 음식

그룹 1을 주요 식재료로 해서, 그룹 2로 조리/가공한 모든 음식들을 말한다. 집이나 레스토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 식재료로만 조리한 음식이 해당된다. 보존 기간이 길어지게 만드는 캔이나 병 가공 방법은 그 방법 자체로만 보면 그룹 3에 해당된다.

대표적인 예로 집밥뿐 아니라 패키지 안 된 갓 구운 빵, 천연치즈, 수제 훈연한 고기와 생선, 설탕과 소금 간을 한 견과류, 캔이나 보틀에 담아 절인 야채 등이 포함된다.

그룹 3


그룹 4: 울트라 가공식품 - 화학/공정기술을 통해 재료들을 조합해서 만듦

그룹 4에 해당하는 음식들은 먼저 전체 음식을 분절로 나뉘어서, 특정 목적에 맞는 식품을 만들기 위해, 음식의 성분들을 개별화시키고 재조합해서 만든 음식들을 의미한다. 특정 목적이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맛 성분의 조합일 수도 있고, 질감의 증진일 수도 있으며, 유통기한을 늘리는 것과 같이 다양하다. 그 어떤 합성보존제, 인공 감미료, 인공색소, 향미 증진제, 에스테르 오일 등이 사용되었다면 이것은 울트라 가공식품에 해당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예시로는 마트나 편의점에서 파는 포장된 제품인 라면, 과자, 디저트류 대부분이 해당된다.

쉽게 판별할 수 있는 팁은 두 가지 질문을 물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패키지를 뒤 원재료명을 유심히 보고 이 질문에 답해보자.

1) 우리 집에 있는 재료들인?

2) 내가 재료만 구하면 집에서 만들어 볼 수 있는가?

만약 둘 중 하나라도 NO 라면 당신이 들고 있는 것은 울트라 가공식품이다.

(주의: 패키징 된 상품일 지라도, 원재료가 그룹 1과 2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그룹 3에 해당한다)


울트라 가공식품이 그래서 나쁜가요?

1) 울트라 가공식품(그룹 4)은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한다.

미국 국립 보권원(NIH)에서 진행된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이 있었다. 연구진들은 참가자들에게 한 번은 그룹 1의 음식만을 주었고, 며칠 뒤 다시 그룹 4의 음식만을 주었다. 연구진들은 참가자들에게 원하는 만큼 알아서 그 양을 정해 먹도록 했다. 주목할 점은 그룹 1과 그룹 4 음식이 가공의 정도를 제외하고는 칼로리,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설탕, 나트륨, 식이섬유 면에서는 동일한 비율로 맞췄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참가자들이 그룹 1의 음식을 먹었을 때보다 그룹 4의 음식을 먹었을 때 500 칼로리 더 섭취한 것이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울트라 가공식품은 그룹 1,2,3의 음식과는 다르게 우리 소화 기관에서 흡수율이 다르고, 포만감을 덜 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2) 자연이 만든 식재료(그룹 1)는 우리에게 더 많은 유익을 준다

울트라 가공식품은 모든 성분을 개별화시켜서 원하는 것들만 뽑아 하나의 식품으로 완성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때때로 울트라 가공식품에 첨가된 재료들 중에는 우리 몸에 좋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비타민/미네랄 강화'된 시리얼이라던지, '고식이섬유가 첨가'된 도넛 등이 그러하다. 물론 이것들을 첨가하지 않았으면 소비자가 얻지 못할 영양소겠지만, 사실 이런 영양성분은 '강화, ' '첨가' 식품들보다 그룹 1 식재료에서 더 풍부하게 얻어질 수 있는 것들이다.

<사과 100 그람 VS 비타민 C 영양제>

비타민 C의 기능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해로운 산화물질을 제거해주는 항산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타민 C는 사과 100g과 비타민 C 영양제 중 어떤 것이 훨씬 많을까?

정답은 비타민 C 영양제이다. 사과 100g에는 비타민 C가 5.7mg가 있는 반면, 비타민 C 영양제에는 1,500mg 정도의 엄청난 비타민 C가 있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다른 것이다. 사과의 비타민 C의 항산화 효과는 사과가 비타민 영양제 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 이유는 사과에 들어있는 비타민 C 이외의 수천 가지 파이토케미컬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과에는 사람들이 아직 발견하지도 못한 엄청나게 다양한 파이토케미컬(식물에만 있는 물질들)이 있고, 이것들이 우리 몸에 이로운 작용들을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또한 비타민 C는 개별적으로 존재할 때보다 파이토케미컬에 둘러 쌓였을 때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간식을 먹어야 할까요?

건강한 간식은 바로 자연이 만든 간식이다. 부족한 영양분, 비타민, 미네랄은 그룹 1과 2를 활용한 간식들만으로 충분히 채워질 뿐 아니라, 우리가 아직 설명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이로운 효과를 줄 수 있다.


원칙 2: 자연이 만들어준 재료

따라서 균형 잡힌 식단과 몸을 위해서 간식으로 그룹 1,2,3을 선택한다면 우리에게 영양적으로나 오랜 포만감을 준다는 점에서 훨씬 좋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적으로 울트라 가공식품을 우리 삶에서 전부 제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울트라 가공식품들이 주는 편리함은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공식품에 대한 이해는 모두가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 울트라 가공식품 섭취가 우리 몸에 줄 영향들을 이해하고, 그 빈도수를 조절하게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앞서 말한 대로, 그룹 4에 있는 식품들 중에서도 더 나은 선택지들이 항상 존재한다. 그것은 포장지 뒤에 있는 원재료명들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단순한 원재료만 구성되어 있을수록 그리고, 어지러운 재료들이 보이지 않을수록 우리는 그것이 더 나은 선택임을 직감할 수 있다.

재료도 못 구하겠고, 집에서 만들 수도 없을 식품이라면 바로 이런 것?
같은 감자 과자이지만, 우리가 아는 재료들이 많이 보인다!

이번 화에서는 가공 정도에 따라 음식을 나눠보았고, 울트라 가공식품과 자연에서 나온 식품을 비교하여 장단점을 살펴보았다. 울트라 가공식품의 가장 큰 장점이 간편성이라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그룹 1,2,3의 간식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이번 2주 차는 원칙 2: 자연이 만들어준 식재료를 이용한 '2주 차: 자연이 요리한 간식'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다음 화에서는 준비 운동으로 요리 기술 몇 가지와 재료들을 살펴볼 것이다.


네 가지 그룹으로 나누기 정답:

그룹 1 - 바나나, 견과류, 삶은 달걀, 플레인요거트 (원재료에 따라 4)

그룹 2- 꿀

그룹 3- 견과류 바 (원재료에 따라 4)

그룹 4- 감자 과자, 딸기맛 요거트, 젤리, 통곡물 도넛, 버거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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