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은 이웃, 층간소음
주말마다 새벽 6시 30분에서 오전 7시 사이 들리는 "쾅" 소리에 익숙해진 것 같다. 현관문 닫는 소리.
그리고 주중에 어김없이 오전 7시 20분쯤 되면 끌고 다니는 청소기가 분명한 드르륵드르륵 소리.
주말은 옆 집 장애인 공동숙소에서 층을 바꿔 이동하는 소리이고, 주중에 오전 청소 소리는 위층의 규칙적인 생활을 선호하는 위층 여자가 내는 소리이다. 오후가 되면 위층 두 남자아이가 뛰어다녀 벽이 울릴 정도로 쿵쿵 소리가 나고 얼마나 이웃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없는지 알 수 있는 온갖 소음이 나다가 11시쯤 조용해진다.
옆집도 나뿐만 아니라 다른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했지만 현관문 닫는 미숙함과 오래된 습관으로 인해 문이 부서져라 닫는 것은 개선되지 않았고 여전히 진행 중이며 옆집, 윗집의 소음으로 고통받던 몇 달이 지나갔다.
위층 여자는 입주 청소를 밤 10시~새벽 5시까지 한 사람이다.
다음 날 부모님과 여행 일정이 있던 나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고, 경비아저씨 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생각이 없는 사람들 아니냐며 이런 경우 처음 본다는 말과 함께 나를 위로했다.
그들이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아주머니와도 누수 문제와 층간소음 문제로 언쟁이 높아졌던 때가 있었다.
그 아주머니는 밤 12시가 넘게 재봉틀을 돌리며 자신의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어서 그런 건데 전에 살던 사람들은 말이 없었는데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고 약 먹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는 기가 찬 소리를 했었다. 집을 방문했던 사람들 다 시끄럽다 말하는데 나를 예민 병자로 몰아가는 듯 한 반응에 기분이 상했다.
"전에 살던 사람들은 회사에서 제공되는 숙소 개념으로 쓴 거라 잠만 자고 나가는 상황이었지만 저는 달라요. 밤늦도록 재봉틀에, 제빵기계에, 화분 끄는 소리까지.. 10시 넘어서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라고 인지해 주시고 조심해 주세요."라고 이야기하며 얼굴을 붉혔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 누수 문제가 생겼을 때도 물이 샜던 천장 보수도 안 해주고 급하게 어딘가로 이사해 버렸다.
새로운 이웃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내심 기대했건만. 난 이웃복이 없는 건가.
아이가 낮잠을 자다 위층 아이들 뛰어다니고 소리 지르는 통에 잠을 깼고 속상한 나머지 조금 조심해 달라고 말을 전했다가 민망한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다. 돌아온 대답은 신경 쓰겠다 주의 주겠다가 아닌.
"그. 런. 데. 요?"
아. 입주청소부터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렇게 나오니 화가 났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쳐도 다른 이웃들과는 인사해도 그 사람과 만나면 불편한 침묵만 흐른다. 그 집 아이들은 밉지 않다. 아이들이 뛰어다닐 수도 있고 놀다 보면 소음을 유발할 수 있으나 적어도 정도가 심할 때나 늦은 시간에는 부모가 주의를 줘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하지 않는 그들에게 미운 마음이 생길 뿐.
아이가 "이건 무슨 소리야? 위에서 퉁퉁 소리나."라고 물어오면 나는 대답한다.
"윗집에는 코끼리 가족이 살아. 그래서 걸을 때마다 쿵쾅쿵쾅 소리가 나는 거야. 코끼리들은 매트를 싫어해서 매트도 안 깔았대. 그래도 밥을 먹거나 잠을 잘 때는 조용하니까 다행이다. 그렇지?"
나름의 방법으로 소음 스트레스를 해소해 가며 지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긍정적 마인드 컨트롤도 있지만 안 좋은 이웃이 있는 반면에 나의 앞집은 좋은 이웃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언제 다시 한번 자세히 해야겠지만 마음을 알아주고 좋은 것은 같이 나누고 기쁜 일이 생기면 축하해 주는 진실된 사이로 지낼 수 있는 앞집 언니가 있어서 이 어려움들은 견뎌낼 수 있었다. 같이 욕하면서.
참고로 나는 8년 가까이 아랫집에서 시끄럽다는 민원을 들어본 적 없다.
나도 아이가 있기에 아래층에 사는 분들을 만나면 "많이 시끄러우시죠? 매트를 깔았어도 진동은 있을 것 같아요"라고 인사를 건네는데 "그렇게 신경 쓰이는 정도는 아니에요. 신경 써주는 거 알아요. 괜찮아요" 라며 웃어주신다.
위층 이웃과도 이런 대화가 오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잠시 생각했지만 그것은 내 욕심일 테지.
오늘도 나는 일상생활에 그들의 소음을 묻는다. 같이 사는 공간이고 나와 같은 배려를 그들에게 강요할 수 없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당신은 어떤 이웃들과 삶을 공유하는지 문득 궁금해지는 한낮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