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한 생에서도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날 수 있잖아. 좌절이나 고통이 우리에게 믿을 수 없이 새로운 정체성을 주니까. 그러므로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하고 싶었어. 다시 태어나려고, 더 잘 살아보려고, 너는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도 몰라. 그러느라 이렇게 맘이 아픈 것일지도 몰라. 오늘의 슬픔을 잊지 않은 채로 내일 다시 태어나달라고 요청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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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_이슬아 서평집> 中
언제부턴가 이상을 떠올릴 때면 나는 한숨 씩 공들여 내쉬어야 했어. 자신 없는 시험의 성적표를 받아볼 때처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심한 굴욕을 당할 때처럼, 멍울의 통증으로 교교한 밤을 지새울 때처럼. 그러면 나는 멈춰야 했어. 살기 위해 사는 것을 멈춰야 했어. 어쩌면 나는 너에게 티 내고 싶었나 봐. 가는 숨이 이윽고 끊어지기 전에, 고통에 못 이겨 새어나 간 신음이 너에게 닿았나 봐.
나를 떠올려주어서 고마워.
가여움이 없는 밤을 네가 보내게 되기를.
아침이면 일어나고 싶은 생을 내가 살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