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뿌리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수면 부족, 운동 부족, 불균형한 식습관, 과로, 스트레스, 음주, 흡연을 꼽는다.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된 해로운 습관은 우리의 건강과 생명력을 심각하게 갉아먹지만, 그 영향이 당장 눈에 띄지 않고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관심을 덜 받는 것이다.
-오늘부터 수승화강 中에서
해마다 세우는 신년 계획에 수면 습관 고치기를 몇 년째 적었고 그 햇수만큼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했지만 언제나 작심삼일을 넘지 못하는 일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새벽을 넘기고 잠자리에 드는 해로운 수면 습관이다.
나이가 들면서 새벽잠이 없어지고 일어나는 시간은 어느 정도 일정해지지만 12시를 훌쩍 넘기는 나쁜 취침 습관을 바꾸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미처 몰랐다.
각종 건강 프로그램 등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강조하는 것 중 한 가지가 바로 충분한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의 중요성이다. 새벽 2시, 그 시간대에는 무조건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이유가 그 시간대에 우리의 몸은 아주 중요한 일을 한다. 하루 동안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처리하고 각 해독 기관들이 휴식하면서 에너지를 회복시키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 시간대에 난 거의 깨어 있었다. 잠이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마트폰을 보거나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거나 그도 저도 아니면 평소 잘 보지 못하던 영화나 드라마를 몰아 보고 있었다. '잠이 올 때 자면 되지' 하는 생각이지만 사실은 눈을 움직이고 뇌를 움직이면서 잠이 오지 않게 몸을 혹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서서히 해로운 습관의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 묘목을 심고 뿌리가 내리기 전에 뽑아내기는 아주 쉽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뿌리가 땅 속으로 깊이 내려갈수록 뽑기는 어려워진다. 그리고 더 깊이 뿌리가 내리면 말 그대로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나무가 되는 것처럼 나의 해로운 습관은 그렇게 조금씩 뿌리를 내렸다.
세상에서 나와의 타협만큼 쉽게 하고 쉽게 깨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던 것만 얼른 하고, 여기까지만 하고... 조금씩 미뤄지는 시간들... 오늘 까지만... 내일은 꼭~!! 지키지도 못할 약속들을 수없이 하다가 결국은 다짐했던 마음과 시간들이 무뎌지면서 이젠 또 다른 핑곗거리를 찾곤 한다.
음악 작업을 하는 큰 아들의 생활 리듬에 맞추다 보니... 하다가 큰 아들이 장가들고 나서는 작은아들의 늦은 귀가 시간 때문에... 하다가 오늘만, 특별한 날이니까... 아직은 잠이 안 오니까...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세운 목표 대로 간단하게 생각하고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잠자리에 들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 미루고 미루는 것이다. 위의 말처럼 해로운 습관은 그 영향이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아차하고 깨달았을 때는, 그때는 이미 우리가 해로운 습관, 나쁜 습관에 지배를 당한 후이다.
어떤 이는 항상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면(새벽에 자고 다음 날 느지막이 일어나고) 그 또한 일정한 생활 리듬이라서 괜찮다 하기도 하지만 낮 동안의 활동량이 줄어들고 항상 머리가 명쾌하지 않고 멍하거나 종종 두통으로 힘든 날이 많다. 그런 날은 '오늘은 기필코 일찍 자야지' 다짐하고 다짐하지만 밤만 되면 다시 그러고 있다.
어쩌다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 날과 컨디션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아니까... 매번 나쁜 습관을 고치리라 다짐하는 것이다.
나쁜 습관을 바꾸는 방법
농부들이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를 옥토로 개간하는 방법으로 잡초를 다 뽑아서 제거하는 방법, 잡초를 태우거나 덮어서 흙의 영양분으로 사용하는 방법, 잡초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잡초보다 키가 큰 작물들을 심어서 잡초의 경쟁력을 억제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나쁜 습관, 해로운 습관을 바꾸는 방법으로 위와 같은 생각을 해본다.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 아주 간단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잡초를 그대로 두고 새 작물을 심어서 잘 가꾸다 보면 그 작물들의 그늘에 가려 잡초를 고사시키는 농부의 방법처럼 좋은 습관, 이로운 습관을 새로 들이는 것으로 시도를 해보자. 늦게 자는 나쁜 습관을 고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일찍 자는 좋은 습관을 들이는 방법으로.... 말장난 같아 보이겠지만 이 방법은 정말 효과가 있다. 안 하던 것을 새로 하는 일은 계속하던 것을 안 하는 것보다 쉽다.
힐링아지매의 좋은 습관 들이기
1. 밤 10시가 되면 스마트폰이 수면 모드로 바뀌게 설정하고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는다.(수면 모드는각종 알람, 진동이 없어지고 강제로 폰 사용을 멈추게 할 수 있다)
2. 노트북 끄고 불도 끄고 일단 침대에 눕는다.(생각보다 빨리 잠이 든다)
3.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깨자마자 바로 선크림만 바르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간다.
4. 한 시간 가량 걷고 와서 단백질을 챙겨 먹고 샤워를 한다.
5. 하루의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시간적 여유가 많아진다.
6.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들면 일찍 자는 습관도 덩달아 따라온다.(처음에 그렇지 않았다)
7. 10시 전부터 노트북도 끄고 잘 준비를 한다.(좋은 습관이 들었다)
참는 것보다, 억지로 고치려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고 뿌듯하다.
처음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음에도 일찍 잠들지 못하는 바람에 더 피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꾸준하게 실천하면서 리듬이 맞춰졌고 요즘은 웬만해서는 11시를 넘기지 않고 잠자리에 든다. 좋은 습관을 들이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더운 날씨에 하기 힘든 걷기 운동을 했더니 수시로 멍해지며 기분 나쁜 두통이 사라졌고 피부도 좋아진다.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은 옳은 말이다.
새벽에 잠이 들면서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던 시절엔 얼굴이 항상 푸석푸석했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서 수면의 질도 좋아지고 피부의 처짐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나쁜 습관을 버리지 못하겠으면 그대로 두고 의도적으로 좋은 습관을 들여보자. 그런다고 하루아침에 뭔가 눈에 띄게 확 달라지는 것이 보이진 않겠지만 어느 순간 달라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해로운 습관을 고치기 어렵듯이 좋은 습관 역시 뿌리가 내리면 그 또한 바꾸거나 버리기는 어려워질 것이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그 뿌리가 깊어지면 웬만한 바람에는 흔들리거나 뽑히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행복한 휴일 되시기 빌겠습니다. 사실 저는 오늘 마음이 너무 힘든 하루가 될 예정이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것처럼 모든 것이 최선임을 굳게 믿으며 견뎌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