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엉과 감자를 듬뿍 넣은 오므라이스/ '청소력의 힘'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정돈을 하지 않았을 때, 아기의 식사를 챙기는 것이 늦어진다.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정리정돈을 해놓고 잠자리에 들어 다음날 바로 식사준비를 할 수 있게 하는데 이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를 재우고 난 후 쏟아지는 잠과 귀차니즘을 물리치고 나와서, 보일러값을 아끼려 추워진 거실에서 장난감등을 정리하고 설거지거리가 있으면 설거지를 하고 가스레인지까지 닦는 시간은 대강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 우엉 감자 오므라이스 ]
우엉
감자
당근
양파
밥
멸치액젓
토마토케첩
계란
후추
마른빨래를 개어놓고, 먼지들을 돌돌이로 싹 치우고 나면 오후 10시 11시가 되는데 그쯤은 개인시간이 생기니까 브런치글을 읽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글을 쓰는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밤 12시경 잠에 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2025년 새해 다짐인 새벽 4시 기상은 물 건너가는 것이다. 특히나 아침잠이 많은 나로서는 이루기에는 어려운 도전과제이다.
그래도 지금은 아이가 어리니까 나중에는 할 수 있는 목표라 생각을 해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모두 정리하고 잠에 들기를 노력하는 중이다. 내가 지금 이런 '때'를 보내는 삶을 살고 있으므로 다음 '때'를 위해 준비하는 중이다.
정리를 한 뒤 아침을 맞이하게 되면 인생의 톱니바퀴가 제대로 끼워져 돌아가듯이 하고자 하는 일들이 술술 풀리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다. 때맞춰 온라인 장을 봐둔 재료들이 도착해서 바로 정리해 놓고 음식을 정돈해서 음식을 만들어 브런치 소재로 쓸 수 있다거나, 날이 풀려 괜찮은 산책로를 찾으러 가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수월해진다거나 하는 것 등 사소하지만 정리되어있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것들이 풀려나간다.
나는 '청소력의 힘'을 믿고 있다.
내가 직장을 그만두기 직전, 그리고 그만둔 후에도 정리정돈과 청소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고. 그것을 함으로써 마음을 치유받았다. 어떤 공간을 정리하겠다 마음먹고 그 공간이 정리가 되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으로 상처받고 흉진 내 마음을 치유했다.
거의 매일 꾸준히 정돈하고, 괜찮은 음식을 만들고, 가족과 정돈되어 가는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차근차근 단단히 기본기를 쌓아서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꽤 괜찮게 하고 있는 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