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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레미 Start Maker Mar 19. 2022

아르헨티나에서 한국 가는 비행기는 얼마나 걸릴까?

버킷리스트_6대륙_남미여행_191221~23

아르헨티나에서 한국까지 얼마나 걸릴까?


남미 여행을 고민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있다면 비행시간이 아닐까 싶다. 총 비행시간이 29시간 15분이었다. 10시간 비행기에 있다가 멕시코 시티에 내려 3시간 뒤에 또 비행기를 타야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유럽 가는 비행기를 연속으로 두 번 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목적지에 도착하면 좋겠는데 또 오랫동안 좁은 비행기 좌석에 앉아있어야 하니 말이다. 

페루로 가는 비행기에서 커피를 마셔 잠도 안 오고 지루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이번에는 커피를 절대 마시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어느새 남미 여행이 끝나고 돌아가는구나... 이번 여행은 뭐랄까? 아쉽지도 않고 그렇다고 또 아프거나 힘들어서 빨리 한국에 가고 싶은 여행도 아니었다. 아마도 6대륙 버킷리스트 여행을 마무리하는 여행이기도 하고, 정말 원 없이 돌아다니고 쉬지 않고 다니고 보아서 그런 것 같다.


피곤하지만 2시간만 자고 아침 7시 55분에 일어났다. 장시간 비행에서 곯아떨어지기 위해 시차 적응도 빨리할 겸 일부러 일찍 일어났다.

씻고 마지막 짐 정리를 했다. 한국에 돌아가서 쓰지 못할 것 같은 것들은 다 버렸다. 그리고 달러가 남아 도미토리 룸을 같이 썼던 여학생과 한국 돈으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교환했다. 

아침을 먹으로 식당으로 내려갔다. 오징어볶음과 계란부침이었다. 외국에서 마지막 한식이었는데 오늘도 너무나 맛있었다. 역시 사장님은 최고시다. 부에노 까사 한인민박에 또 가고 싶어 진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내 사랑 바닐라향 요거트를 마지막으로 다 마셨다.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가벼워진 짐을 들고 우버를 불러서 9시 55분쯤 숙소에서 공항으로 출발했다. 10시 반에 공항에 도착했다. 아에로멕시코 체크인 줄이 생각보다 길어 바로 가서 줄을 섰다. 

11시 반에 서울에서 짐을 찾는 스티커와 항공권을 받았다. 12시 45분 비행기였는데 전에 리마 가는 비행기가 오버부킹 됐었던 기억이 떠올라 더 마음을 졸였던 것 같다. 


여행의 이유는 뭘까?

짐 검사를 무사히 통과하고 여권에 도장을 받고, 14번 게이트에 도착했다. 안내판을 보니 12시 반부터 탑승을 시작한다고 쓰여있었다. 유심 데이터가 남아 인터넷도 맘껏 하고, 이제 한국으로 간다고 지인분들에게 알렸다. 내년 1월까지는 못 만났던 분들을 만나는 일정으로 빡빡할 것 같다. 보고 싶은 그리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들, 어떻게 보면 돌아갈 곳 이 있어 여행이 더 뜻깊은 것이 아닐까?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여행의 한 부분인 것 같다.


한국에 가면 가장 중요한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하고 살을 뺄 것이다. 파이팅! 할 수 있다! 하고자 하면 된다는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 더 깨달았기에 잊지 말고 움직이고 실천하자! 


멕시코시티까지 가는 10시간 동안의 비행 자리는 남미 남자 둘 사이에 껴있는 애매한 좌석이었다. 불편함을 느낄 새도 없이 어제 잠을 얼마 못 잤기에 바로 딥슬립 모드로 들어갔다. 

기내식 시간은 놓치지 않았다. 고기랑 샐러드랑 케이크랑 치즈랑 빵이랑 버터랑 비스킷이랑 콜라랑 배고파 맛있게 먹었다. 다시 자다가 깨어 치즈와 햄이 들어간 구워진 빵과 멜론, 사과, 오렌지 과일과 에어 초콜릿이랑 사과주스까지 먹었다.


비행기에서 깨어있던 시간은 창가 자리 분이 화장실 갈 때와 기내식 시간 그리고 착륙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뿐이었다. 앉아 잠만 자지만 배꼽시계는 배고프다고 알려주고 때마침 음식을 나눠준다. 체하지 않고 잘 자는 나도 신기하다.

도착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비행기에서 제공해주는 음악을 살펴보았는데, 빌보드나 클럽 음악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새로운 장르 노래도 나쁘지 않았다.


내려 환승을 해야 하기에 키오스크에서 체크인을 하고 바로 줄을 서서 짐 검사를 받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곳으로 넘어왔다. 3시간을 대기해야 했는데 생각보다 금방 갔다. 그렇게 비행기 안에서 잤는데도 피곤했는지 의자에 앉으니 또 잠이 왔다. 알람을 맞추고 잠깐 잠을 청했다. 마지막 밤을 불태우기를 잘한 것 같다.


11번 j자리 오른쪽 창가 자리에 착석했다. 이번에는 창을 통해 하늘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운이 좋았다. 그러나 난 잠이 들어버렸다. 옆에 분이 깨워주셔서 치킨이랑 밥, 샐러드랑 멜론, 포도 과일에 사과주스까지 먹었다. 또 먹자마자 곯아떨어져 버렸다. 

계속 잘 자다가 갑자기 깨서 보니 8시간 비행이 남았다. 다시 자자! 그럼 언젠가 도착할 것이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 깨보니 또 기내식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빵과 불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뭔가 사육당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기내식을 놓칠 수는 없었다.


깬 김에 뭐가 있나 보다가 토이스토리 4 영화가 있는 것을 발견하여 한국 자막은 없지만 애니메이션이기에 도전하였다. 오랜만에 보니 재미있었다. 어린 주인에게 소중한 인형이라! 옛날에 내가 가지고 놀던 미키마우스 인형이 생각났다. 아기 미키라 하늘색 줄무늬 옷을 입고 있었는데 같이 재밌게 보낸 기억이 났다.


이제 비행시간이 5시간 20분 남았다. 깼다가 잤다가를 반복했다. 따뜻한 티슈를 나눠주고 음료를 주기 시작했다. 햄, 치즈, 상추가 들어간 빵과 땅콩, 사과주스로 아침을 먹었다. 새벽 6시에 드디어 한국 인천에 무사히 착륙했다. 


한 달 간의 남미 여행은 어땠나요?

정말 한 달 동안 힘들게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거 보고 싶은 거 다 하느라 내 몸에게 고생했다고 그리고 정말 고맙다고 속으로 이야기했다. 물집도 잡히고 무릎과 허리도 아파 힘들었지만 광활하고 예쁜 풍경을 직접 보고 느껴서 너무나 뜻깊은 여행이었다.


하고자 하는 의지, 정신력으로 버틴 것 같은 빡빡한 일정. 여기는 다시 올 수 없다는 생각으로 다녔기에 더 최선을 다해서 돌아다니고 보려 했던 마지막 6대륙 남미 여행!


한국에서도 행복하게 경험하며 재밌게 살아야지! 잘하는 일을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잘하는 일이라는 게 뭘까? 여행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처음에 일을 배우면 다 낯설고 어려운 것 같다. 하다 보면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단지 내가 전에 생각한 잘하는 일이란 성향에 맞는 일을 하면 안 맞는 일을 하는 것보다는 잘하지 않을까?라는 것이었다.

쉽지 않겠지만 지금도 나의 라이프 워크를 찾는 과정 이겠거니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니 계속 도전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다.


생각지 못하게 오버부킹이 되어 스트레스받는 상황이었지만 긍정적이게 밥값과 방값을 아꼈다 생각하니 나아졌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여행의? 삶의? 묘미가 아닐까?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또 여행 가고 싶은 곳들이 떠올랐다. 안 가본 유럽 도시들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과 특히 오로라는 꼭 봐야겠다는 생각 말이다. 이 것은 나의 삶의 동기가 되어 줄 것이다. 아픔 속에서 다시 일어나서 걸을 용기를 줄 것이다.



어느새 남미 여행 한 달 일기가 끝났네요~! 한주 한주 떠올리고 찾아보면서 정리해서 올리려고 노력했는데 이렇게 마지막이 되었네요~! 2019년에 쓴 일기인데 마지막 문구를 이루러 가보려 합니다.

마음이 이끄는 곳! 일단 행동으로 저질렀어요! 비행기를 끊어버렸습니다. 버킷리스트인 오로라를 보러 아이슬란드로 떠납니다. 간 김에 스페인 바르셀로나 가우디 건축물도 보고 오려고 합니다~ 코로나라서 오래는 못 머물겠지만 가고 싶은 두 곳은 가보려고 합니다.

계약직이 끝나서 퇴사하자마자 떠날 예정입니다.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오로라 꼭 볼 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무사히 건강히 여행을 마칠 수 있기를...

그리고 책도 출판할 수 있기를...

여러분도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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