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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동하는독서 Jun 10. 2024

34. 경쟁은 어디에나 있다

배달집이 늘어 200집을 넘어가고 있었다. 하루 매출이 백만 원이 넘어갔다. 배달 사원을 두 명 고용했다. 은지는 아르바이트로 뽑자는 도성의 제안을 직원 채용으로 밀어붙였다. 배달이 생명인데, 책임감 없는 아르바이트로 대체할 순 없었다. 새벽에 포장, 배달하고 오전까지만 근무하는 형태로 8시간을 맞췄다. 굳모닝에도 일손이 부족하니 여러모로 전천후 직원이 좋았다.  

   

은지의 회사는 이제 3개의 굴레로 돌았다. 도매, 소매, 그리고 정기배달. 은지는 도성을 불렀다.

“이제 제법 규모가 갖추어 졌으니 지점장님이 배달은 전담으로 맡아주세요. 나는 기존 기업체와 카페를 더 관리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혼자서 잘할지 모르겠네요.”

“지금까지도 혼자 다 했으면서 무슨 말이에요. 전담으로 일하는 만큼 연봉은 더 높여 책정할 겁니다.”

“아니에요. 회사가 더 커지면 그때 해주셔도 됩니다.”

“음…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건 당연해요. 그래야 더 열심히 일하죠.”

“감사합니다.”

은지는 도성의 손을 잡았다.

“지점장님, 아니 도성 씨,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열심히 해줘서. 도성 씨 때문에 외롭지 않아.”     


굳모닝 배달 서비스가 더 확장되면서 뉴욕베이커리 매출을 넘어섰다. 은지는 다가오는 계약 만료에 맞추어 뉴욕베이커리를 접기로 했다. 경쟁사도 늘어났고, 갑자기 개인 빵집도 늘어가고 있었다. 대형 마트에서도 저렴한 빵을 팔았고, 웬만한 카페에서도 빵을 제공했다. 소매보다는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나아 보였다. 프랜차이즈의 경직된 경영방식으로는 은지의 꿈을 펼칠 수 없었다.

“사장님, 배달 서비스를 우리 지역에서라도 꽉 잡아야겠습니다. 뉴욕베이커리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본사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쪽에서 움직이기 전에 빠르게 브랜드를 정착시켜야겠습니다."

은지도 도성의 말대로 초반 승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럼요. 대기업이 움직이면 살아남기 쉽지 않은 것이 비즈니스 현실이에요."     

경쟁자가 나타나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른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SNS를 통해 퍼트리는 이야기가 은지 귀에 들렸다. 소규모 영업장에서 불량 위생으로 만들어진 베이커리가 여기저기 퍼져나간다는 취지의 글이다. 누가봐도 청결하게 유지되는 프랜차이즈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글이다. 은지는 아직 프랜차이즈를 유지하는 입장에서 어느 편에도 설 수 없었다. 다만 굳모닝 공장을 좀 더 세련되게 보일 필요가 생겼다.

"소문은 너무 중요해요. 이미지 브랜드 말고도, 회사를 그럴듯하게 보여야 해요."

"네, 사장님. 그 말이 맞습니다. 지금 우리 공장은 주변 주택가들 때문에 작은 수공업으로 보일 듯합니다."

"알겠어요. 좋은 입지를 알아보죠. 이전을 추진해 봐요."

뉴욕베이커리 계약 만료날짜에 맞춰 들어오는 권리금과 보증금까지 이용해 한적한 곳에 있던 공장 건물을 사기로 했다. 일반 공장이라서 베이커리로 만들려면 다소 투자비가 들어가야 했지만, 새로 짓는 것보다는 저렴했다.

"사장님 큰 무리를 했는데 괜찮으세요?"

걱정 어린 표정으로 도성이 물었다.

"괜찮아요. 어차피 망해가는 사업인데, 도성 씨 덕분에 이렇게 키워가고 있잖아요. 돈이야 다시 모으면 되죠. 자꾸 본전 생각하면 사업 못하더라구요. 투자하는 마인드가 있어야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사업도 아니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고."

"사장님께 많이 배웁니다."

"나도 많이 배워요."     


뉴욕베이커리에서 빵 배달 사업에 뛰어든다는 기사가 떴다. 대대적으로 TV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사가 펴져나가고 있었다. 은지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장들에게 연락해 지점을 죽이는 일이라고 의견을 모아 대응했다. 결국 헤프닝으로 끝났지만, 다른 법인을 만들어 언제 다시 시작할지 몰랐다. 일단 대기업이 뛰어들려고 했다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말로 해석했다. 도성의 아이디어가 인정받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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