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하니?
- 그냥 있어요. 왜요? 뭐 재미있는 일 있어요?
- 글쎄... 생활이 매일 그렇지 뭐.
- 오랜만에 전화한 거 보니까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인데요.
- 음... 재미있는 일이 있기는 했지.
- 뭔데요? 빨리 말해봐요.
- 나 소개팅했다.
- 나이 먹고 웬 소개팅? 선봤다고 해야죠.
- 그러네... 그래 선봤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주 괜찮은 사람이 나왔네. 잘 되면 나중에 소개해줄까?
- .......
- 연수야?
- 아~ 정말. 선배까지 가버리면 나 누구랑 놀아? 나 결혼하면 그다음에 결혼해!
- 뭔 소리야? 언제는 빨리 가라더니.
- 아 몰라. 짜증 나!
- 설마 너 나 좋아하는 건 아니지?
- 뭔 소리여. 10년 동안 철이 덜 들었구만.
- 너 그러고 보니 요즘 슬슬 말이 짧아진다.
- 내가 뭘?
- 여봐! 하늘 같은 선배에게 말야.
- 선배는 무슨... 같이 나이 먹는 처지에.
- 뭐 그렇기는 한데. ‘야!’라고 부르진 마라. 그럼 정말 서글플 거 같으니까.
- 그래 재영아!!
- 그래, 그래, 같이 나이 먹는 처지에 친구 하자.
- 선배님~~ 호호 놀랐죠?
- 아니야! 넌 그렇게 대담해야 제격이야. 그래서 재미있어.
- 호호. 선배 깜짝 놀라는 거 같은데. 당황했죠?
- 음... 자주 있는 일이라서.
- 만난 여자분 어디가 좋았어요?
- 차분하고, 조용하고, 청순한 이미지야. 착해 보여. 말도 잘 통하고.
- 나랑 정 반대네.
- 그래. 딱 반대네. 너도 결혼하려면 좀 바뀌어야 하지 않겠니?
- 몰라요. 이제 뭘 바꿔. 그나저나 그 여자분은 현이랑 닮은 거 아니에요?
- 현이보다는 마음을 쉽게 보여주는 거 같아. 아무래도 이제는 결혼이란 전제가 있으니까 그렇겠지. 그런데 결혼하면 자기 일을 다 내려놓을 거라고 하는데 그게 마음에 걸리더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여자는 결혼하면 일 그만둬야 할까?
- 요즘 어떤 세상인데 일을 그만둬요. 여자도 능력이 있어야지.
- 그렇지?
- 선배도 여자가 돈 벌어오는 거 좋아하는구나?
- 아니, 그건 아닌데, 자기 커리어를 이어가는 게 보기 좋잖아.
- 결국, 현이 스타일이네.
- 노 코멘트!
- 잘해봐요. 사람이 좋으면 되지.
- 그래, 너도 빨리 좋은 사람 만나야지.
- 결혼 못 하면 그냥 혼자 살면 되지. 그 여자분 궁금하다. 조만간 소개도 해주시고요.
- 그래... 좀 더 만나보고.
- 잘됐네요. 나도 입사하는 신입 중에 괜찮은 녀석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 연하도 좋지. 넌 능력이 있으니까 가능할 거야. 파이팅!!
- 아. 몰라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끊어요.
- 그래 잘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