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옛날생각

by 행동하는독서


- 선배! 저예요. 어제는 잘 들어갔어요?

- 어. 그래. 어제 좀 늦었지? 출근은 잘했니?

- 네, 오랜만에 얼굴 보니 좋더라. 역시 사람은 얼굴 보면서 살아야 해. 그렇죠?

- 그럼! 오랜만에 보니까 나도 좋더라.

- 선배! 어제 물어보려고 했는데...

- 뭘 물어봐?

- 아직도 현이가 문득문득 생각난다면서요? 옛날이야기 좀 해봐요. 어차피 다 알게 된 거 다 풀어봐요.

- 뭘?? 이젠 없어.

- 에이~~ 언제부터 현이를 좋아했어요?

- 안 해~~

- 그럼 끊어요.

- 그래 잘 자라.

- 뭐야? 이 남자 이렇게 재미없어? 나 참~~ 이런 사람이 뭐가 좋다고 질질 짜고 난리였담.

- 현이가 나 땜에 울었다니, 믿어지지 않는데. 진짜 그랬어?

- 말해봐요. 진짜 궁금해요.

- 지금은 그렇고,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하자고. 그나저나 넌 어디까지 알고 어디서부터 모르는 거야? 현이가 다 이야기했다면서 뭘 자꾸 궁금해하니?

- 호호. 아는 건 알고 모르는 건 모르죠. 선배 이야기가 듣고 싶어 그러지.


- 오랜만에 얼굴 보니 옛날 생각난다. 그때 참 재미있었는데. 이젠 사는 게 힘이 드네. 꿈 많던 학창 시절이 그립다. 옛날 같으면 술 마시고 들어가는 후배 걱정돼서 바래다줬을 텐데. 이제는 걱정도 안 되네. 옛날에 내가 너 데려다줬던 거 기억나니?

- 선배가 우리 집에 왔었다고요? 그럴 리가?

- 인마. 내가 데려다줬잖아. 너희 집 지하철에서 내려 골목 들어가다가 왼쪽 이층집이잖아.

- 와~~ 진짜인가 보네. 난 전혀 기억이 안 나요.

- 이래 봬도 내가 기사도 정신이 있는 사람이야.

- 늦었지만 고맙네요. 됐죠? 그때 내가 술을 많이 먹었나 보네. 전혀 기억 안 나요.

- 음 많이 마셨지. 그래서 내가 대표로 데려다 주기로 했지.

- 음... 혹시 내가 선배 덮치지는 않았죠?

- 기억 안 나?

- 뭐가요?

- 너 나에게 한 번만 손잡아 달라고 했어.

- 설마....

- 킥킥.. 농담이야.

- 이 사람 뭐야? 실없이...

- 허허. 됐고. 늦었다 어서 자라.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 그래요. 안녕히 주무세요. 진짜 아니지?

- 아니야. 걱정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