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줄 테니까 따라와요.”
그녀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후다닥 뛰어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아까 집 앞에서 보니까 2층에 불이 켜져 있던데…….”
“우리 아들이 쓰고 있어요. 1층으로 옮기라고 할 테니까 걱정 말아요.”
“계단은 여기밖에 없는 거죠?”
“마당하고 연결된 거 있으니까 그쪽으로 출입해요. 도어록 비번 설정하고.”
“그럼 1층하고 2층 사이에는…….”
아줌마가 황당한 얼굴로 돌아보았다.
“지금 여기다가 문 달아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런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걱정이 돼서요.”
“애 단속 시킬 테니까 염려 말아요.”
“남편 분도 계실 텐데…….”
“이혼할 거예요. 집에 들어오지도 않으니까 신경 꺼요.”
그녀는 남편 얘기에 날카롭게 반응했다. 여차하면 계약 자체를 엎을까 봐 얼른 입을 다물었다. 다행히 다른 말은 들려오지 않았다.
방이 세 개였던 1층과 달리 2층은 방이 두 개였다. 간단히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주방과 화장실, 다용도실이 있었다. 작은 냉장고와 세탁기까지 구비되어 있어서 따로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월세에 비하면 터무니없을 만큼 좋은 집이었다. 단, 아이를 보살피는 조건만 빼면 말이다.
꽉 닫혀 있는 방을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이 방이나 저 방이나 똑같아요. 어차피 다 쓸 거니까 더 안 봐도 되죠?”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는데 등 뒤에서 느닷없이 문이 열렸다. 아이가 총알처럼 튀어나왔다. 눈이 마주치자 다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무리 낯선 사람을 보고 놀라서 그랬다고 해도 저렇게 행동하면 안 되는 거 아닌지.
아줌마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했다. 앞으로 세 들어올 사람이라며 인사를 시켜주지도 않았다. 역시 평범한 집은 아니었다.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근데 학생이에요?”
“아니요. 졸업했어요.”
“나이가?”
“스무 살이요.”
“재수생인가?”
“그냥 알바생인데요.”
순간 보이던 웃음에 기분이 상했지만 아직 계약서를 쓰기 전이라 참았다.
“계약하고 나서 바로 들어오겠습니다.”
“편할 대로 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집에서 나와 대문 앞에서 투덜거렸다.
“내가 알바생인데 보태준 거 있어? 자기는 뭐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한다고.”
중얼거리는 나를 누군가 훔쳐보는 듯했다. 2층을 올려다보니 아이가 벽 뒤로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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