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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에 새솔이 날 수 있을까요

[학내] 편집위원 상민

고대문화는 지난 한 해 세 권의 책을 내며 고려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여러 문제를 짚은 바 있다. ‘버팀돌’의 회장이었던 이규상 씨의 징계 이전과 이후를 다루며 성폭력 문제의 공동체적 해결의 (불)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고,[1] 총학생회 차원에서 올렸던 세월호 추모 게시물을 수정한 사건이나 서울퀴어퍼레이드(이하 서울퀴퍼)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행사 이틀 전에 취소한 사건 등을 다루기도 했다.[2] 또한 2021년 가을호에서는 그 해 1학기에 벌어졌던, 세종캠퍼스 재학생 A씨가 서울캠퍼스 총학 중앙비상대책위원회(이하 중비대위)의 교육자치국장으로 임명되었다가 반발이 일자 인준이 무효화되고 세종캠퍼스 재학생은 서울캠퍼스 총학에서 어떤 임명직도 맡을 수 없도록 학칙이 바뀐 사건에 대해서도 다룬 바 있다.[3] 이 글들에서 다루는 사건들은 계속 달라졌지만 결국 핵심은 동일했다. 총학을 비롯한 학생대표자들이 지나치게 고파스와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의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난 11월, 총학생회장 재선거가 다가왔다. ‘버팀돌’이 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가 출마해 경선으로 재선거가 치러졌다. 각종 문제로 각 선본의 정후보, 부후보를 ‘저격’하는 대자보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쏟아졌으며, ‘새솔’의 승리 이후에도 회칙 위반 등과 관련하여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각 선본의 공약과 발언에서 에타/고파스 주류에서 환영받을 만한 내용들 역시 많이 확인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상의 여론은 분명 ‘혐오’라 불리기 충분한 것이나, 각 선본이 이를 수용한 것을 토대로 그들을 혐오자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혐오에 편승했다고 비판할 수는 있으나, 그러한 비판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기에 공허하다. 지난 가을호 글에서는 서울퀴퍼 참여 취소에 대한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결성된 ‘민주적인 고려대 비대위를 요구하는 학생모임(이하 학생모임)’이 200명 이상의 연서를 받아 해당 안건을 중운위에 상정해 결국 사과를 받아냈음을 간략하게 전한 바 있다. 학생모임은 ‘연대가 혐오를 이겼다’는 슬로건을 들고 중운위 회의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묻지 않을 수 없다. 누구의 연대가 누구의 혐오를 이겼는가? 당선된 ‘새솔’ 선본의 정후보 박성근 씨는 인권연대국을 권리복지국으로 바꾸겠다는 공약을 설명하며 올해 있었던 퀴어퍼레이드 참여가 그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성소수자 학우들에게 오히려 상처를 주었다며 대자보나 연서명과 같은 ‘연대’보다는 다른 식으로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공청회에서 밝혔다 (다만 그 구체적인 방안은 공약집이나 공청회/토론회 어디에서도 들어볼 수 없었다). 이런 발언은 학내 커뮤니티에서 환영을 받았고, ‘새솔’의 당선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았다. 혐오를 이겼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중운위의 사과가 충분하지 못해서? 아니면 애초에 퀴퍼 참여 번복을 문제시한 학생들이 소수였어서? 오해는 말아달라. 이는 학생모임을 비꼬거나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애초부터 관점을 잘못 잡은 것은 아닐지를 의심해보자는 말이다.


본 기사 학생모임이 사과를 받아낸 시점부터 총학생회 경선과 총장 선거가 마무리된 2022년 12월까지 있었던 사건들을 간략하게 정리한 뒤, 단순히 ‘이것이 혐오다’라고 규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그림 설명 시작. 10월 9일 제23차 중운위 정기회의에서 중운위와 중비대위장의 사과를 약속받은 뒤 이뤄진 기자회견의 모습. 그림 설명 끝. ⓒ민주적인 고려대 비대위를 요구하는 학생모임



중운위의 ‘사과문’과 중비대위장의 ‘경위문’


학생모임은 다음 다섯가지를 중운위에 요구했다.[4]


1. 중앙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존의 결정이 무효였음을 확인하십시오
2. 정족수 미달에도 회의를 진행하여 무효인 의결에 이르게 된 경위서를 작성해 공개하십시오
3. 중비대위 회의 과정 중 혐오적 발언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작성하십시오
4. 학생회칙을 무시하고 회의를 진행한 것, 인권연대국의 업무와 학우의 참여를 부당하게 제한한 것에 대해 사과문을 작성해 공개하십시오
5. 향후 성소수자 권리 사업이 부당하게 중지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대책을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하십시오.


학생모임이 해당 결정이 무효라고 주장한 근거는 표결에 의사정족수인 7명 딱 맞춰서 참여하였는데, 당시 재적 중운위원 중 한 명이 정경대 ‘부’학생회장이었기에 의사정족수에 미달한다는 것이었다.[5] 그러나 이 주장은 중운위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후 열린 회의에서는 3, 4, 5번 안건에 대해서만 논의가 이뤄졌다. 그리고 10월 9일 열린 제23차 중운위 회의에서 학생모임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약속받았다.[6]


기존 소집요구안의 안건 3번 관련 : 
- 중비대위 회의 과정 중 혐오적 맥락이 있는 주장과 그러한 발언들이 판단 근거로 사용된 것에 대한 중비대위의 경위서 및 사과문 작성 논의

=> 1) 다양한 의견을 들음이 마땅하고, 실질적인 취소로 인한 상처를 받을 성소수자 학우들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2) 현재에 국한하지 않고 인권 사업 및 퀴퍼와 같은 소수자 담론 및 행사의 역사성에 대한 폭넓은 맥락을 고려하지 못하고
3) 전반적 논의 진행함에 있어서 성소수자 학우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여서
4) 결론적으로 성소수자 혐오 세력의 주장에 치우쳐진 논의가 계속되는 것처럼 비춰진 우려에 공감하고 있으며, 혐오표현으로 비춰질 수 있는 발언들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위와 같이 정리됨.

- 중비대위 회의 과정 중 혐오적 맥락이 있는 주장과 그러한 발언들이 판단 근거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중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중비대위 의장의 경위서 및 사과문 작성 권고 논의

=> 관련 일련의 상황에 대해 포괄적으로 중비대위장의 입장문을 작성하기로 함.

기존 소집요구안의 안건 4번 관련 : 
- 인권연대국 사업 중지 이후 대안 사업 논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중비대위의 경위서 및 사과문 작성하는 것의 확인
=> 확인함.
- 인권연대국 사업 중지 당시 충분히 학우들의 의견수렴과 중운위상 논의를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한 중비대위의 경위서 및 사과문 작성 논의
=> 사과함.

기존 소집요구안의 안건 5번 관련 : 
- 소집요구안에서 요구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공개하는 것에 대한 논의

=> 논의함. 마련해 공개한다고 함.


그러나 약속된 날짜인 10월 23일 오후 11시에야 올라온 사과문의 내용은 약속한 바와 사뭇 달랐다.


해당 사과문은 ‘특정’ 학우들에게만 사과하고 있었으며 정확히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었다. 혐오 표현으로‘도’ ‘비춰질 만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 있었다는 식의 이중삼중의 책임 회피성 표현만 있을 뿐 그 발언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왜 ‘특정’ 학우들에게 상처가 되었을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또한 성소수자 권리보장을 위한 대체 사업 등에 대한 약속도 없었으며 앞으로 성소수자 혐오에 근거한 주장이 중운위와 같은 공론장에서 유의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역시 부재했다.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의견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는 공청회였고, 전반적인 사태가 발생한 원인 역시 의견 수렴의 부족으로만 치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퀴퍼 참여를 뒤집은 임시회의에서도 인연국 부국장이 참석해 성소수자들의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미 서울시에서도 노출 금지를 조건으로 통과를 시켰고, 설사 다른 부스나 참여 단위에서 문제가 있더라도 그건 그 단체의 문제이지 단순히 행진에 연대한 것만으로는 별도로 책임질 것이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중운위원들은 커뮤니티의 반대 여론에 훨씬 귀를 기울였고 표결 결과는 모두 알다시피 불참이었다.


이처럼 사과문이 책임회피로 점철된 것은 비대위라는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사실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선출되지 않은 비대위로서 향후 사업에 대한 약속을 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며, 임기가 곧 끝나는 중운위원들이 구태여 자신의 경력에 흠집을 만들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한편 중비대위장의 별도 사과문도 요청되었으나, 중비대위장의 이름으로는 퀴퍼 관련 의결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설명하는 ‘경위문’만이 올라왔고 그 글에서는 어떤 사과나 반성도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비대위장 이용재 씨는 총학 선거에 선본 ‘오늘’의 정후보로 출마했다.

 


혐오가 난무했던 경선

- 인권연대가 아닌 권리복지를 말하겠다는 ‘새솔’


앞서 말했듯 ‘새솔’의 정후보는 공청회에서 인권연대국을 권리복지국으로 바꾸는 이유를 설명하며 대자보를 붙이거나 하는 식의 연대는 논란을 낳아 실질적으로 해당 소수자 학우들의 권익 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리복지라고 이름을 바꾼 것은 동물권 등을 포괄하기 위해서냐는 질문에는 단칼에 거기까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고 다만 기존에 인권이라 하면 여성이나 성소수자만 말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군인, 대학원생 등 평소 ‘인권’의 이름으로 잘 말해지지 않는 이들의 권리까지 포괄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군인권센터, 전쟁없는세상, 대학원생노조 등 이미 ‘인권’의 이름으로 군인과 대학원생의 권리를 말하고 있는 단체들이 이미 있는데도 말이다).


그림 설명 시작. ‘새솔’ 공약집 중 일부. 그림 설명 끝.


권리가 아니라 복지를 말하는 순간 그 대상은 시혜의 대상으로만 남기에 결코 주체가 될 수 없다. ‘불쌍한’ ‘도움받아야 하는’ ‘내 세금으로 먹고사는’ 장애인들이 지하철을 타겠다고 나서자 온 사회가 손가락질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새솔’의 기조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에게 장애인 ‘복지’를 잘해줄 테니 지하철 ‘테러’를 멈추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당연히, 그런 말은 인기가 많다. 


이러한 관점은 ‘새솔’이 내놓은 권리 공약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인권주간을 ‘권리 보장 축제’로 바꾸고 분야별 ‘자선’ 주점을 열어 수익금을 “교내 청소노동자나 장애인 학우 등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다양한 권리 보장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예산으로 사용”할 것을 약속하는 부분만 보아도 그러하다. 엄밀히 말해서 청소노동자는 사회적 소수자가 아니고, 오히려 청소노동자들의 과반 노조는 커뮤니티 유저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민주노총 소속임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불쌍한’ 분들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해서인지 그들을 ‘돕는’ 일에는 학생들이 크게 거부감을 보이지 않기에 ‘도움’을 베풀 수 있는 대상으로 선택되었다. 물론 공청회에서 박성근 씨가 밝힌 것처럼 청소노동자 공간 문제 등을 개선하는 데에 학생회비를 사용하면 반발이 있을 수 있기에 주점과 같은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기도 할 테고 말이다. 한편 커뮤니티에서는 졸업 필수 요건인 ‘인권과 성평등’의 수강 시기를 놓쳤다는 글이나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주기적으로 올라오는데, 이를 반영하듯 ‘인권과 성평등’ 강의의 수강 방식(1년에 한 번씩 4번 수강)뿐만 아니라 내용까지 바꾸겠다는 공약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캠퍼스 이원화를 막아낼 것은 자신이라고 주장한 ‘오늘’

한편 ‘버팀돌’의 침몰 이후 중비대위장을 맡았고, 앞서 보았듯 서울퀴퍼 참여 논란의 중심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용재 씨는 ‘오늘’ 선본의 정후보로 출마하였다. 그는 인권연대국이 박경석 대표를 초청했을 당시에도 인연국에 책임을 모두 떠넘기며 인연국장단에 대한 해임 안건을 발의했다가 철회하는 등 인권연대국과 지속적인 마찰을 빚어왔다. ‘오늘’ 역시 새솔과 마찬가지로 ‘연대’라는 단어를 없애고 ‘인권복지국’으로 이름을 변경할 것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럼에도 앞서 중비대위의 사과문에서 언급했던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지켰다는 점은 – 그 공론장에서 혐오가 어떻게 걸러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점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오늘’의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공청회에서 선본을 소개하는 순서에 이용재 씨는 가장 먼저 곧 있을 총장 선거의 후보들이 공약으로 세종캠퍼스 이원화를 내세우고 있음을 언급하며 이를 막아낼 것은 자신뿐이라고 주장했다. ‘세종캠퍼스 학생이 서울캠퍼스 학생인 척한다’라는 감정을 근거에 둔 세종 관련 글들은 고파스와 에타에서 페미(니즘), 문이과, 입결 등과 함께 가장 빈번하게 화제 몰이를 하는 주제이며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대다수가 쉽게 공감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캠퍼스 이원화가 무슨 말인지, 왜 대부분의 서울캠퍼스 학생들이 반대하는지를 알려면 우선 현재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고려대학교 학칙 제6조에 따르면 고려대학교는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로 구성된다. 그러나 두 학교를 같은 학교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데 이는 세종캠퍼스의 법적 지위가 ‘분교’이기 때문이다. 분교는 본교와 정원이 분리되어 있으며, 별도의 설립 인가를 받고 지어지는 학교이다. 교육부에서도 서로 다른 학교로 취급하기에 대학평가도 별도로 받는다. 캠퍼스 이원화는 이렇듯 현재는 서로 ‘다른’ 학교인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를 하나의 학교로 합치고 한 학교에 소속된 별도의 캠퍼스로 만드는 것이다. 안 그래도 서울캠퍼스 수업을 들으러 오거나, 아니면 아예 서울캠퍼스로 소속변경을 하는 세종캠퍼스 학생들에 대한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반감이 큰 와중에 아예 두 학교를 합치겠다는 총장 후보들의 공약은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공분을 샀다. 


그림 설명 시작. ‘오늘’이 선거운동 기간 중 사용한 카드뉴스. 그림 설명 끝.


‘오늘’은 이 점을 이용해 이원화를 반드시 막아내는 것은 물론 세종캠퍼스 학생이 서울캠퍼스 학생의 자리를 ‘뺏는다’거나, ‘부당한 혜택’을 본다거나, 커뮤니티에 들어와 ‘분탕’을 치는 것을 막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뺏어가고 있으니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트럼프식 해결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두 선본은 모두 커뮤니티에서 미움을 받는 진영을 타깃으로 설정해 표를 얻으려 하고 있었다. 물론 ‘새솔’이라고 해서 세종캠 이원화에 찬성한 것도, ‘오늘’이라고 해서 인권연대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새솔’ 정후보는 공청회에서 세종캠퍼스와 관련해서 발언하게 되면 언론에서 너무 주목하다 보니 언급을 피했을 뿐 이원화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이원화 대응 공약의 부재를 ‘해명’했으며, ‘오늘’의 정후보는 앞서 말했듯 중비대위장 시절 인권연대국과 직접적으로 충돌했을 뿐만 아니라 선거운동 기간에도 인권연대국 부국장이 이용재 씨의 불통과 책임회피를 고발하는 대자보를 붙인 바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두 선본 모두 학내인권단체협의회(이하 학인협)[7]의 정책질의서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새솔’ 당선 이후


11월 28일부터 3일간 재선거가 진행되었으나 개표를 위한 최소 투표율인 33.3%를 넘지 못해(26.82%) 투표 기간을 이틀 더 연장한 끝에 투표함을 열어볼 수 있게 되었다(최종 투표율 34.82%). 결과는 ‘새솔’이 6,258표 중 3,658표(58.2%)를 얻어 승리를 거두었다. 1708표를 얻은 ‘오늘’의 더블스코어 이상이었다. 국가 단위 선거처럼 여론조사를 할 수는 없기에 예상된 승리도 아니었으며, 큰 격차 승리의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기도 어렵다. 다만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새솔’의 승리나 ‘오늘’의 패배에 앞서 말한 내용들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느 한쪽만 혐오 선동을 활용했으면 모를까 양 선본의 태도가 그리 다르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보다는 ‘오늘’의 정・부후보를 ‘저격’하는 대자보가 유독 많았던 것이 원인이라면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확언할 도리는 없다.[8]


개표가 종료된 후에도 ‘오늘’은 선거 과정에서 ‘새솔’이 선거시행세칙・규칙을 위반했다는 이의제기를 이어나감에 따라 ‘새솔’의 당선은 확정이 되지 못했다.[9]그러던 와중 ‘새솔’ 측에서 ‘오늘’에서 이의제기를 철회하면 중앙집행위원장직과 국장직을 넘겨주겠다며 회유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사태는 점입가경이 되어갔다. 하지만 12월 9일 ‘새솔’의 징계 여부를 가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양 선본은 공동으로 작성한 대자보를 게시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 재선거에서 출마를 노리고 있는 제3의 학생이 둘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었고 그로부터 학생사회를 지키기 위해 힘을 합치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오늘’은 모든 이의제기를 철회했고, ‘새솔’의 당선은 확정되었다. 규칙을 지켰는지 아닌지만을 가지고 판단할 일을 두 선본이 정치적인 사안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새솔’의 당선 확정 직전 총장선거가 진행되었다. 총장선거는 직선제가 아니라 학생들의 의사가 간접적으로 전달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총장 후보로 나온 6명의 교수(김동원(경영대 경영학과), 마동훈(미디어학부), 명순구(법학전문대학원), 박종훈(의과대 의학과), 유병현(법학전문대학원), 정영환(법학전문대학원)) 중 이사회에 추천할 3명의 후보를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투표로 선정하는데,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는 법인 대표위원 4인, 교수 대표위원 15인, 교우회 대표위원 5인, 직원 대표위원 3인, 학생 대표위원 3인(서울/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으로 구성된다. 즉 학생들의 의사는 30표 중 3표로 반영되며 그마저도 최종적인 선택은 이사회가 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이 학생 대표위원 3인 중 서울캠퍼스 대표자의 표 행방을 정하기 위한 학생투표가 12월 7일 하루 동안 진행되었다. 6명의 후보자들은 모두 세종캠퍼스 이원화를 공약으로 내걸긴 했으나,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와의 서면 답변에서 반대 의견이 더 많을 경우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한 김동원 후보가 가장 낫다는 의견이 커뮤니티에서 대두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서울캠퍼스 학생 투표 결과 김동원 교수가 52.32%로 1위를 했다. 이를 커뮤니티 여론과 실제여론이 일치하는 사례로 보아야 할지 학내정치 고관심층이 겹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10] 학생대표자들에게 혐오의 목소리를 따르라는 시그널로 비칠 가능성이 농후하다.[11]



어디로 가야하죠, 학생회


나에게 이번 선거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학인협의 정책질의서를 양쪽 선본이 모두 무시한 것이었다. 물론 각 선본에는 질의서에 응답할 의무가 없으며, ‘버팀돌’은 선본 시절 질의서에 성실하게 응답한 바 있으나 회장 당선인의 성폭력 문제가 벌어지자 내부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바가 있다. 그렇기에 질의서에 잘 응답하였다고 그 선본이 인권감수성이 있는 선본이라는 근거가 되지는 못 한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의 질의서에 응답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매년 모든 선본이 해오던 것이다. 과거 어느 대학교의 의대 학생회 선본처럼 이상한 답변을 내놓을 수는 있어도 답변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태도였다.[12]


그림 설명 시작. 2020년 중앙대 의과대학 학생회 선본이 성평위 질의서에 응답한 내용 중 일부. 그림 설명 끝. ⓒ중앙대학교 성평등위원회


이것은 명백히 윤석열 선거캠프가 대선 기간 보였던 ‘무응답’ 일관 기조와 겹쳐 보인다. 윤석열 캠프는 이재명, 안철수, 심상정 캠프가 건성일지라도 노동·여성·환경단체 등 시민단체의 질의서에 응답하는 동안 독야청청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응답을 하지 않으니 내용을 문제 삼을 수도, 사과를 요구할 수도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윤석열 후보는 응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럼에도 윤석열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것이 보여주는 바는 무엇인가. ‘그래도 된다’라는 교훈이다. ‘새솔’도, ‘오늘’도 ‘그래도 돼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 


윤석열 캠프,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남긴 (그리고 실시간으로 남기고 있는) 교훈은 하나 더 있다. 지지율이 필요할 때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만만한 약자를 공격하면 된다는 것이다. 화물연대에 대한 강력 대응으로 지지율 상승의 맛을 본[13] 윤석열 정부는 지난 1월 18일에는 무려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민주노총 본부를 압수수색했다.[14] 또 지지율이 떨어지려고만 하면 대선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 얘기를 언론에 흘린다. 노동자가, 여성이, 장애인이 약자라는 생각은 이제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의 권리를 외치는 약자를 싫어한다는 걸 정치권은 잘 안다. 정치도 경제도 외교도 엉망이니 할 수 있는 게 더 약한 놈 괴롭히기다. 잘 할 수 있는 게 그거밖에 없으니 한다. ‘오늘’도, ‘새솔’도 마찬가지다. 공약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GPA 환산식 개정, 드롭 제도 부활과 같은 큰 공약은 양 선본이 공통으로 내걸었고, 미세한 복지 공약들로 학생들의 표를 가져오기는 힘들다. 그러니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될 수 있는 쉬운 길을 선택한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새솔’과 ‘오늘’이 혐오자라서 그런 공약을 내세우고,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이 아니다. 사실 그런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새솔’과 ‘오늘’이 윤석열을 벤치마킹 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해도 된다는 인식, 그렇게 하면 표가 모인다는 인식이 이미 팽배하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랏님’도 그러는데 학생대표자들이 그러면 안 된다고 설득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아니, 왜 그러면 안 되는지를 설명할 근거는 있는가?


지난해부터 학내 문제를 다루는 글을 피드백할 때마다 한 편집위원이 꾸준히 해오던 말이 있다. 학생회를 바꾸려면 이렇게 말만 할 것이 아니라 거기에 들어가야 한다고. 이 친구는 학생회를 안 했는데 운동{movement}을 하려고 대학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총학생회는 더 이상 운동을 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84년 학원자율화조치 이후 학생운동의 중심이 되어 학생운동 내부 정파들이 서로 차지하려고 안달이었던 학생회는 이제 없다. 그러면 총학생회는 뭐 하는 곳이고 왜 존재하는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칙

제1조【명칭】이 회는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학부과정을 기준으로 하여 그에 속한 학생 전원이 회원의 지위를 갖고 스스로 운영하며 학생회 등 자치단체를 대표하는 조직으로서 고려대학교 서울총학생회라 한다.
제2조【목적】1 이 회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학생자치활동과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한 실천적 활동들을 통하여 역사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2 이 회는 회원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를 대변하며, 권리를 증진함으로써 진리를 추구하는 대학 생 본연의 구실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서 파악할 수 있는 총학생회의 특징은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학부 과정에 속한 이들의 대의기구이고 자치기구라는 점이다. 따라서 학교가 등록금을 올리려 할 때, 건물을 안 지어줄 때, 수업을 제대로 안 열어줄 때, 냉난방을 잘 안 해줄 때, 성적환산을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하고 있을 때 대응하기 위한 대의기구로 총학생회가 필요하다. 또한 새내기배움터(새터), OT, 대동제, 입실렌티, 농활, 고연전과 같은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기 위한 자치기구로서 학생회가 필요하다. 아무리 학생사회가 원자화되었다 해도 여전히 ‘학생사회’라고 불릴 수 있는 정도의 공동체는 남아있으며, 공동체가 있으면 대표자와 대의기구는 필요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학생회의 정치적 지향이다. 총학생회칙 제2조를 보면 아주 폭넓게나마 총학의 지향을 정의하고 있다. 문제는 너무 추상적이어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말이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전장연을 지지하는 것이 사회 정의 구현이고, 누군가에게는 전장연 활동가들을 감방에 집어넣는 것이 사회 정의 구현이다 (여담이지만 전장연 활동가들은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경찰서 조사에조차 출석을 못 하고 있다[15]). 하지만 핵심은 회칙에 따르면 총학생회에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총학생회는 그 역사성과 대표성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든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매년 올렸던 세월호 추모 게시물을 이번 ‘새솔’이 올리든 안 올리든 그것은 정치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 ‘새솔’이 어떤 정치적 지향을 가질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반미반제’든 ‘민중해방’이든 당시 학생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지향이 있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학생회의 텅 비어있다. 다만 하나는 확실하다. 페미/PC/세종 측에서 환영할 만한 공약이나 사업을 추진하면 욕을 먹을 것이다. 그들을 ‘패면’ 커뮤니티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학생회장직을 달고 싶다면 쉽고 안전하고 빠른 선택지는 페미/PC/세종을 ‘손절’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비겁하다거나 혐오자라고 욕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선이 되고 싶다는 전제하에)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를 물어본다면 쉽게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글을 끝내야 한다. 우리 앞에는 세 가지 길이 놓여있다. 첫 번째는 계속해서 총학생회의 이러이러한 발언/공약/사업이 ‘빻았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고대문화에서 내가 해온 것처럼, 학인협 소속 단체들이 해온 것처럼 말이다. 커뮤니티 말만 듣지 말라고, 다른 의견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커뮤니티의 의견이 과대 대표되는 상황에서 다른 목소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고 중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소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 여력, 지식, 용기 등이 있는 – 사람만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그들을 갉아먹는 일이다. 그 비판을 총학이 듣고 ‘넵 시정하고 혐오자들을 설득하겠습니다’ 할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선택지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어느 선본이 나오는지, 인권연대국이 어떻게 되는지 이런 것을 모른 채 사는 것이다. 그래도 사실 아무 문제 없이 학교 잘 다닐 수 있다. 수업 잘 듣고, 동아리나 과 친구들하고 잘 지내고, 고학번 되면 취직이나 자격시험을 준비해서 학교를 떠나면 된다. 사실 이것은 어떤 선택이라기보다 대학 간판이 먹고살 길을 보장해주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정해진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경향이 이어진다면 학생회에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지고, 이곳저곳 다 비대위로 전환된 채 유지되다가 결국 학생회라는 것이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대의기구이자 자치기구인 학생회가 가지는 역량과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그들이 인권문제에 친화적이지 않을 때, 그 공동체에서 소외되고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다. 혐오를 노골적으로 내세운 ‘새솔’ 당선의 여파는 이미 보여지고 있는데, 에브리타임에서 문과대학 새터에서 ‘사상교육’을 한다는 23학번 학생의 고발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정치적인 의제와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의제’들은 모두 삭제된 새터, 과 학생회, 총학생회는 무엇이 되는가. 새터를 비롯한 과 행사, 학생회 주도의 사업과 문화들이 아예 사라지지 않는 이상 관심을 아예 끊기는 어렵다. 


마지막 선택지는 이미 앞에서 말한 바 있다. 학생회에 들어가는 것이다. 학생회가 어떤 기구여야 하는지 그 내용을 2023년에 맞게 갱신하는 작업을 내부에서 해야 한다. 혐오에 반대하고 사회적 소수자와 연대한다는 것 정도는 상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학생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노력과 역량이 필수적이다. 그것은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와 같은 ‘방구석 여포’가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길을 선뜻 권유할 수는 없는데 이 길은 사실 첫 번째 선택지보다도 더욱 ‘갈려 나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기도 한 길이기도 하다.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 구조/대세를 바꿀 수 없음은 지난 몇 년간 학생회 내부에서 고군분투한 개인들이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설사 지향이 같은 사람이 여럿 있다고 해도 그들도 1, 2년 안에 취직의 문턱 앞에 서게 된다. 의지가 있어도 여력이 없을 수 있다는 말이다. 



미로 속에 갇힌 것만 같다. 어느 길로 가도 막다른 길이고 빠져나올 수가 없다. 그냥 미로에 불을 질러버리고 싶은 마음뿐이고 그것 말고 다른 선택지가 있는지가 모르겠다. 그렇지만 미로에 불을 지르면 다 타죽을 뿐이다. 어떻게든 길을 찾아야 하고, 저마다 각자의 선택을 해야 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보자. 고대문화도 그렇게 하겠다.


덧, 편집회의에서 글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어쩌면 우리가 미로에 갇혔다고 생각해서 미로로 생각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혹은 꼭 정해진 길을 통해서만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일 수도 있다는 말도 있었다. 길을 찾든 말든 미로 밖으로만 나오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더 밀고 나가볼까 싶었지만 마감기한도 임박했고, 이미 글 분량이 충분히 길기에 더 이상 관련해서 쓰기는 어려웠다. 다음 호에서 이런 내용을 다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편집위원 상민 / poursoi0911@gmail.com


[1] 「총학생회장 “논란”?」(2022 봄 147호), 「이규상이 징계에 불복했다」, 「중립기어를 박으면 앞으로 나갈 수는 없잖아요」(2022 여름 148호)

[2]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은 ‘정치적’인가?”」(2022 여름 148호), 「서울캠퍼스 중비대위의 서울퀴어퍼레이드 참여 취소, 그 이후」(2022 가을 149호)

[3] 「이번 세종캠퍼스 ‘논란’은 왜 구조적 폭력인가」(2021 가을 145호)

[4] 사건이 여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면 가을호 기사 「서울캠퍼스 중비대위의 서울퀴어퍼레이드 참여 취소, 그 이후」를 참고하라.

[5]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재적위원은 총학생회칙 제75조에 1항에 따라 1.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2. 각 단대/독립학부의 학생회장 3. 동연, 애동연 회장이다. 그리고 재적위원이 과반수 출석해야 의사정족수를 충족한다. 하지만 제75조 2항에 따라 단대/독립학부/동연의 부학생회장이 대리인으로 출석할 경우 개의 직후 의결을 통해 의결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 학생 모임은 ‘개의 직후’라는 표현을 근거로 대리인 없이도 재적위원 과반수(의사정족수)가 차서 개의를 할 수 있어야 하며, 대리인은 의결권을 대리할 수는 있어도, 중운위 재적위원 자격을 승계하는 것은 아니기에 정경대 부학생회장을 의사정족수에 포함시킨 해당 표결은 원칙적으로 아예 무효라고 주장했다.

[6] 당시 중운위 임시회의 참관인 단체채팅방을 통해 공유된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 

[7] 소수자인권위원회, 장애인권위원회, 여학생위원회, 비거니즘 동아리 ‘뿌리:침’, 성소수자 동아리 ‘사람과사람’으로 구성되어있다.

[8] ‘오늘’ 정후보가 중비대위원장 시절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편입생위원회를 폄훼했다는 주장, 부후보가 사이버국방학과 학생회장으로 재직하던 기간에 직무 유기와 업무태만을 일삼았다는 주장 등이 담긴 대자보가 선거운동 기간 도중 붙었으나 본 기사의 논지와는 별 관련이 없기에 본문에서 다루지는 않았다. 

[9] ‘오늘’은 ‘새솔’의 결산 항목 누락, 선거운동본부원 모집 포스터 미철거, 에브리타임 댓글 기재, 개표참관인의 개표 30분 전 미출석, 인스타그램 좋아요 개수 공개, 결산 대자보의 세부내역 결함, 인터넷 게시물 속 중선관위 안내문구 미기재 등을 문제 삼았다. 12월 2일 개표 당시 ‘새솔’과 ‘오늘’의 경고/주의/시정명령의 회수는 1/1/1로 동일했다. 시정명령 2회= 주의 1회, 주의 2회 = 경고 1회로 계산하며 경고 3회를 받을 경우 후보 자격이 박탈된다. 

[10] 투표가 온라인으로만 이뤄졌고 투표율이 17.43%에 그쳤다는 점에서 후자와 같이 해석하는 편이 더 설득력 있게 생각된다. 

[11] 그러나 김동원 교수가 세종캠퍼스 학생들에게 보낸 메일에서는 이원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 커뮤니티에서 투표 이후에 알려지기도 했다. 어쨌거나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는 투표 결과에 따라 김동원, 명순구, 박종훈 세 교수를 이사회에 추천했고 최종적으로 김동원 교수가 총장으로 선출됐다.

[12] 이번 선거규칙확정회의에서 각 선본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할 수는 있으나 개별 DM에 답장할 수 없다는 내용이 정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이 규칙이 공식적으로 공표된 사항이 아니었기에 이 사실을 몰랐을 학인협에게 다른 연락망을 통해서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 타당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양 선본은 물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마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 질의서에 답변하는 것을 중요시하게 생각하지 않았음을, 더 나아가서는 회피하려고 했음을 보여준다.

[13] 본 호에 실린 자보 「문제는 화물연대가 아니라 약속을 어긴 정부이다 - 화물연대의 정당한 투쟁에 연대하자」를 참조하라. 

[14] 민주노총 본부에 공권력이 진입한 것은 2013년, 2021년 이후 세 번째이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는 처음이다. 자세한 내용은 화보 「나도 잡아가라」를 참조하라. 

[15] 하민지 (2022.08.02.). 요즘 전장연 시위가 너무 재밌다. [페이스북 게시글].



참고문헌

기사 및 온라인 자료

김영은·조형준·박지후 (2023.01.09.). 서울총학, 당선까지 굴곡진 여정. 고대신문. Retrieved from http://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40411

박진우·조경준 (2022.11.07.). 총장 후보 등록 마감 ··· 6명 출사표 던져. 고대신문. Retrieved from http://www.kunews.ac.kr/news/articleView.html?idxno=40179


하민지 (2022.08.02.). 요즘 전장연 시위가 너무 재밌다. [페이스북 게시글]. Retrieved from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Yqjc5bnfwpJQNM4RwqWDbsFEDbbxYgn9m1B8n6k5vSRCQYMXCLHmJ8xQZw5Tt4Uyl&id=100008259690706&mibextid=Nif5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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