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혼자가 아니라서 참 다행이다

by 레지나



죽을 고비를 거쳐 아이를 출산하고 나니 사람들은 나에게 '순산했다'며 축하를 한다. 순산? 의아하고 황당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아기만 낳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엄마가 되는 과정은 낯설고 고단하다. '1일 2잔 혹은 3잔'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대신 앉으나 서나 미역국을 먹어야 하는 현실은 경험해 보지도 들어보지도 않아 전혀 몰랐다. 임신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축하한다고만 했지 이러한 현실은 아무도 알려 준 적이 없었다. 심지어 친정 엄마도.



이 책은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찐(?) 엄마가 되기 위해 해야 할 점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반갑다. 곁들여진 사진도 꽤나 사실적이다. 이 책은 임신을 직감한 순간부터 모든 새내기 엄마들이 서점에서 사는 1순위 도서라고 알고 있다. 각양각색의 예비 엄마들이 책을 사는 모습들은 다 다르지만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모습만은 같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이 책을 살 때 즈음 회사에 임신 사실을 알리고 생각보다 내 일처럼 기뻐해 준 직원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임신 후 가장 빠르게 현실적으로 고마운 사람들은 직장 동료들이다. 휴가와 주말을 제외하고는 주 5일을 9시간 동안 같이 지내는 존재인데 당장 몇 달 후 내 자리의 부재와 더불어 ‘임신 사실을 조금 더 늦게 알릴걸 잘못 생각했나’싶을 정도로 배려해주셨던 것들은 정말 감사하고 미안하기 그지없었다.


‘세상이 아무리 달라졌다 해도 임신을 한 여자 직원을 바라보는 회사(사용자)의 입장은 아무래도 아주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는 나의 기우였다. 또한 이렇게 눈물 나게 고마운 배려를 해주는 직장 동료들을 있게 해 줄 수 있는 회사의 복지에 정말 감사하다.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변화하는 육아휴직제도들을 무시해 버릴 수 도 있었을 텐데, 당장의 손해를 감내하고 흡수하고 기꺼이 받아들여준 회사에 정말 고맙다. 덕분에 회사는 나와 함께 많은 육아휴직 복직자들의 감사한 마음을 '성과로 보답하고 싶은’ 상태로 만들어 준다.


‘나만 즐겁지 않았던 축하’는 이러한 주변의 다양하고 따뜻한 배려에 낯설고 고단한 출산의 과정이 서서히 사라진다. 또한 그때의 동료들에게 은혜를 갚는 것도 당연 하지만 또 다른 예비엄마들에게 내가 받았던 배려들을 배로 돌려줄 것이다 그들의 낯설고 고단한 출산의 과정이 진짜 축하로 바뀔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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