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 교사들의 자기 계발

유익한 PD

by 파란선

국제학교 교사들의 자기 계발


스티븐, 메일 봤어? 리옹 워크숍 갈 거지? 스티븐이 PD 리스트에 있던데?”

“아, 프로페셔널 디벨럽먼트 Professional Development 말이지?”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워크숍 이라니, 기대된다.”


국제학교에 근무한다면 계약 조건에 ‘프로페셔널 디벨럽먼트 Professional Development’가 포함이 되어있다. 교사 개인별로 자기 계발을 위해 학교에서 투자하는 부분이다. IB 스쿨과는 관계없이 모든 국제 학교의 교육자라면 업데이트되는 부분이나 리프레쉬를 위해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모르고 있거나 잊고 지나가고 있는 부분을 일깨워 교사의 질을 높이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과정이 교사의 경력에도 표면적으로 도움이 되기도 한다.


폴란드에 근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워크숍 출장을 가게 되었다. 5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톰슨 씨와 미국인 부부교사 외에 폴란드인 교사들과 함께 프랑스 Lyon 리옹이라는 도시에서 열리는 3박 4일 워크숍 일정이었다. 그때 우리의 공통점은 IB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IB 교육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신생 학교였기에 교육 프로그램에 있어 어려워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근무를 시작한 8월부터 IB 교육 경험이 많은 교장선생님과 *PYP 코디네이터가 틈틈이 교사들을 위한 워크숍을 제공해 주었지만, IB에서 제공하는 공식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담임을 맡고 있던 서너 명의 교사들과 나와 같은 예체능 스페셜리스트들이 합류한 출장이었다. EU 국가가 된 지 얼마 안 된 폴란드에서 프랑스로 가는 것도 꽤나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인지라 폴란드인 교사들도 외국인 교사들도 모두가 들뜬 마음을 안고 리옹으로 출발하였다.


나의 첫 공식적인 리옹 워크숍은 훌륭했다. 교육자로써 처음 가진 워크숍이기도 했고, 유럽 각 국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온 국제학교 교사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글로벌한 시간이었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고향에서 오랫동안 교사생활을 하다가 IB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국제학교나 공립학교로 직장을 옮기면서 온 경력이 풍부한 교사들이거나, 북미에서 교육학 졸업장을 막 받아 유럽의 국제학교로 취직한 젊은 교사들로 나뉘었다.

워크숍은 놀랍게도 내가 기대한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가만히 앉아서 듣는 일정이 아니었다. IB 교육의 첫 번째 과정인 교육이 무엇인지를 직접 체험하고 적용해보는 워크숍이었다. 진행자는 교사가 되어 우리를 학생 입장으로 체험하게 하거나 반대로 참여자가 각 그룹 안에서 직접 교사가 되어 진행하는 등 실질적인 활동을 통해 IB 교육을 깨닫는 과정이었다. 두 시간 정도 워크숍이 진행되고 30분 정도 간식시간을 갖는다. 그 후 이러한 참여를 요구하는 워크숍이 오후 4시까지 반복된다. 약 8시간 정도의 하루 워크숍 일정이 끝나면 진행자가 10페이지 정도 되는 자료를 주면서, 다음날 아침까지 읽고 제출해달라는 숙제를 내준다.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되어 저녁시간이 되어서야 마무리가 되는 워크숍은 굉장한 에너지 소모를 요구했다. 하루 종일 머리를 쓰며 참여하는 것도 힘든데 저녁식사 후 숙제를 해서 제출해야 하니,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었다. 워크숍 후 리옹의 도시 구경이나 쇼핑도 꿈꿨던 우리는 리옹에서의 마지막 날 겨우 만나 저녁을 먹고 기념품 가게 한 곳 정도만 들를 수 있었다.


워크숍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근무를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열정을 가지고 복귀하게 된다. 새로 배운 교육 방법이나 프로그램 등을 수업일정에 넣어 적용해 보기도 하고, 내가 가지고 있었던 학습과 교육에 대한 생각들을 바꾸는 시도를 하게 된다.


그때는 IB 교육이라 워크숍이 다르다고만 생각했는데, 17년간 경험해 본 각종 워크숍은 모두가 이런 식으로 체험하고 직접 참여해야 하는 교육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워크숍들이었다. 이러한 외부 IB 교육 워크숍 외에 각 과목별로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워크숍을 제공하기도 한다. 컴퓨터 선생님이었던 에리카는 종종 아이패드의 새로운 앱이나 학생들과 함께 사용하면 유용한 퀴즈 앱, 출석 앱, 북 메이킹 앱 등을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시켰고, 상담교사나 특별교육분야 교사들은 차일드 스터디 Child Study라고 해서 주 1회 행동문제가 있는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들 모아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필요한 피드백을 주었다. 대부분의 국제학교 교사들의 경력이 쌓임에 따라 자기 분야 안에서 또 다른 전문성을 발전시키는 교사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 또한 서로의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학교에서 제공한다. 예를 들면 4학년 담임이었던 닉 선생님은 ‘국제시민 Global Citizenship’에 관심이 많아 교직과 더불어 이 분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이에 대한 워크숍을 교사들에게 진행한 적이 있었다.


국제학교에서의 첫 십 년간은 IB교육과 이념 혹은 커리큘럼에 관한 워크숍을 매년 참가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IB교육과 이념 워크숍보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IB 아트(Arts) 교육 부분이나 미술전시, 미술 커리큘럼 쪽으로 워크숍 참여를 많이 하게 되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워크숍 중 하나는 ‘잡 어라이크 Job alike’라는 워크숍이었다. 잡 어라이크는 교육 분야에서 종사하는 같은 과목 교사나 비슷한 직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문제와 고민을 나누고, 좋은 교육방법이나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워크숍이다. 십 년 넘게 해 온 미술교육과 꾸준한 자기 계발은 이 분야에서만큼은 나를 전문적인 IB 미술교사로 만들어 주었다. 나의 경우는 근무하고 있던 학교 예술 Arts 부서 대표로 3박 4일간 미술뿐 아니라 음악, 드라마 교사 등 예술 교육 쪽에 종사하는 교사들을 위한 ‘잡 어라이크’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각국에서 온 교사들과 교육 외에도 그들 학교에서는 우리가 가진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어떤 문화가 다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누는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학교가 가진 교육 시설을 보여주고, 당시 근무지였던 아제르바이잔의 예술 문화를 소개해주기도 하였다. 또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 교육 워크숍 참여 대신 잡어 라이크가 있었던 런던에 있는 The American School in London 국제학교와 터키의 Istanbul International Community School 국제학교에 가서 원하는 워크숍에 참여한 적도 있다. 학교에서 알아서 나를 교육시켜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잡 어라이크'와 같이 관심 있는 워크숍을 찾아 제안을 하였다. 최근에는 미국에 있는 온라인 대학 미술교육을 신청해서 6개월 정도 미국인들과 공부도 하고 새로운 자료를 얻는 경험도 하였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 이겠지만, 하던 방식대로 알고 있는 것만 가지고 일을 하기에는 세상이 너무나도 빨리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꾸준히 공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국제학교에 근무하고 있다면 나에게 주어진 PD (Professional Development)를 잘 활용하여 새로운 경험과 배움을 이어가야 하겠다.


*PYP 코디네이터: IB 스쿨 초등 프로그램과 교육 총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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